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각 2 - 이데레사(1960∼ )
아버지가 면도한다.
두 볼에 비누 가득 묻히고
오른 볼에 면도날을 대려고
왼 볼로 입을 몰아붙인다.
내 입도 볼도 같이 돌아간다.
면도날 따라 비누 거품도
싹싹 밀려난다.
아버지 얼굴이 환하게 다시 나온다.
아버지 외출한다.
머리빗으로 머리 싹싹 빗어 넘긴다.
화장대 키가 작다.
아버지는 두 다리 쩍 벌리고
배를 앞으로 내밀고
자기 얼굴이 거울에 비치게 하려고
춤을 추듯 머리를 빗는다.
아는 사진작가에게 최고의 인물사진은 어떻게 해서 나오는 거냐고 물었더니 뭘 그런 당연한 걸 다 묻느냐는 듯 뚱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찍으면 돼요, 기교도 좋은 카메라도 사랑을 이길 수는 없는 거죠. 이 시가 그렇다. 아버지에 대한 간절한 추억이 특별할 것 없는 외출 장면을 경이로운 일대 사건으로 각인시켜 놓았다. 따라 읽다 보면 아버지 면도 흉내를 내는 저 어린 딸처럼 ‘내 입도 볼도 같이 돌아간다’. <손택수·시인>
산행일: 2011.1.22 23:00 사당역 출발.
코스개관: 운곡마을-노적봉-각수바위-덕룡재-노룡재-국사봉-가음치 (5:00~14:00)
날씨: 춥지 않던 겨울날. 수도권은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산행 후 휴게소에 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주작덕룡두륜산을 무박으로 한번 하긴 했지만 달마산은 종주를 못 해 본지라 아쉽던차 카페에서 땅끝기맥을 시작한다고 해 욕심이 앞서 일단 신청을 했다. 주변 함께 가자 여러명에게 청해 그나마 2명이 콜.
사당역에서 차를 타니 산행대장이 가급적 짐을 덜 지고 산행할 수 있게 한다는 말이 우선 맘에 들었다.
신갈에서 둘리 탔고 일단 잤고 새벽 시내 해장국집에 들려 아침을 사 먹었고 휴게소 들려 산행기점에서 5시 출발.
초장부터 선두가 내 달리는데 산행기점이 불분명해서인지 이날 선두는 알바를 1시간 하는 덕(!)에 후미 백성들은 많은 위로가 되었다.
아무튼 잠깐씩 알바를 했고 처음 산행인지라 쳐지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쫓아가 완전 후미는 면할 수 있었다.
각수바위까지 가는데도 우왕좌왕 약간의 알바를 하고 가니 날이 개는데 흐린 날씨라 일출은 물 건너갔지만 아무튼 랜턴은 끄고 진행.
코스는 특징도 없고 잡목이 너무 많아 계속 나뭇가지에 찔리고 할켜 가면서 짬짬히 잠깐 서서 허기진 뱃속을 간식을 채우면서 진행.
나뭇가지 걸려 주저앉으며 가느다란 가지 하나가 부러지며 얼굴을 치며 길게 얼굴을 긁어 놓았다. 피가 보인다는데 흐르는 정도는 아닌지라 일단 마데카솔을 대충 바르고 진행.
오늘 산행에서 20여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렸고 대숲은 눈 때문인지 완전히 쓰러져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는 구간도 있었고 임도 지나서 오늘의 산행 종점이 골프장 까지 가는 길도 끝날것 같으면서도 정말이지 길었다.
오랫만에 긴 산행을 한다는 둘리는 내 뒤에서 후미대장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하산.
이 팀의 좋은 점은 후미백성들을 많이 챙겨준다는 것.
헌데도 산행 시간이 짧지 않은지라 많이 힘들었다.
선두팀들은 골프장에가 목간도 하고 비싼 점심도 먹었고 일부는 직원식당에서 저렴하게 먹기도 했다.
우린 둘리가 싸온 김밥을 점심을 먹었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는 각자 소개하기. 다 기억은 못하지만 그래도 7번 함께 산행 할 사람들이니 안면이라도 트는게 좋지 싶다.
힘은 들지만 일단 시작은 했으니 4월 꽃피는 남쪽나라에서의 봄이 기대 된다....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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