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마라톤

영랑마라톤, 바람을 벗삼아 한강을 뛰다 (국민건강 마라톤,12/5)

산무수리 2009. 12. 7. 15:22

‘나는 천 줄기 바람’- 인디언 전래 시 중에서

내 무덤 앞에 서지 마세요

풀도 깎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자고 있지 않아요

나는 불어대는 천 개의 바람입니다

나는 흰 눈 위 반짝이는 광채입니다

나는 곡식을 여물게 하는 햇볕입니다

나는 당신의 고요한 아침에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나는 새들의 날개 받쳐주는 하늘 자락입니다

나는 무덤 위에 내리는 부드러운 별빛입니다

내 무덤 앞에 서지도 울지도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답니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바람의 나라 유목민 시답다. 삼라만상과 자신을 같은 존재로 여기는 인디언의 가슴과 입으로 전해지다 미국 9·11 참사 추도 때 낭송돼 세계를 울린 시. 국장을 치렀음인가. 가신 님 삼라만상 생육하는 우주적 존재, 바람으로 보내는 이 시 가슴 뭉클하게 치고 들어오네. <이경철·문학평론가>

 

 

 

 

 

 

 

 

 

2007년 급조한 단체 영랑마라톤.

올해로 벌써 3회째 대회 출전.

올해는 고천사 친구까지 함께 해 8명이나 된다.

젤 잘 뛸것 같은 박샘이 좌골신경통이 연습하다 도졌다고 대회 포기해 남자 배번으로 김윤경샘이 대신 뛰기로 했다.

내 마라톤 기념품을 불하해 장롱 정리까지 확실하게 했다.

 

밤부터 내린다더 비가 아침이 되니 눈발이 날린다. 기온도 뚝 떨어지고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덜 추울것 같은데 그래도 바람은 좀 그렇다.

밥 먹고 12시 출발하기로 했는데 세사람이 업무 처리하다 늦는다고 해 먼저 출발해 집에 들렸다 온 고천사와 친구 은숙씨를 만나 대회장으로 가니 시작시간 30분도 남지 않았는데 대회장이 썰렁하다.

옷을 맡겨야 하는데 옷 벗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고천사 잠바 하나 덧 입고 하나 더 입고 뛴다더니 그럼 폼도 안나는데다 더울것 같다고 하나는 벗는단다.

아무튼 대부분 사람들이 잠바, 비닐옷 등을 하나씩 더 입은 복장.

난 두꺼운 티로 버티긴 하는데 바람이 술술 들어와 조금은 불안했다.

짐 맡기고 하프부터 출발.

 

 

 

 

 

 

 

 

작년 반대방향으로 뛰어 10K 신청해 놓고 얼떨결에 하프 뛴 장공주.

올해는 다 한방향으로 출발해 그럴 걱정은 없을것 같다.

추운 날씨 한강을 맞바람 맞으며 가니 여수대회 마라톤 바람이 전혀 부럽지 않다.

그래도 기온은 영상인지 생각보다는 덜 차가웠다.

이 길은 더러 뛴적이 있는 코스. 주로 공사도 다 끝나 깔끔해져 훨씬 좋아졌다.

 

체중이 갑자기 많이 늘은것 치고는 달리는건 그런대로 즐겁다. 중앙에서 쥐가 날것 같던 다리도 오늘은 잠잠하다.

휴~

여자들 몇이 추월해 간다. 그래도 대부분 사람들이 등속도로 뛰는지 주변 사람들이 거의 변화가 없다.

반환점 돌고 나름대로 열씸히 뛰려니 추월해 간 사람들을 더러 추월할 수 있다.

아싸...

동반주 하는 한팀이 계속 신경 쓰여 앞서서 가면 어느새 따라 붙어 계속 신경이 쓰였다.

거기다 추월 당하다 내가 추월했는데 후반 다시 추월해 온 여자 한명을 막판 골인지점 1m 앞에서 간발의 차이로 겨우 따라잡았다.

휴~

 

 

 

 

 

 

 

돌아오는 주로에서 보이는 산들은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있다.

아싸~ 낼 산에 가면 설경을 지대로 볼것 같다.

10k 뛴 사람들 추우니 신천역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전화를 하니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같이 하프 신청한 라샘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것 같다.

기다렸는데 어긋난것 같아 신천역으로 가니 바로 뒤에 라샘도 쫓아 오셨다...

 

 

 

 

선발대가 신천역 먹자골목에 먼저 자리를 잡아 이동.

마라톤 입문한 사람이 세명.

김샘과 오샘은 경쟁의식을 갖고 뛰었나보다. 헌데 아쉽게 1시간2분.

그래도 연습 못했다고 엄살이던 장공주가 구력이 구력인지라 제일 빨리 들어왔다고...

고천사 친구는 걷다 뛰다 하던 사람인데 오늘은 고천사와 함께 뛰어 걷지 않았다고 좋아한다.

윤경샘은 걷다뛰다 해 제한시간 1시간반에 겨우 들어왔다고....

 

제법 추웠던날 포기하지 않고 달린 기분이 상쾌하다.

다 다름대로 즐겁게 달린것 같다.

저녁 잘 먹고 각자 집으로~

 

-주로 사진은 대회장을 쫓아다니면서 찍은 아마추어님의 작품. 뛰는 사람보다 서서 찍는 사람이 더 추웠을텐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