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화살이라면 - 문정희(1947∼ )
내가 화살이라면
오직 과녁을 향해
허공을 날고 있는 화살이기를
일찍이 시위를 떠났지만
전율의 순간이 오기 직전
과녁의 키는 더 높이 자라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
팽팽한 허공 한가운데를
눈부시게 날고 있음이 전부이기를
금빛 별을 품은 화살촉을 달고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
고독의 혈관으로
불꽃을 뚫는 장미이기를
숨 쉬는 한 떨기 육신이기를
길을 알고 가는 이 아무도 없는 길
길을 잃은 자만이 찾을 수 있는
그 길을 지금 날고 있기를
자유로운 정신은 아는 길은 가지 않는다. 공들여 쌓은 성도 스스로 무너뜨리고 고독의 황무지를 향해 늘 자신을 열어놓는다. 안정과 편안은 그의 피를 권태롭게 할 뿐이다. 시위를 떠날 때 품었던 전율의 꿈은 과녁에 명중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명중시켜 한 떨기 장미가 되는 빛나는 과정 속에 있다. 그 한순간 한순간이 그에게는 모두 과녁이다. 그러니 길을 잃은들 어떠랴. 그가 이미 길인 것을. <손택수·시인>
산행일: 2010.11.26 (금) 22:00 사당역출발
코스개관: 사치재 (2:30)-복성이재-봉화산 (6:00)-중재(9:00)-백운산(10:50)-영취산(12:10)-무령고개(12:20)
날씨: 밤엔 별이 초롱초롱 하더니 해뜰녁부터 흐렸던 날씨가 결국 정오 무렵부터 비가 내리다
멤버: 카페산행에 동행
놀토인데 그냥 있자니 너무 아깝다. 당일 안내산행을 가자니 산행시간보다 차 타는 시간이 더 긴지라 아쉽고 무박산행은 성원이 안되 취소 되었다고 한다.
작년 산행신청 했다 정체가 심하다고해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카페산행에서 무박으로 대간을 가는데 2구간을 한번에 간단다. 헉~
헌데 1구간만도 갈 수 있다고 해 망설이다 일단 신청. 작년 낸 회비도 이월 된다고해 회비 정산도 되고..
해가 짧은데 10시 출발이고 밥도 싸와야 하고 번거롭긴 하지만 28인승 리무진이고 안내산행보다 저렴하다.
사당에 도착하니 아직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고 대장님과 몇몇 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다. 버스타고 출발. 일단 잤다.
1시반경 덕유산 휴게소에서 30분 정도 쉬었다 간다고 한다.
대장님 왈 원래 1구간 산행은 이번 산행만 참석해도 된다는 말이지 도중하차란 말은 아니었다고...
대책도 없이 1년에 대간을 끝내려는 분들을 쫓아오게 되다니.. 중재에서 하산한다고 하니 무령고개까지 가는건 어떠냐고 권하신다.
시간상 무리가 없다면 무령고개까지 가기로 했다. 오후3시까지 버스가 대기했다 육십령으로 간다고.
2시반 사채재 바로 올라설 수 있게 도로에 차 정차. 초장부터 직진하다 이길이 아니라고 도로 내려와 우측으로 올라선다.
대장님이 젤 후미인 내 뒤 바로 쫓아오신다. 혼자 갈 수 있다고 하니 어두운데 길 잃으면 낭패라고 해 뜰 때 까지만 후미를 봐 주신다고..
선두는 진작 앞서 가 버리고 후미에 거의 홀로 가는데 양쪽 마을인지 길의 불빛이 자칫 앞사람 랜턴 불빛처럼 보여 헷갈린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어둡지는 않다.
오늘 산행 거리가 그중 길어 지리산 종주보다 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길이고 억새가 많은 구간이어서인지 낙엽이 거의 쌓이지 않아 덜 미끄럽다는 것.
이 구간 친구 바람꽃 대간할때 복성이재까지는 함께 했던 길이다. 복성이재에서 봉화산 길도 와보니 장수 프로젝트에서 한번 와 봤던 길.
초행인줄 알았는데....
빠르지 못하니 쉬지나 않고 가야 한다고 한다. 보이지도 않고 사진도 제대로 나올것도 아니니 물도 제대로 못마시고 그냥 쉬지않고 걷는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지지는 않았어도 점점히 박힌 모습이 내일 아침 일출을 기대하게 한다.
복성이재 가기 전 내 앞에 가던 분이 자칫 길을 잘못 들뻔 했다. 대장님 안 쫓아오셨다면 내 신세가 될뻔했다 싶다. 내 랜턴은 불빛조차 희미하다.
복성이재에 가니 버스 한대가 서 있다. 이 카페 대간8기는 12시 사당출발 해 복성이재에서 무령고개까지 진행하는 팀이 있다고.
이 팀은 이미 출발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봉화산까지 쉬지않고 가니 6시.
정상사진 한장 찍고 백운산 방향으로 가는 길을 보니 양쪽 길도 훤히 보이고 이 길도 초행은 아니다.
대장님께 이젠 정말 홀로 갈 수 있다 먼저 가시라 했다.
여기서부터 천천히 혼자 가는데 점차 어두움은 옅어져 간다. 7시 15분 경이 일출 시간이라 했겠다?
