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안에 갓난아기도 아니고
착착 쌓은 폐지꾸러미도 아닌,
벽돌 한 장 달랑 태우시고 가는 할머니
제 한 몸 지탱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무게가
벽돌 한 장의 무게라는 걸까
붉은 벽돌 한 장이
할머니를 겨우 지탱하고 있다
느릿한 걸음으로
이쪽으로 저쪽으로 옮겨다니는 유모차 할머니
너무 가벼운 생은 뒤로 벌렁 넘어질 수 있다
한평생 남은 것이라곤 벽돌 한 장밖에 없다는 듯이
허리 한 번 펴고 더 굽어지는 할머니
벽돌 한 장이 할머니를 고이고이 모셔 간다
유모차는 짐을 나르는 수레도 되고, 허리 무릎 아픈 할머니들의 물리치료용 보행기도 되고, 나 같은 짓궂은 사람을 만나면 시위도구도 된다. 유모차까지 시위를 한다는 건 참 쓸쓸한 일이지만, 벽돌 한 장이 효도를 하는 세상이라니! 위태로운 한 걸음 한 걸음 무게중심을 잡아주며 할머니를 지키는 저 벽돌에게 효자 정려문(旌閭門)이라도 세워줘야 마땅한 일이 아닐까. 오늘도 방방곡곡 유모차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손택수·시인>
산행일:: 2011. 3. 6(일)
코스개관: 수레티고개-황색골산-당목리고개-걸미고개- 삼정맥분기점-칠장산(492.4m)-관해봉(457m)-도덕산(366.4m)-죽산 만남의 광장 (6시간 30분)
날씨: 약간 쌀쌀하고 가스가 좀 끼긴 했지만산행 하긴 좋은 날씨
멤버: 당나귀 회원 16명
오늘은 한남금북 마지막 구간을 하고 시산제를 거행하는 날.
작년엔 동마와 겹쳐 시산제 참석을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참 다행이다. 맛좋은 고사떡을 먹을 수 있으니 더 좋다.
특히나 올해는 떡을 싸준다고 한말을 했다는 경림씨. 아싸~
버스에 신선한 얼굴이 앉아 있다. 누구?
이대장 아들. 아빠도 닮았지만 엄마 분위기를 더 많이 닮은 훈남. 아들 참석 시킨 이대장 입이 귀에 걸렸다.
가는 차 안에서 남미언니표 홍어무침에 차 안에서 주님을 영접하는 멤버들. ㅎㅎ
이젠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휴게소에 잠시 쉬는데 일요일인데도 영업을 안 하는것 처럼 보이는 휴게소.
오늘은 9시 전 산행을 시작. 짧은 코스라고 해 그런줄만 알았다. 대부분 가벼운 배낭이나 비무장.
넘들은 다 가벼운 배낭인데 유달리 무거운 배낭을 진 부회장님. 도대체 뭘 넣고 다니시는 건지....
무릎 수술 후 겨우 산에 컴백 하셨는데 무거운 배낭은 무릎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데
오늘 코스는 지난번 길이 태반인 거에 비하면 그야말로 비단길이다.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고 길도 푹신한 길이 룰루 랄라 노래가 나올 지경.
그래서인가 늘 투덜대던 전사장 마저 오늘은 선두 그룹에서 별 불평 없이 가고 있다.
오늘도 도로를 건너고 한곳은 역시나 공사중이라 가파른 곳을 오르는 곳.
2시간 걸러 점심 먹을 장소에 철조망을 잡고 내려서니 길.
안성cc 앞 공터에서 라면 끓여 점심 먹기. 오늘은 시산제가 있어 다들 반찬이 부실한편.
노식자가 되어 좀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한 시간이 12시.
부회장님과 강사장님은 시산제 준비 하신다며 오후 산행을 마다하셔서 14명만 오후 산행에 참석.
골프장 정문으로 들어가 기사용 화장실에 들렸다 바로 뒷쪽에 등산로로 연결되는데 길은 계속 골프장을 끼고 돈다. 골프장이 엄청 넓은것 같다. 간간히 필드에는 골프 팀들이 보이는데 아직은 한갖진 모습들.
산길은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고 봄 산 치고는 그다지 질지도 않은 길.
드디어 밥 먹고 1시간 반 만에 3정맥 분기점 도착. 일찍 온 사람들이 진작부터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 뒤 세사람은 아직도 오지 않고 있어 일단 있는 사람들끼지 사진 찍고 먼저 출발.
3정맥 분기점에서 5분 정도 올라가니 보이는 칠장산 정상석.
정상은 조망이 좋고 칠장사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헌데 양쪽에 cc이 보인다. 하나는 안성 cc, 또 하나는 안성 베네스트라고....
정상에서 사진 찍고 후미 못 기다리고 다시 출발.
정상석 지나 곧 보이는 오래된 정상석. 그리고 바로 보이는 급경사 덜 녹은 살 떨리는 길.
넘어졌다간 가문의 쪽팔림 제대로 보이는 길이라 버벅대는 사이 앞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게 날아가 버렸다.
남미언니와 버벅대며 사이좋게 가는데 난코스 지나고 나니 임도성 길인데 정비 된지 얼마 안되었는지 나무도 작고 길이 질다.
뒤에서 후미 사진 찍고 오시던 이작가님이 금방 추월.
헌데 이곳에서부터 반대쪽에서 오는 분들을 여러분 만났다. 한남정맥 하시는 분들이라고....
정맥 하면서 오늘이 사람 제일 많이 만난것 같다.
막판 내려서는 길이 공사중인 길이라 길이 안 좋다. 강사장님 조금 더 진행하면 하산하는 길이 있다 전화로 알려주신다. 덕분에 흙 많이 안 묻히고 곧 끝날 줄 알았는데 3시간20분 만에 겨우 하산완료.
선두 팀들은 안 좋은 길로 하산하나 이대장 아들은 한번 넘어졌다고....
길가 윗쪽 넓은 공터에 시산제 준비가 되어 있다. 후미까지 도착해 시산제 거행.
떡, 돼지머리, 나물, 과일, 포, 약과.......
올 한해 무사산행과 다음 부터 시작하는 금북정맥을 또 잘 이어가게 해 달라고 기원
또한 부상입은 회원들 빨리 산에 컴백하길 기원.
떡에 고기에 막걸리 배부르게 먹고 출발. 차 안에서의 노래방으로 여흥 즐기기.
그래도 아쉬운 백성들은 2차 맥주집으로 갔고 나머지 백성들은 집으로~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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