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한남금북정맥 힘겹게 이어가기 (쌍암재-수레너머재, 12/5)

산무수리 2010. 12. 6. 16:15

사과 한 알 - 조인선 (1966 ~ )


나는 탯줄이 가는 줄 알았다

송아지 탯줄처럼 저절로 끊어지는 줄 알았다

의사는 가만히 가위를 내밀고

나는 곱창처럼 주름진 굵은 탯줄을 잘라냈다


사과 꼭지를 잘라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탯줄처럼 사과 꼭지는 이제 더 이상 쓸모가 없다

사과 한 알을 떨구면서 나무는 얼마나 아팠을까

배꼽 같은 꼭지가 키워낸 맑은 사과 한 알


몸과 몸이 이어진 줄 하나에 삶이 있었다

죽음은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다

아내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다듬으며

고생했다고 하자 아내는 베트남 말로 엄마를 찾았다


누군가 실험을 했다. 어미 거미와 새끼 거미를 몇㎞쯤 떨어트려 놓고 어미가 어쩌나 보자 새끼 거미를 공격한 것이다. 그러자 몇㎞ 밖의 어미가 고통스러운 몸짓을 하며 새끼 거미가 있는 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어미와 새끼 사이엔 눈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거미줄이 이어져 있었다. 탯줄을 자르듯 고향을 떠나온 아내의 꼭지 끝에 두 손을 모은 이역만리의 어미가 보인다. <손택수·시인>

 

산행일: 2010.12.5 (일)

코스개관: 쌍암재-국사봉-추정재-선두산-수레너머재 (9:10~17:40)

날씨: 오전 흐리다 점심무렵부터 갬. 겨울이 아닌 봄되는 날씨인것 같은 착각.

멤버: 당나귀 9명.

 

농수산 시장앞에 가니 의왕3총사가 오신다. 정임씨 말로 대장한테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오늘 안 나오면 안된다고...

오늘 코스는 9시간 정도 걸리는 결코 짧지 않은 코스라는 강사장님과 이작가님.

난 오늘따라 간식도 부실한테.....

버스를 타니 달랑 9명. 민망하다 못해 참담하다.

그래서인지 새로 나누어준 계획표를 보니 13구간으로 했던 구간을 줄여 10구간으로 해 빨리 끝내 교통비라도 아낀다고 한다.

해는 점점 짧아지고 곧 눈도 올텐데 코스가 길면 새로운 멤버 뿐 아니라 기존 멤버들도 부담스러운데 특히나 나처럼 후미에서 겨우 쫓아가는 사람은 정말이지 부담 백배인데....

 

 

오늘은  산행 출발시간 9:10. 출석부 한장 찍고 출발.

 

대부분 시작은 급경사를 올려치고 시작인데 오늘은 시작이 완만하다. 오늘도 거리는 길지만 길이 비교적 순한편이라는데 지난번 산행도 그런줄 알다 고생 했는데 오늘은 어떨까 싶다.

완만한 산길을 걸어 올라가며 우측에 보이는 나즈막히 보이는 올망졸망한 능선. 설마 저길 가는건 아니겠지?

헌데 늘 설마가 우리가 갈 길이 되 버린다.

 

지신에게 미리 제물을 올리는 곳이라는데 비석까지?

 

이젠 들이대기만 하면 바로 모델 포스의 포즈가 절로 나오고...

 

오늘도 강사장님이 제일 먼저 장사를 시작하시고...

 

앙상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올망졸망한 능선이 너무 예쁜데 막상 가면 결코 쉽지 않더라는...

 

 

단군지맥?

 

멀리 간간히 산겹살이 보이고...

 

 

 

 

 

 

청남산이라는 곳에서 선두에 가던 대장님을 만나 사진 한장 찍고...

 

낙엽이 무릎까지 쌓여있어 인증샷~

 

 

더덕꿀차 CF찍기. 얼굴만 봐도 꿀맛이라는 그 느낌이 보이는지...

여름이면 더덕 슬러쉬, 날 추워져 더덕이 떨어지면 더덕 꿀차로 지친 회원들 원기 회복을 해 주는 동안총무님.

 

 

 

앙상한 나무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나는?

 

 

 

 

헬기장에 대장님이 앉아계서 점심 먹으려고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혼자 먹더니 우리 오니 바로 출발.

 

 

 

 

우리끼리 점심 먹기

의왕 3총사는 모다 멸치볶음을 싸 가지고 오셨다. 의왕에서 멸치 나냐고 하니 학의천에서 잡은거라는 정임씨.

학의천 멸치를 먹어 의왕3총사는 모다 산행을 그리 잘 하시나? 뼈가 튼튼해서?

 

 

밥 먹은곳 바로 옆 국사봉에서의 인증샷

 

국사봉에서 내려서다 선두에서 뭔가를 줒었다고 한다. 디카라는데 혹시 대장님꺼? (대장님거 맞다나? 이것도 찾으러 가려고 했다나?)

 

 

 

 

 

 

8차선 때문에 길을 한번 가로지르고...

 

 

그녀는 너무 예뻤다. 야는 풍산개라고...