어두움 속에서도 산겹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러다 여명도 볼 수 있겠지? 이왕이면 조망이 트인 곳에서 만나면 좋겠는데....
광대치 가기 전 한분이 앉아 쉬고 계시다. 일출을 기다리긴 너무 이른 시간 같은데 우리팀인지 넘의 팀인지도 모르겠고...
광대치 즈음에 가 아침을 먹을까 했는데 한분이 앉아서 쉬면서 밥 먹고 가라 하신다. 이분도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 후미에 오는 분인줄 알았다.
옆에 앉아 아침 대용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그제서야 쉬던 분이 내려오는데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함께 온 친구는 앞서서 간것 같다고 괜히 30분 넘게 기다렸다고...
해 뜰 시간이 지났는데 날이 흐려지면서 일출이 보이지 않다 그나마 여기서 해가 보인다. 헌데 나무가 가린다.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해를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 다음부터는 내내 날이 흐렸다.
혼자 먼저 출발하니 앞에 한팀이 식사중. 그리고 조금 더 가니 단체 한팀이 식사하면서 밥 먹고 가라 권하신다. 이분들이 8기 후미팀이었다.
8기 팀은 짬짬히 쉬면서 진행하는데 우리팀은 후미에 처진 분은 무령고개에서 탈출한다고 함께 가자 하더니 8기랑 천천히 온다고 진작 쳐졌고 친구 기다리던 분만 중재에서 잠시 만났다. 나도 이곳에서 쉬면서 간식 한번 먹고 이분도 잠시 쉬었다 곧 따라 오신다더니 결국 못 만났다.
중재에서 백운산 가는 코스는 정말이지 오늘 고도가 제일 높은 곳이어서인지 정말이지 힘들었다. 정상 주변은 운무에 가려진 모습인데 상고대를 볼 날씨는 아닌것 같다.
정상에 가까워 가니 바람도 제법 불고 쌀쌀하다. 그래도 벗었던 잠바를 입을 정도는 아니어서 백운산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정상석에 앉아 잠바 입고 약식을 간식으로 먹고 있는데 한분이 오더니 어디로 가야 하냐 묻는다. 지도를 보니 깃대봉쪽이 영취산 방향.
이분 먼저 내려가는데 도중에 만났다. 산죽밭에서 쉬고 있어 내가 추월해 갔다. 이분도 알고보니 8기에 왔다는데 8기는 인기가 좋아 빈자리 나기 힘들어 겨우 쫓아왔다고..
스페설 팀에 한번 따라와 봤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영취산 정상에서 이분 만나 사진 한장 찍어드렸다.
욕심 같아서는 육십령까지 가고 싶어 육십령에서 반대로 오신 분들께 시간도 물어보긴 했지만 앞으로 4시간 더 가야한다는데 이 다음부터는 무리가 될것 같다. 비도 내리기 시작한다. 맘 변할까봐 무령고개 내려가니 휴게소에서 사람들이 기다리며 식사를 하고 있다.
대장님께 전화를 하니 끝까지 못 봐줘 미안하시다며 8기에 빈자리가 3개 있다면서 이차 타고 귀가하면 될거라 알려주신다.
이차 기사님께 말씀 드리고 오늘 대장님이 결석해 임시 대장님께 양해 구하고 이차 타고 올라가기로 했는데 아직 이 팀은 후미가 도착 안 한 상태.
나도차에서 내짐 빼서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이 팀은 원래 11시반부터 하산해 2시반 출발 예정인데 두분은 백운산에서 하산을 잘못 해 덕유산 휴게소에서 픽업 하기로 했다 하고 또 두사람은 영취산 지나 길을 잘못 들어 육십령 방향으로 가다 되돌아왔는데 거의 하산 했다고 한다. 길 잘못 든 분들이 다 대장을 추월해 가신 분들이었다고...
이 팀중 나는 분이 있어 진작에 육십령까지 갔다 택시타고 오신 분도 계셨다.
한분이 벌쭘하게 앉아있는 나한테 별명도 물어보고 자기 자리를 내 주셨다. 별명이 건더기라면서 날 보고는 국물로 바꾸라나 뭐라 하며 웃긴다.
8기가 분위기 좋다고 이쪽으로 오라 하는데 여긴 인기가 좋아 자리잡기 힘들다고. 반 정도는 4기 대간을 마치고 바로 백해서 북진 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회원 대부분이 잘 알고있어 분위기 아주 좋아 보였다.
3시 무사 출발. 덕유산 휴게소에서 2명 태우고 쉬지않고 사당역에 온 시간이 7시20분 경.
힘은 들었지만 나름대로 뿌듯한 산행이었다. 스페셜, 8기 분들께 감사함들 전한다....
'산행기 > 2010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각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덕태산, 12/11) (0) | 2010.12.16 |
---|---|
한남금북정맥 힘겹게 이어가기 (쌍암재-수레너머재, 12/5) (0) | 2010.12.06 |
정맥은 누가 만든건지.... (한남금북정맥, 구티재-쌍암재, 11/21) (0) | 2010.11.22 |
일요일 반나절 산행을 하다 (부용산, 11/14) (0) | 2010.11.18 |
구만산 가을에 빠지다 (11/13) (0) | 2010.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