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엔 길이 없어 - 박태일(1954~ )
그리움엔 길이 없어
온 하루 재갈매기 하늘 너비를 재는 날
그대 돌아오라 자란자란
물소리 감고
홀로 주저앉은 둑길 한 끝
소리가 도르르 보이는 시이다. ‘그리움엔 길이 없어’라는 성찰이 ‘자란자란 물소리 감고’라는 소리길 속에 전이되어 흐른다. 한국어, 그것이 이렇게 아름다운가, 하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게 하는 시, 그의 다른 시 어딘가에는 ‘달빛 자락자락 삼줄 가르는 밤/당각시 겨드랑이 아득한 벼랑’(‘당각시’ 부분)이라는 표현도 보인다. 언젠가 몽골에서 그를 만났었다. 몽골의 밤하늘 가득한 별들을 바라보면서 그는 과연 어떤 소리들을 보았을까. 유성 떨어지는 소리? 바람, 삼줄을 가르는 소리? 소리가 보이는 시, 그립다. 세상 변하여 소리길이 시에서 사라지고 있기에 그의 시 더 귀하다. 시인은 보이지 않으나 그 객관화된 사진틀 속에서 출렁거리는 시인의 심장 소리길은 보이는 시, 그런 시 하나 오늘 당신의 가방에 넣기를. <강은교·시인>
오합지졸 정기(?) 산행일.
이런 저런 사정으로 셋만 참석 가능하다고 함.
오늘 산행은 걷기 수준으로 하기로 해 2시 경복궁역에서 만나기로...
출장으로 시간을 2시로 했으나 하늘이 조금 일찍 끝날것 같아 계획 급변경 해 순한공주와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만나기로 해 놓고 정작 난 세종대왕 앞에서 기다리며 '왜 안오는거야?' 하는 해프닝.
하늘이 경복궁에 도착했다고 해 걸어가는데 제비꽃 전화. '너 오늘 백사실 간다며?'
어찌 알았냐? 전철역에서 하늘을 만났단다. ㅎㅎㅎ
하늘과 만나 점심 먹고 순한공주와 친구 쎈공주는 빙수 먹고 고천사 기다렸다 5명이 버스타고 하림각에서 하차.
가는 버스에서도 이쪽 동네 출신인 하늘과 쎈공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 하느라 바쁘다. ㅎㅎ
하림각에서 백사실 가는 길 언덕, 정말이지 죽여준다. 헌데 죽여주는 그 맛만 지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윽한 숲길.
하늘 빼고는 이곳이 초행인지라 다들 이런 곳도 있냐고 흐뭇해 한다.
오늘 초면인 쎈공주, 포스가 심상치 않다. 이 더운 여름 말장화 신고 등장.
나이도 동갑이라는데 체지방 0%의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 거기다 성격은 어찌나 화통한지 여군과인 난 쎈공주에 비하면 조족지혈.
한마디로 운동 중독 수준이라고...
백사실엔 비가 온지 알마 안되는지라 물이 제법 많고 숲은 그윽하고 여기저기 소그룹들이 모여 담소를 하고 놀고 있다.
우리도 인증샷 하고 놀다 이번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기로...
앞팀이 앵두를 따 먹어 덩달아 우리도 앵두도 따 먹고 포장도로와 만나 나가니 북악교.
길을 건너면 본격적인 북악산 산책로. 오늘 새로 생겼다는 하늘교도 가보고 하늘길을 걸어보기로....
하늘교는 성북구 관내 쪽 산책로를 정비해 나무 데크도 깔고 생태 다리도 놓고 전망데크도 만들어 놓은 아주 아주 괜찮은 길.
날이 아주 더운 날이다.
짬짬히 쉬면서 간식 먹어 가면서 놀며놀며 가려고 하면 한게 뭐 있어 쉬냐는 쎈공주. ㅎㅎ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고 하늘길 2산책로로 걸어가니 약수터도 나온다.
막판 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숙정문으로 올라가는 길과 만난다.
하늘폐인께서는 빨리 오라나보다. 남자들은 모여 맥주 마시고 있다고....
삼청각 입구로 하산해 하늘네 집까지는 10분 거리.
성북구 주민으로 이사온 하늘네 근사한 집.
곧이어 남자 셋 등장.
오늘은 집들이는 아니고 집구경. 사진도 정리가 안되 찍으면 안되고 인물사진만 찍는걸 허용한다고..
전망 좋은 멋진 집에 가니 하늘의 어린시절 사진. '리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고.
키까지 컸으면 리틀에서 끝나지 않았을텐데....
집 건너 쌍다리 식당에서 리사를 만났다. 리사도 미국에서 온 친구 접대 차 식당 고민하다 우리가 이곳에서 가기로 해 먼저 와 먹고 있다.
남자들끼리 휴양림에 1박 여행을 가기로 했단다.
저녁 잘 먹고 리사는 친구 바래다 주어야 한다고 먼저 일어났다. (우리것 까지 계산 해 주고..)
우리는 2차로 혜화동으로 내려가 논다는데 난 무박산행이 예정되어 있는지라 이곳에서 먼저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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