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 동행기 5 (8/4)

산무수리 2010. 8. 28. 07:00

청산 가는 길’- 이건청(1942 ~ )

 

청산은 멀다. 청산은 벼랑으로 가득 찬 별 아래 어디쯤에서 흐려지고 있는데, 빨간 갑옷에 반점 선연한 무당벌레 한 마리가 날며, 기며, 찾아가야 할 곳……청산은 멀다.


바삭바삭 마음 졸이며 텅 비어가는 가을 산. 청산은 멀다. 빨간 갑옷 반점 단풍, 숭숭 구멍 뚫린 낙엽 우수수 날리고 뒹굴며 다시 찾아가야 할 무성한 계절, 멀다. 내 살아있음의 이유 밤하늘 별처럼 선연히 증거하며 날며 기며 찾아가야 할 무당벌레 길. 가뭇하고 아득하다 실존(實存)의 길. 수능고사장 안에서 문제 푸는 학생들과 밖에서 학부모들의 발돋움 손모음 염원. 우리네 간절한 삶의 선연한 한 반점일 것을. 부디 청산 가는 꿈 이루소서. <이경철·문학평론가>

 

 8.4 (수)-안부-깃대배기봉-태백산-문수봉-당골야영장(5박)

 

 

 

허리가 아파 조금 일찍 일어났다. 오늘 일정은 비교적 짧아 기상시간도 조금 늦다.

이사님은 어느새 일어나 한바퀴 산책가셨는지 보이지 않는다.

아그들은 물론 자는 강사들 모습이 천사같다.

 

 

 잠 덜 깬 모습들, 정말이지 아기같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몇몇 팀은 밥도 안 해먹고 있는걸로 때우는 팀도 있다. 이제는 조별이 아니고 연합으로 모여 논다.

늘 제각각이던 5조가 마지막에 보니 제일 화기애애 하고 분위기가 좋다.

우리도 아침 해 먹고 성혁이 발바닥에 테이핑 해 주고 무릎 아픈 학생들도 테이핑 해 주고 발목 아픈 학생들도 파스 갈아주고 성혁이, 유정이 데리고 먼저 출발.

오늘도 성혁이가 유정이보다 걸음이 느리다. 제일 막내라 애긴 애기인가 보다.

 

 

쉬고 있으려니 선두가 추월해 간다. 깃대배기봉 지나고 나무데크에서 쉰다. 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 길도 정말 꽃도 만발하고 예쁘다.

 

 

 

먼저 출발했지만 역시나 추월당해 후미에서 가는데 선두는 부소봉쪽으로 간것 같다. 우리들은 우회로로 가는데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지 거의 풀에 덮혀 버렸다. 어느덧 멀리 태백산이 보이고 주목도 간간히 보인다. 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 힘이 난다.

막판에 성혁이가 유정이를 추월해 앞으로 치고 나간다. 남자라 여자 근력보다는 나은건가? 아니면 그동안 꾀부린건가?

 

 

 

 

 

 

 

 

 

선두가 부소봉 올라가다 내려왔다면서 후미에서 온다.

천제단에서 일단 쉬고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고 배낭을 놓고 태백산 찍고 되돌아오기로 했다.

왜? 문수봉은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문수봉 거치지 않고 정상에서 바로 하산하기로 한 유정이와 성혁이만 배낭을 매고 올락갔다.

야영장에서 홀로 지낸 김태웅샘은 정상에서 만나 두 학생들 데리고 당골로 하산하기로 했다고...

 

 

 

 

 

 

 

 

 

 

 

 

10분 채 올라가지 않으니 정상.

정상에서 수료증에 들어갈 조별 사진도 찍고 마지막 생태강의도 하고 이런 저런 조합의 사진도 찍고 아주 한참 잠자리와 벗삼아 놀았다.

김보성은 자기도 '보성'이라고 해 보성고 팀에서 함께 찍었다. ㅎㅎ

이사님은 중학생들만 보면 '보성'으로 지원해 오라고 홍보하신다.

헌데 두 학생 인계받을 김태웅 선생님이 아직 올라오고 계시다고...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류샘이 두 학생 데리고 당골로 하산하기로 하고 우리들은 배낭 있는 곳으로 백.

