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켜는 여자-도종환(1954~ )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
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
한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
그 여자 얇은 아래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
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
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히 긋고 가
노래 한 곡 될 수 있다면
(중략)
바이올린 소리의 발밑에
동전바구니로 있어도 좋겠다
거기 던져 주고 간 몇 잎의 지폐를 들고
뜨끈한 국물이 안경알을 뿌옇게 가리는
포장마차에 들러 후후 불어
밤의 온기를 나누어 마신 뒤
팔짱을 끼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 수 있다면
가난하디가난한 현과 현 사이의 공간이 떨린다. 이 빈 공간이 있기에 음이 울리는 것이리라. 누가 바이올린은 어떻게 해서 발명되었느냐고 물으면, 이 시를 들려주리라. 작고 단출한 행장으로 그녀의 아래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가고 싶은 꿈. 모든 시는 결국 낭만적인 정신의 소산이다. <손택수·시인>
-고궁뜨락에서
출신성분 같은 사람들 중 동업자들의 모임.
1년에 한번 송년회에서 만나는데 작년에 빠지니 2년 만인것 같다.
미학이가 회장을 하다 이번엔 은주에게 넘겼다고 한다.
작년엔 력서리하게 풀코스로 하다 이번엔 은주모드로 차분한 송년모임.
경복궁역 5번출구로 나가면 경복궁으로 바로 연결되는 곳에 있는 고궁뜨락.
넓은 식당에 사람이 거의 없다. 이 연말에...
따땃한 날은 밖에서 만나면 좋다는데 안도 제법 분위기가 차분하다.
한정식인줄 알았는데 일품요리인데 가격대가 만원 안팎으로 크게 부담은 없다.
음식은 깔끔하긴 한데 밑반찬은 좀 부족한 느낌.
8시까지 인줄 알았는데 7시 반이 되니 정리해야 한다고 나가 달라고 하는게 옥의 티.
-길담서원
술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래방 가는것도 아니라 간곳이 경복궁 역 길 건너편 골목에 위치한 '길담서원'이라는 북카페.
ㅎ 전 총리의 부군께서 운영하신 다는데 찻값도 싸고 조용해 좋다고...
크지 않은데 책이 참 많다. 작은 스터디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것 저것 다양한 차를 시켜놓고 남은 이야기 나누기...
8월 명퇴한 봉순이는 2월 해이리에 커피숍을 할 예정이라고 해 조금 의외였다.
마지막까지 근무할 줄 알았는데...
기간제 전문인 은주는 1달 쉬고 3년 휴직 예정인 곳에 새로 출근을 한다는데 그동안은 15호 봉을 받다 법이 바뀌면서 자기 경력을 찾아 30호 봉을 받게 되었다나? 그래서 월급 앞자리가 바뀌었다나?
서로 차 산다는 사람을 누르고 은주가 당첨되 차를 쐈다.
후미언니는 핸드크림, 휴대폰 클리너는 하나씩 나누어준다. 뭐든 받으면 좋다 아이가... ^^
9시반이 되니 사실은 9시까지 영업인데 하도 재미나게 이야기 해 차마 말을 못했다고 해 미안해 바로 나왔다.
한집은 30분 이전에 나가라 성화이고 한집은 미안해 하면서 30분 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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