 

추정재 지나고 한번 올라갔다 내려서는데 안샘이 옆으로 넘어졌다. 그냥 발목이 가볍게 꺾인줄 알았다.

발등이 아니고 발목 윗부분이라 조금은 찜찜했지만 그래도 설마 했는데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지난번부터 가볍다며 릿지화를 신고와 저 신발로 긴 산행을 어찌 하는지 신기하기도 해 발바닥이 유난히 두꺼운거 아니냐고 곰발바닥이라고 놀렸는데 오늘 발목을 잡아주지 못해 부상이 생긴것 같다.

여기서 추정재로 백 하는게 가깝다고 해 동안총무님이 차 태우러 간다고 한다. 일단은 응급처치 하고 살살 걸어내려가기로 했다.

9명이 시작해 대장은 앞서서 가 버리고 여 전사 2명도 앞서서 가고 6명이 가다 2명이 백해 이젠 4명이 가게 생겼다. 참 마음 그렇다.

오늘처럼 긴 산행은 천천히 꾸준히 가자고 마음 다지고 한쪽 무릎에 통증이 온다고 무릎보호대를 하신다.

 

잠시 쉬면서 지도를 보고.. 이곳에서 납골공원은 30분. 또 이곳에서 선두산은 1시간

 

 

납골공원 임도

 

 

길은 순한 편인데 이미 힘이 빠져서인지 발걸음이 참 떨어지지 않았다.

 

백족산 갈림길까지 못가고 선두산 가기 전에 찰떡과 둥굴레로 원기 충전

 

또 다시 임도가 나오고 이정표를 오늘 처음 보고....

 

 

선두산 정상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좋아하는 모습들

 

선두산에서 선도산 가는길은 정말이지 보일듯 보일듯 보이지 않았다.

 

 

한고비 올라서면 혹시 정상? 하면서 합격자 발표를 보는 듯했다. 이미 해는 서산에 기울어 가는데 쉬지않고 간 덕분에 5시 겨우 선두산 도착.

두 여전사가 길을 잘 몰라 기다리고 있다 안샘 부상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다. 이때 동안총무님은 선두산에 막 도착 하셨다고....

그래도 이전 정말 하산길만 남아 부지런히 하산하면 랜턴 쓰지 않아도 될것 같다.

 

 

현암리 도착하니 깜깜하다. 무사히 도착했다.

 

하산지점 지척 묵집에 우리 차가 서 있다.

 

묵집에 들어가보니 안샘은 다리 방석에 올려놓았고 이대장은 누워 우릴 기다린다.

우리 도착하고 20분 여분 만에 동안총무 도착. 정말이지 쉬지도 못하고 내 달렸을 생각을 하니 미안하기만 하다.

안샘은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묵밥을 먹는데 오늘은 아무도 하산주도 시키지 않는다. 강사장님과 이작가님이 사진을 위해 건배라도 하자 해서 동동주 한병 시켜 한잔씩만 마시고 밥 먹고 바로 출발.

차까지 가는데 안샘 걷기 힘들어하니 막내 정임씨가 업어다 차에 태워다 준다.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차는 막히지 않고 잘 올라왔다는데 막판 휴게소에서 화장실만 들렸다 출발하는데 버스 기어가 안 들어간다고 하더니 차가 후진되며 옆차 백미러를 들어받았는데 그차 백미러는 접혀 괜찮은데 우리차 백미러가 떨어져 나갔고 마침 그때 들어오던 뒷차 범퍼도 긁어 놓았단다.

버스는 백미러가 매우 중요하단다. 총무님이 인간 백미러 노릇까지 해야 했다.

 

정맥을 꼭 해야 하는것도 아니고 함께 다니는 팀이 정맥을 하기에 함께 하긴 하는데 사람 몇명 안되는데 무리하게 버스 한대로 움직이고 모자라는 돈을 회장님이 메꾸는 것도 한두번이지 서로 맘도 편치 않은데 사람이 없으니 빠지기도 그렇다.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의 당나귀인지, 당나귀처럼 끌려 다녀 당나귀는 아닌지?

대장이 앞서서 가 버리니 가급적 우리도 빨리 도착하고 싶은 욕심에 자연 산행을 쉬지도 못하고 가게 되니 자연 산행이 힘들어진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듣고 싶어 투정삼아 말 했다가 짜증스런 답변이 돌아왔다.

이정도 투정은 해도 될만큼 친한줄 알았더니 이것 역시 나의 착각이었나 보다.

대장 힘든거 누가 모르나? 다들 돈되는 것도 아닌데 산이 좋아 사람이 좋아 다니는건데 왜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지, 우리 방식이 과연 최선인지, 새신자 영입이 문제가 아니라 함께 오래오래 다닐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거 아닌가?

 

-안샘은 발목 골절이라는 진단. 그 발로 어찌 내려갔는지.... (굼벵이 처럼 기다시피 내려갔다는데 참 많이 아팠을텐데 미안하기만 하다)

회원 한명이 또 줄었다. 최소한 몇달은 산에 못 올텐데....

 

-이 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