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들처럼 -백무산(1955∼ )
나는 바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계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비의 말을 새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측량이 되기 전에는
나는 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해석이 되기 전에는
나는 대지의 말을 받아적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부동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숲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시계가 되기 전에는
이제 이들은 까닭없이 심오해졌습니다
그들의 말은 난해하여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내가 측량된 다음 삶은 터무니없이
난해해졌습니다
내가 계산되기 전엔 바람이 이웃이었습니다
내가 해석되기 전엔 물과 별의 동무였습니다
그들과 말 놓고 살았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소용돌이였습니다
지식의 저주다. 무엇인가를 알게 되면서 우리는 알기 이전에 체득하고 있던 세계를 잃어버린다. 무서운 것은 잃어버렸다는 사실 자체마저 잊고 산다는 점이다. 발바닥에 단단히 굳어버린 소용돌이무늬를 닦고 또 닦는다. 계산과 측량과 해석과 부동산과 시계 너머, 가마꼭지 끝으로 숨을 쉬던 세계를 기억하기 위하여. <손택수·시인>
산행일: 2010.11.13 (토)
코스개관: 구만사입구-능선-구만산-계곡-구만사 (11:40~15:30)
교통편: 안내산행 따라
올 가을 마라톤 숙제는 다 마쳤고 모처럼 놀토.
헌에 일욜 공적 출장 때문에 지리 박산행을 갈 수 없었다. ㅠㅠ
워킹 산행을 한지 너무 오랫만인데 근교산 가기엔 성에 차지 않아 여기저기 알아보니 일욜 산행은 가고 싶은 곳이 많은데 토욜은 별로 없다.
내장산 당일 산행이라도 가려고 했으니 성원이 되지 않아 영알 자락인 구만산에 가기로....
휴게소 3번 쉬고 청도까지 가는데 5시간. 거의 점심무렵 산행 시작.
그나마 이곳은 붐비지 않는것 같다.
초장부터 능선에 붙더니 급경사 오르막을 치고 오르는데 힘들어 하는 백성이 많은 덕분에 이곳에서 선두 쪽에 붙을 수 있었다.
혼자 따라와 처지면 안되겠기에 부지런히 따라 간 덕분.
오랫만에 워킹이라서인지 종아리가 뻐근하다.
산은 이미 가을은 지났지만 늦은 가을 분위기도 뭐 나쁘진 않다.
등산로에서 좌측으로 조금 벗어난 조망터에서 바라보는 산은 아름답다.
우측 영알쪽 능선은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덜룩 한 모습이 근사하기만 하다.
정상 가기 전 남들 옆에 앉아 빵으로 점심 대신 요기를 했고 조금 더 진행하니 억산 갈림긿이 나온다.
사실 구만산 간다고 해서 억산을 가고 싶었는데 너무 멀다고 한다.
구만산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하산하는 길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 조심스럽다.
다행히 조금 더 내려오니 계곡쪽 경치가 아주 근사하다.
코스는 길지는 않는데 잔돌이 많고 군데군데 너덜성 길도 있다.
아래쪽 폭포 소리가 난다. 돌아서 내려오는 곳에 위치한 구만폭포.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단풍이 아주 곱고 높이도 제법 높다.
폭포 지나면서 계곡길 끼고 걷는데 너덜 군데군데 돌탑이 보이고 거의 다 내려와서는 계곡 중간에 나무데크를 길게 깔아 놓았다.
하산길 산의 색깔은 노란색. 생강나무가 많아 노란빛인데 참으로 황홀하다.
4시간 산행 후 30여 분 지나니 후미 도착. 함께 밥 먹고 5시 출발.
비몽사몽 오며 아시안 게임 보며 안양 도착한 시간이 11시.
11시간 차 타고 산행 4시간 한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가을 마지막 자락을 밟고 올 수 있었다.
그나마 위안은 가야산 만물상 코스는 차 2대 만차로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가다 되돌아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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