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 - 이원(1968~ )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뛴다 바로 뒤에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뛴다 텅 빈 동쪽에서 붉은색 버스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다 아직도 양수 안에 담겨 있는지 아이는 몸이 출렁거린다 십 수 년째 커지는 아이를 아직도 자궁 밖으로 밀어내지 못했는지 여자의 그림자가 계속 터질 듯하다 그러나 때로 어두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림자는 몸을 밀며 계속 어둡다 무슨 상징처럼 부풀어 오른 검은 비닐봉지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간다 그림자와 함께 간다
다 자란 아이들을 탯줄로 칭칭 감아 아직도 제 양수 속으로 가두기만 하는 엄마들이 있다. 그리하여 하루 한 대씩밖에 오지 않은 해 붉은 스쿨버스에 제 아기부터 태우려고 허둥대는 엄마의 하루는 어둡다 못해 검은 비닐봉지처럼 부풀어 오른다. 엄마들은 자신의 헌신적인 개입으로 아이의 일생이 펼쳐진다고 믿는 것일까. 이 땅의 아줌마들, 저 장엄한 울음은 어느 올림픽에서도 금메달감이리. <김명인·시인>
주님부부와 함께 뛰기로 해 진작 신청한 마라톤.
주장각도 연구실에서 함께 단체로 신청했다고 해 겸사겸사 얼굴 보기로 한 날.
헌데 애주가에서는 이날 과천마라톤으로 봄소풍을 가기로 했다고...
어쩔 수 없이 소풍을 결석하고 미사리에 가기로 한 날.
잠실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너무 일찍 나서야 해 차 가지고 출발했는데 경기장 내 주차장이 우리 앞에서 끊겨 부득이 좀 먼곳에 차를 대야 한다.
먼저 내려 티셔츠 바꾸고 (살이 쪄 한 치수 큰걸로 교환, ㅠㅠ) 기다리니 은계언니네도 좀 늦게 도착해 이제야 들어서 차를 겨우 댔다고 하신다.
주장각은 단체로 참석하고 끝나고 다른 연구실과 함께 점심약속이 있다고 해 물품 보관소 앞에서 잠시 만나 사진 한장 찍었다.
체중이 한번 주니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주장각. 몸이 가벼우니 잘 달릴것 같은데 연습을 안해 그것도 아니라고... 아무튼 동창 상가나 가야 얼굴 볼 수 있을것 같다.
은계언니네가 너무 늦에 못 기다리고 주장각과 헤어지고 은계언니네가 늦게 도착해 사진 부랴부랴 찍고 짐 맡기고 출발 장소로....
오늘 사회는 개그맨 강성범.
일단 목소리가 매우 거슬리고 멘트도 조금 방정맞다.
풀 출발하는데 뛰다 힘들면 대리운전 부르라고...
하객 중 박수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은 '이봉조'
헌데 이분도 목소리 체질은 아닌듯... ㅎㅎ
풀은 얼마 안되는것 같은데 오늘 하프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하프만 4천명이라나?
하프 출발하는것만 몇분이 소요. 후미쪽에 서니 그야말로 나가는것 자체가 전쟁.
어제 산행을 한지라 무리하면 안되겠기에, 그리고 주로가 복잡해 무리를 할 수도 없다.
조정경지장 1바퀴 도는것 부터 힘들다.
오늘 대회는 유난히 젊은 사람이 많은것 같다.
은계언냐네 섭이 도령도 오늘 첨 하프에 도전한다고...
경기장 돌아 나가는곳이 초반 언덕.
길로 나서서 곧 5k 가 나와 물 마시고 사람을 피해 달린다.
에코코스 출발 신호가 들린다.
한참 뛰니 풀 5시간 패매를 추월.
아침엔 날이 쌀쌀해 반바지 입고 온걸 후회했는데 날이 갑자기 더워진다.
이런 날 잠바까지 입고 뛰다 주체를 못하는 사람도 간간히 보인다. 실전부족인것 같다.
간간히 추월하면서 뛰는데도 사람이 정말정말 많다.
10k 기록을 보니 거의 1시간. 서브2는 진작 물 건너간것 같다.
선두 지나가고 점점 마주오는 사람이 많아진다. 반환점이 가까운것 같다.
14k 지점이 반환점.
16k 지나니 하프조차도 힘이 든다. 그나마 염려한 무릎도 괜찮고 물집도 생기지 않는것 같다.
2시간15분 패매 뒤에 사부님과 섭이 도령이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여유만만이다.
난 그래도 1분이라도 단축하고 싶은 욕심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나름 열심히 뛰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 추월했다.
결승점에 가까워 올 수록 10k 에코코스 걷는 사람들과 겹쳐져 길이 더 복잡하다.
그리고 하프 구간이 작년과는 달리 길 밖에서 뛰어들어 가게 또 바뀌었다.
막판 1k도 정말 힘들었다.
2시간에서 2분도 훨씬 지난 시간.
의외로 더워 힘든 레이스였다. 얼굴도 오늘 왕창 탄것 같다. ㅠㅠ
대회를 하도 가끔 나가니 내 하프 최고기록이 최근 기록인줄 착각했었다.
작년 12월 하프기록이 2시간 2분대. 결국 내 실력만큼 뛴거였다.
무대에서는 시상식 진행하고 한쪽 부스에서는 연예인이 나타나니 갑자기 인파가 늘어난다.
헌데 연예인이 나타나니 동네가 다 훤하기는 하다.
주님부부는 섭이도령이 어버이날 선물로 마라톤화를 사왔다고 오늘 두분 다 새 운동화를 신고 오셨다.
난 도치한테 선물 받을 날이 아직은 먼지라 아디다스 매장에서 새신발 샀다. 얼마나 뛰겠다고...
사부님은 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달리셨다고..
섭이 도령인 하프가 처음인지라 나름대로 감격에 겨워했단다.
아버지 아니었다면 포기했을거라는 부자지간.
아들은 친구들과 단체로 신청해 온지라 친구들과 밥 먹기로 했다고 해 주님부부와 조안약국에 가 숙자와 아그들도 보고 함께 점심 먹기로 해 각자 차로 출발하는데 전화.
차를 풀 들어오는 쪽에 세워놨더니 뺄 수가 없으시다고...
가다 되돌아 와 경기장 건너편 장어집에서 장어구이로 뒷풀이.
우린 아주 배가 많이 고프시다는 사부님. ㅎㅎ
장어 배 터지게 먹고 칼국수과 공기밥으로 마무리.
만나서 즐거웠고 잘 먹었습니다.
다음엔 저희가 운길산에 가 밥 사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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