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연 3일 산으로? (청계산. 6/6)

산무수리 2011. 6. 8. 23:05

너무 넓은 창 - 안명옥 (1964~ )


식구들이 없는 한낮

오늘은 먹구름에 가려 햇빛도 실직이다

그가 화초를 들이고 살았던 5년이

불안의 잡초들 사이에 묻혀

바람의 잔소리만 무성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자고나면 수북이 떨어지는 나뭇잎들

자꾸 커가는 아이들의 눈빛이

블라인드에 걸려 흔들거리고

외국인 노동자 백만 명 시대

대책 없이 시들어가는 푸른 잎사귀들

 

늪처럼 떠도는 쓴 담배연기

뿌연 먼지 뒤집어쓴 담벼락 아래

바람이 스산스럽게 들이닥치는 오후

창 속, 낯선 계절의 이마가 너무 넓다


 식구들 다 빠져나가 모처럼 빈집의 넓은 창을 혼자 차지할 수 있는 날. 미뤄두었던 상념 밀려온다. 날씨가 먹구름에 햇빛도 실직이라고 햇빛‘이’가 아니고 햇빛‘도’라며 시작하더니 결국 실업 얘기에 이른다. 자신이거나 가족의 실업이 있을 수 있겠고, 사회의 수많은 푸른 잎사귀 젊은이들의 실업도 많이 걱정스러울 수 있겠다. 넓은 창 블라인드에 시구는 걸리지 않고 커가는 아이들 눈빛만 걸린다는 시인의 생활. 시인아, 낯선 계절의 이마 너무 넓어 스산해도 시업에는 실직 없으니 제 속의 시 아껴 꺼내 먹자. 누가 시 쓰라 한 것도 아니니 유구무언하자. <이진명·시인>

 

코스개관: 문원동 영보수녀원-청계사-과천매봉-수녀원

 

 

 

 

 

 

 

 

 

 

 

 

금욜 안샘이 준 초대원으로 팝 콘서트를 여재뭉과 봤다.

월욜 청계산 갈래? 하니 대답이 없다.

일욜 당나귀 산행 하고 집에 오니 여재뭉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다.

시간도 늦었고 나도 피곤해 일단은 잤다.

 

오전 모락산이라도 갈거면 오라고 하니 온다고 전화가 왔다.

헌데 쫀누나 전화. 오늘 산에 가자더니 어느산에 갔길래 연락이 없냐고....

엉? 집인데? 혼자 청계산이라도 가려도 집을 나섰다고 한다.

일단 우리집으로 와. 와서 같이 가자~

 

졸지에 멤버 셋이 되어 쫀누나 차로 과천으로 가는데 차가 많이 밀린다.

수녀원 앞 공터에 차 대고 그늘로 우회길로 올라가는데 다리가 뻐근하다.

여재뭉은 뭉치 속도에 맞춰 느리게 그것도 2시간 이내 산행만 했단다.

넷이 놀며놀며 쫀누나가 사 온 뽕따도 먹고 오이도 먹고 막걸리는 절고개 가서 사 먹기로 했었다.

 

헌데 절고개까지 힘들어 못가겠기에 청계사로 내려와 절 가로질어 절 뒤로 올라가 과천 매봉만 찍고 가기로 했다.

오래 사니 내가 산에 그만 올라가자고 하냔다. 헌데 정말 이젠 몸이 예전 같지 않다. ㅠㅠ

과천 매봉에서 인증샷 찍고 과천으로 하산.

강릉 동치미 막국수로 저녁 먹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