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독성 이 아귀다툼 -최영철(1956~)
우울한 실직의 나날 보양하려고
부전 시장 활어 코너에서 산 민물 장어
건져놓고 주인과 천 원 때문에 실랑이하는 동안
녀석은 몇 번이나 몸을 날려 바닥을 포복했다
집이 가까워올수록 제 마지막을 알았는지
비닐 봉지 뚫고 새처럼 파닥였다
물 없는 바닥을 휘저으며
날자 날아오르자고
참기름 들끓는 냄비에서
꼿꼿이 고개 들고 나를 본다
한 번도 세상에 대가리 쳐든 적 없는 나를
(중략)
다 부서지면 나는 날아오를 것이야.
가끔 날아오르고 싶지 않은가?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검은 비닐봉지에 생선 한 마리 사 가지고 돌아오는 어떤 사내의 풍경이 그려져 있는 이 시. 그러나 이 시를 읽으면서 이상의 소설 ‘날개’가 생각나는 것은 어쩐 일일까. 아직도 그 날개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으니. 오늘의 하늘 아래서도 가끔 이런 꿈을 꿔 보자. 날개가 돋는 꿈을, 이 시에 등장하는 민물장어처럼. 비록 지금 검은 ‘비닐봉지’에 싸여 있을지라도. <강은교·시인>
산행일: 2011.2.6 (일) 9:00~16:00
코스개관: 돌고개-보현산-소속리산-21번 국도-82번 국도
멤버: 당나귀 14명
날씨: 흐린 날. 춥지 않았다.
구정 연휴 끝인데도 산행을 해 염려를 했는데 오늘은 모처럼 14명이나 된다.
특히나 부회장님 부부는 오랫만에 산행에 참석.
1월 수리산, 삼성산 산행을 해 보니 조금은 나아져 참석한다는데 정말이지 반가웠다.
점점 거리가 가까워져서인지 안성휴게소에서 밥 먹고 가는데도 산행 출발시간이 9시.
오늘도 거리는 거의 20K 라는데 낮은 산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지난번 내가 빠진 산행에서도 짐 놓고 산행을 했었는데 오늘은 지고 가야 한다는 말에 다들 실망.
그래도 지난번 산행일은 너무 추워 밥 먹기도 힘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차까지 고장이나 추위에 많이 떨었었다고...
오늘은 정말이지 산행하기엔 딱 좋은 날씨. 그새 눈도 거의 자취를 감춰 아이젠은 물론 스패츠도 필요 없었다.
여전히 헤매고 그래도 부지런히 걷고 보현산 찍고 소속리산 가기 전 능선에서 점심을 먹는데 매생이떡국을 싸온 성사장 덕분에 별미를 맛 보았다. 마무리는 동안총무표 누룽지탕인데 언제 먹어도 기분 좋은 맛.
밥 잘 먹고 탈출조는 꽃동네에서 탈출한다는데 탈출 멤버가 5명이나 되는데도 종주 멤버가 9명이나 되 오늘 정말 많이 왔다 흐뭇해 했다.
소속리산 직전 탈출조 탈출하고 정상을 향해 가는데 수녀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산행을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헌데 그 표정이 너무나 행복해 보이신다. 어제 저녁에 본 신부님 이야기까지 겹쳐지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소속리산 지나고서는 길이 넘의 공장도 지나고 고속도로 공사현장도 가로지르고 유격도 하는 전혀 등산로 같지 않은 길을 넘어오고 보니 종점에 있다는 월드사우나 주차장에 도착.
탈출조들은 미리 목간하고 뽀얀 얼굴로 우릴 맞는다.
저녁 먹기 시간이 이른지라 버스타고 백운호수로 오는데 버스전용차로를 씽씽 잘 나가 1시간 반 만에 도착.
산촌보리밥에서 농주, 파전, 보리밥으로 웰빙 저녁을 먹고 집에 왔는데도 8시.
귀가가 젤로 빠른 날로 기록될것 같다....
-
'산행기 > 2011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박2일 단합대회 (가은산, 2/18~19) (0) | 2011.02.22 |
---|---|
땅끝길맥을 잇다 (노랭재-불티재, 2/12~13) (0) | 2011.02.15 |
연휴선용 관악산 가기 (2/4) (0) | 2011.02.06 |
땅끝기맥을 시작하다 (1/22~23) (0) | 2011.02.06 |
성인봉 다시 가기 (1/20) (0) | 2011.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