 

 

 

 

 

문수봉 가는길. 생각보다는 멀었다.

선두 앞서서 가버리고 후미가 버벅대는걸 본 보성이가 후미그룹을 추월해 앞서 가더니 중간에 뜬것 같다.

문수봉에 가니 너덜이 제법 멋지다. 헌데 땡볕이라 다들 그늘에 숨어있는데 한명이 안 보인다. 인원 체크 패 보니 보성이가 중간에 다른곳으로 빠진것 같다,

전화 통화도 안되 어디까지 되돌아가 찾아야 하나 찾고 있는데 다행히 본인이 헐레벌떡 찾아왓다.

오다 절로 갔는데 아무도 없어 깜짝 놀라 되돌아 올라왔다고 숨이 턱에 닿는다.

 

 

무사히 보성이가 돌아와 목을 축인다. 아무리 산행 잘 해도 끝이 좋아야 하는 법인데 휴~

이젠 가뿐한 마음으로 하산할 수 있다.

이쪽 하산길은 정상 주변만 너덜이지 의외로 길은 아주 예뻤다. 정상에서 당골 하산길보다 호젓하고 그늘이고 훨씬 좋았다.

음, 역시 탁월한 선택이다.

 

 

 

 

헌데 갈수록 이젠 다리에 힘이 빠져 자꾸 미끄러진다. 조금 짧으면 더 좋으련만....

중간에 계곡을 만나는 곳에서 물을 떠 마시는데 정말정말 시원하고 맛 좋았다. 봉준이는 맥주 피쳐 나발부는 모습을 찍어달란다. ㅎㅎ

계곡이 아주 좋아 보이는데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한다. 다리 건너고 입구에 가니 류샘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발목 핀 뺀 학생, 빈혈인 학생.... 다들 무사히 하산을 했다. 휴~

 

 

편의점에 와 시원한 아이스크림 먹기. 이맛 정말 모를꺼야...

여기서 야영장까지는 5분만 더 내려가면 된다고...

이 완만한 언덕에서는 각지에서 온 운동부 훈련이 한창이다. 그들은 우리가 신기하고 우리는 그들이 신기하다.

그래도 우린 오늘로 고생 끝이니 아무도 부럽지 않다.

 

 

 

 

야영장에 내려와 김태웅샘 차에 실었던 텐트 받아 텐트 치는데 산행 끝났나고 헤이해진 모습들.

류샘이 조장들 불러놓고 군기를 잡는다. 긴장 풀리지 않도록 단도리 하고 널널한 야영장에 텐트치고 위원장이 시켜준 자장면 먹기.

강사들은 태백 한우고기 사다 정자에서 구워먹기.

장 봐온 황샘 왈, 태백에서 한근은 300G 이라나? 이사님이 닭 이야기를 하니 닭까지 2마리 사와 백숙까지 끓이는 순발력.

계란까지 사와 계란말이를 해 준다는데 참기름으로 하니 안되 계란찜으로 해 먹었다.

정말이지 황샘이 있으면 똑같은 먹거리도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황세프 최고다~

 

 

 

아그들은 산행에 피곤할텐데도 족구하고 논다.

막간을 이용해 몇몇 선생님과 난 유정이를 데리고 사우나 하고 왔다.

학생들은 수돗가에서 씻으면 된다고 고무호스까지 사다 학생들을 두루 씻겼다고....

씻고 온 사이 몇몇은 인공암장까지 해 봤다고...

저녁 식사 다 하고 사제대항 음료수 내기 족구시합.

학생들에게 선생님을 뽑아 보라고 하니 만만해 보이는 선생님들이 뽑혀 나갔다.

이사님, 위원장, 산림청 요원..... 이사님이 넘어져 가벼운타박상을 입어 교체선수로 장샘이 들어갔다.

 

 

 

 

아슬아슬하게 선생님들이 졌다. 학생들은 무쟈게 신나했다.

나중 소감문을 보니 족구한게 재미있었다고 적은 학생들이 많았다.

음료수 사다 하나씩 주고 마지막 밤을 지난다.

나와 유정이는 김태웅 선생님 텐트에 초대 받아 모처럼 벌레 걱정 없이 잤다.

학생들 텐트 몇몇은 늦게까지 노느라 부산스럽다. 정말정말 기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