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1 - 김수영 (1921 ~ 68)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자기가 가 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 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은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 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벼를 터는 마당에 바람이 아니 불 리 없다. 되풀이되며 꺾이는 시행들 속에서도 바람은 분다. 이 바람은 사소한 것들에 머리를 숙일 줄 알 만큼 겸허하기도 하지만 지나친 숭배를 멀리할 줄 아는 반성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다. 바람은 자신이 꽃이 되는 순간의 즐거움조차 반성하며 깨어 있으려 한다. 꽃을 지게도 하고 바위를 뭉개기도 하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손택수·시인>
오리무중이 된 오합지졸의 산행 모임.
젤로 바쁜 졸리가 한해가 가기 전 언니들을 만나자 연락이 와 어렵게 잡은 날.
순한공주는 행사로 참석이 불투명하고 리사는 저녁약속이 있어 부득이 불참.
케잌 하나 사 들고 만나기로 한 삼선교에 내리는데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서울역 바운더리에 근무하는 유미공주는 전철 타고 오면 쉽게 올 곳을 늦었다고 택시타고 온다는데 무쟈게 막힌단다.
그래서 저녁 먹을 장소로 바로 오라 알려줬는데 식당 이름을 정확하게 몰라 좀 헤매고 택시기사와 통화 하고 어쩌고 해 어찌 되었던 우리보다는 일찍 도착해 있다.
누룽지백숙 집인줄 알았는데 이름은 '메밀촌'이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누룽지백속 이라고 씌여 있다.
하늘까지 넷이 저녁먹고 나니 순한공주 행사 끝났다고 해 하늘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길 건너 하늘네 집으로...
카페같이 예쁜 집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인테리어가 바뀌어 아주 좋다.
거기다 맛좋은 와인까지 해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
마침 귀가 한 자민씨 뉴페이스를 보더니 아주 반가워 한다. ㅎㅎ
내년엔 어쩐지 자주 만날것 같은 예감.
친절한 자민씨가 전철역까지 택배 해 주어 편안하게 귀가~
'산 이외... > 2010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마스 정신에 충실했던 날 (12/25) (0) | 2010.12.26 |
---|---|
사은품 주는 환자 (12/24) (0) | 2010.12.26 |
출신성분 같은 사람들과의 송년회 (12/22) (0) | 2010.12.26 |
밀어서 넘어진 이야기 (12/8) (0) | 2010.12.09 |
위문공연 (12/7) (0) | 201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