‘손’ - 정호승(1950∼ )
산사에 오르다가
흘러가는 물에 손을 씻는다
물을 가득 움켜쥐고 계곡 아래로
더러운 내 손이 떠내려간다
동자승이 씻다 흘린 상추잎처럼
푸른 피를 흘리며 떠내려간다
나는 내 손을 건지려고 급히 뛰어가다가
그만 소나무 뿌리에 걸려 나동그라진다
떠내려가면서도 기어이 물을 가득 움켜쥔
저놈의 손
저 손을 잡아라
어느 낙엽이 떨어지면서 나뭇가지를 움켜쥐고
어느 바위가 굴러가면서 땅을 움켜쥐고
어느 밤하늘이 별들을 움켜쥐고
찬란하더냐
모든 업을 행해 왔던 손을 씻으며, 그 업이 떠내려 가는 것을 본다. 흘러 가는 물은 세월일 터. 시인은 자신이 행했던 일에 대한 기억을 두고 ‘물을 가득 움켜쥐고 떠내려가는 손’이라고 말한다. 낙엽도 바위도 밤하늘도 가지지 못한 손. 그리하여 후회조차도 찬란한 업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손씻을 때마다 손씻은 물이 향하는 곳을 생각해야 할까 보다. 손을 씻고 난 후 그 손이 새로 쌓을 업들을 생각해야 할까 보다. <신용목·시인>
오늘 일정은 차로 금대암을 보고 금대산-백운산 산행 후 귀경예정.
어제보다 조금 부지런을 떨어 조금 일찍 나섰다.
밤에 비가 내렸는지 날씨가 흐리다. 그나마 다행인건 흐린 날씨 치고는 조망이 비교적 좋은편.
2007.7 오도재에서 삼봉상-백운산-금대산 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 헌데 그때는 비가 내린 후라 조망도 꽝이었고 하산하면서 들러야 하는 금대암을 보지 못한것.
그래서 오늘은 차로 금대암을 올라가는데 이길 경사도 형제봉 활공장보다는 낫지만 경사도 급하고 돌아올라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4K 올라오니 금대암 주차장.
금대암 주차장에서 보이는 지리 주능선
경내 어디에서도 지리가 한눈에 들어오고...
산사태때문에 전나무가 많이 없어졌다고...
지장전
나한전 뒤 바위 위에서 보이는 지리는 더 좋고...
헌데 주차장부터 지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산 오늘 신났다. 날씨도 점점 좋아질것 같은 희망적 예감.
경내에 들어서려니 스님께서 어서오라 손짓을 하신다. 차 한잔 들고 가라고...
들어가 보살님이 끓여주시는 커피를 한잔 얻어 마셨다.
스님이 바뀐지 며칠 되지 않는다는 보살님 말씸. 스님과 함께 이 절로 오셔서 역시나 이 절에 아직 익숙치 않으시다고 한다.
이 보살님 왕년에 등산께나 다니셨나보다. 마등령, 공룡을 다니셨다고 한다.
흐미, 기죽어버려.,..
70이시라는데 얼굴이 고우시다.
한참 이바구 듣고 싫으시다는걸 사진까지 같이 찍었다.
이 절은 절 마당 어디에서도 지리가 눈이 시도록 들어온다. 조망을 위해 법당 앞 대나무를 짧게 잘라놓았다.
지리, 봐돠 봐도 질리지 않는다.
특히나 이곳에서보니 상무주암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리산 7개 사찰순례에서 문을 닫아놓아 들어가 보지도 못한 절이지만 위치 하나만큼은 기가 막힌 자리에 놓여있었다.
여산 왈, 상무주감 절터를 보고 3일동안 춤을 췄다는 일화가 있는데 금대암 절터에 와서는 말을 잊었다던가?
지리는 앞마당에서 봐도 좋고 뒷쪽 나한전에서 봐도 좋았다.
사지 싫컷 찍고 10:40 이나 되어 겨우 산행 시작.
나한전 뒤 등산로 입구
금대봉 가는길의 조망도 멋지고..
금대암 산불감시초소, 우측 봉우리가 백운산
어딜봐도 다 산이었다.
금대산 정상에서
멀리 다락논이 보이고 가까운 길은 금대암 올라오는 찻길
백운산 정상 반환점도 찍고..
절 뒤로 올라가는 코스는 경사는 조금 있지만 푹신하고 조용한길. 아주 좋았다.
20여분 정도 올라갔나? 벌써 금대봉이 나타난다.
금대봉까지 다녀오기엔 아쉬움이 많은지라 백운산까지 찍고 오기로 했다.
간벌작업 하시는 두분이 베어낼 나무 경계 표시 페인트를 칠하고 다니신다.
백운산 정상 찍고 다시 금대봉으로 오니 그새 산불감시요원이 출근하셨다.
여산 가지고 온 증편을 드시라고 드렸다.
이분 아랫마을에 사신다는데 10~5시 근무하시고 일년 6개월 근무시라고...
다음에 놀러오면 다슬기도 잡아 주신다고 해 이분 연락처 접수.
다시 돌아와 지장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절도 하고...
요사채 앞 조망 겸 차를 마실 수 있는곳에서 보살님과 담소중
함께 사진 찍고 하산하니 스님이 또 차를 들고 가라 하신다. 2시간 정도 걸렸다.
아침에 본 사람이 아닌줄 착각 하신듯.
또 차 마시고 보살님 전화번호도 접수.
놀러오면 재워주고 먹여는 주신다고...
이젠 산이슬을 내려주고 올라와야 하는 시간.
남원보다는 함양에 내려주면 산이슬도 집 가깝고 우린 대진고속도로를 바로 탈 수 있다고 해 함양으로 오는길에 보이는 보물 마애불이 있다는 고담사.
저기 보물 있다는데?
그래 시간도 여유 있는데 가볼까?
다행히 멀지 않았고 차로 갈 수 있는곳.
고담사에서 보이는 지리는 또 다른 모습이고...
통일신라시대의 함양 마천 마애여래 입상
연못이 두군데 있는데 연꽃이 피면 예쁠것 같다.
이 고담사 역시나 판자집 법당.
헌데 주지스님이 시인이신것 같다. 군데 군데 씌여있는 글귀도 심상치 않거니와 바위에 그려놓은 그림도 그렇고 작은 소품들도 다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다.
이곳은 한평불사운동을 벌이는것 같다.
여기서 지리를 또 보고 오도재 넘어가는길 오도재 가기 전 휴게소에서 지리를 또 한번 봤다.
휴게소에서 보이는 지리의 모습
오도재
오도재 정상에서는 위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오고 한참 내려온 후에 작은 전망대를 설치해 놓은곳에서 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젠 들리지 않고 곧장 터미널로 가자~
함양 터미널에 도착해 일단 표 사고 '주차장 식당'에서 백반을 먹는데 여산 취향에 딱 맞는 밥과 반찬.
밥 잘 먹고 산이슬 13;05 차 타고 우리들은 길 조금 헤매다 무사히 고속도로 잘 타고 한번도 쉬지 않고 평촌에 오니 16:40.
여산은 저녁 약속이 있어 내려주고 부천으로~
혼자 운전해 고생 많이 한 여산.
그래도 혼자 가는것 보다는 함께 하는게 더 좋다고 우기는 무수리.
늘상 먹여 살리느라 보따리가 많은 산이슬.
그들 덕분에 행복한 3일이었다.
경방 기간동안 지리는 좀 잠을 자겠지?
좀 쉬시게나, 지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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