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지신제 (2/28)

유리창 1 -정지용(1902~1950)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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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열병 앓던 시절 이 시 가슴에 박혔거늘. 추운 겨울밤 상심(傷心)한 가슴 유리창에 붙어서 호호 불어 그 모습 그려보아도 이내 사라지곤 하던 얼굴. 성에에 반사된 불빛은 폐혈관 고운 실핏줄처럼 살아나는데 아아, 늬는 날개 파닥거리며 산새처럼 날아가려고만 하고. 폐병으로 자식 잃은 아비의 비통한 심경으로만 읽기엔 너무 아까운 실연(失戀) 상심의 선명한 이미지. <이경철·문학평론가>

 

  

  

 

 

 

 

 

 

  

 

 

 

 

불량회원이 모처럼 참석해 눈도장 찍었습니다.

작년에 비해 춥지 않고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보게 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회장단 이하 자봉천사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고, 사~

 

-거북이님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