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선각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덕태산, 12/11)

산무수리 2010. 12. 16. 21:30

병풍 - 김수영 (1921 ~ 1967)

병풍은 무엇에서부터라도 나를 끊어준다

등지고 있는 얼굴이여

주검에 취한 사람처럼 멋없이 서서

병풍은 무엇을 향하여서도 무관심하다

주검의 전면 같은 너의 얼굴 우에

용이 있고 낙일이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끊어야 할 것이 설움이라고 하면서

병풍은 허위의 높이보다 더 높은 곳에

비폭(飛瀑)을 놓고 유도(幽島)를 점지한다

가장 어려운 곳에 놓여있는 병풍은

내 앞에 서서 주검을 가지고 주검을 막고 있다

나는 병풍을 바라보고

달은 나의 등 뒤에서 병풍의 주인 육칠옹해사(六七翁海士)의 인장을 비추는 것이었다


상가(喪家)의 관 앞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인 듯 병풍이 세워져 있다. 주검을 가린 병풍은 살아있는 이들에겐 넘어설 수 없는 절벽처럼 우뚝하다. 죽은 자에게 애도와 추모를 바쳐야 하는 산 자들의 현실과는 상관없이, 병풍은 산수화를 펼쳐 죽음조차 관념일 뿐이니 “무엇보다도 먼저 끊어야 할 것이 설움”이라며 삶에서의 냉정을 요구한다.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죽음을 항상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하이데거(六七翁海士)’였던가. <김명인·시인>

 

12.11 (토) 평촌출발-정안휴게소-진안 백운동 계곡 주차장-점전폭포-덕태산 정상-헬기장-시루봉 (원점회귀산행)

12,.12 (일) 무룡고개- 장안산 정상 (원점 회귀산행)- 하산 후 점심 먹고 귀가

 

장수샘 계약이 12월이면 만료라고 해 마지막으로 장수에 한번 더 가기로 해 푸르름에게 연락하니 좋다고 해 장수에서 만나기로 했다.

여산, 이감탄도 함께 하기로 했고 뻐기던 나무천사도 토욜 새벽에 출발하면 함께 한다고 해 토욜 6시 평촌에서 만나기로 했다.

5시 일어나 여산 모닝콜 해 주고 점심 도시락 싸고 6시 조금 넘어 평촌 출발.

토욜이어서인지 차가 제법 많다. 다들 어딜 가는건지....

천안휴게소 놓치고 정안휴게소에서 늦은 아침 먹기. 어제 장수에 내려와 1박한 푸르름과 장수샘과는 백운면사무소에서 만나기로....

우리가 늦은줄 알았는데 차 두대가 동시에 도착. 산행 기점인 주차장으로 이동. 장수에서 진안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산행기점인 점저폭포에 갈때 까지만 해도 선각산을 가는줄 알았는데 폭포 지나 능선으로 붙고 보니 덕태산 가는 길이다.

아마 선각산은 계곡을 넘어 우측에 있는 산인데 우린 좌측 능선을 기어 올라가고 있으니....

얼마전 무릎을 다친 푸르름이 조심스럽게 산행을 한다. 장수샘과 힘들면 언제라도 백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우리보고는 넘어 가라고 한다.

일단은 점심을 함께 먹고 나서 결정하기로 했다.

덕태산 쪽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지 낙엽이 두껍게 쌓여있어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한참 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예쁜 능선길이 보이고 조망도 보이기 시작.

썩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겨울 치고는 많이 춥지 않아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

세 남정네들은 진작에 덕태산 정상에 도착해 있고 우리 셋은 한참 만에 정상 도착.

함께 사진 찍고 조금 더 가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막상 헬기장에 도착하니 바람이 세 조금 더 진행하니 산죽밭 길가가 바람도 불지 않고 햇살도 따땃하다. 우리 밖에 없는지라 그냥 길거리에 자리를 깔았다.

두 언니가 싸온 반찬. 우리집에서 싸 온 보온 도시락 등으로 밥 잘 먹었다.

장수샘이 산행이 너무 길어지만 다리에 쥐가 난다고 해 푸르름과 함께 먼저 하산하기로 했고 우리들은 시루봉 찍고 오기로 했다.

시루봉 가는 길 왼쪽으로 보이는 마이산의 모습은 색다른 맛이 있었고 시루봉 정상에서 희미하지만 지리 주능선이 보여 좀 더 보여줄까 기다리며 한참 놀았다.

이곳에서 선각산으로 가는 길은 너무 먼것 같고 천상데미로 하산길로 내려가 푸르름에게 픽업을 부탁하면 될텐데 너무나 예의바른 두 남정네가 폐 끼치지 말자 해 반환점 찍고 돌아오기.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줄 알 이 산에 뒤돌아보니 한팀이 시루봉 정상에 보였고 우리가 밥 먹던 자리에도 한팀이 막 식사를 마친 상태.

나중에 알고보니 푸르름이 이팀 보고 우리들보고 넘어가면 차로 데리러 온다 전하라 했다는데 우린 아무말도 듣지 못했다.

주차장에서 두 언니들 만나니 이 겨울 계곡에서 수영하는 사람을 봤다고 한다.

장수샘의 겁나는 보온병에 따땃한 오미자차를 마시고 이젠 장수로....

장수 가기 전 막걸리를 사야 한다는 나무천사.

막걸리 사러 간 곳이 양조장이라 병으로 팔지 않는다고 해 10병을 사 가지고 가니 나무천사 입 찟어진다.

손두부까지 사서 집으로 가 두 언니가 청국장찌개에 갈비찜에 봉화산 고사리나물, 취나물.... 웰빙 반찬이 그득하다.

밥 잘 먹고 남정네들은 바깥채에 머물고 우리들은 안채에서 주말의 연속극 보고 꿈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