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0일기

오합지졸 송년회 (12/23)

산무수리 2010. 12. 26. 20:03

꽃잎 1 - 김수영 (1921 ~ 68)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자기가 가 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 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은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 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벼를 터는 마당에 바람이 아니 불 리 없다. 되풀이되며 꺾이는 시행들 속에서도 바람은 분다. 이 바람은 사소한 것들에 머리를 숙일 줄 알 만큼 겸허하기도 하지만 지나친 숭배를 멀리할 줄 아는 반성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다. 바람은 자신이 꽃이 되는 순간의 즐거움조차 반성하며 깨어 있으려 한다. 꽃을 지게도 하고 바위를 뭉개기도 하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손택수·시인>

 

 

 

 

 

 

 

 

오리무중이 된 오합지졸의 산행 모임.

젤로 바쁜 졸리가 한해가 가기 전 언니들을 만나자 연락이 와 어렵게 잡은 날.

순한공주는 행사로 참석이 불투명하고 리사는 저녁약속이 있어 부득이 불참.

케잌 하나 사 들고 만나기로 한 삼선교에 내리는데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서울역 바운더리에 근무하는 유미공주는 전철 타고 오면 쉽게 올 곳을 늦었다고 택시타고 온다는데 무쟈게 막힌단다.

그래서 저녁 먹을 장소로 바로 오라 알려줬는데 식당 이름을 정확하게 몰라 좀 헤매고 택시기사와 통화 하고 어쩌고 해 어찌 되었던 우리보다는 일찍 도착해 있다.

 

누룽지백숙 집인줄 알았는데 이름은 '메밀촌'이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누룽지백속 이라고 씌여 있다.

하늘까지 넷이 저녁먹고 나니 순한공주 행사 끝났다고 해 하늘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길 건너 하늘네 집으로...

카페같이 예쁜 집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인테리어가 바뀌어 아주 좋다.

거기다 맛좋은 와인까지 해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

마침 귀가 한 자민씨 뉴페이스를 보더니 아주 반가워 한다. ㅎㅎ

내년엔 어쩐지 자주 만날것 같은 예감.

친절한 자민씨가 전철역까지 택배 해 주어 편안하게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