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608 - 김영승(1959~ )
어릴 적의 어느 여름날
우연히 잡은 풍뎅이의 껍질엔
못으로 긁힌 듯한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었다
징그러워서
나는 그 풍뎅이를 놓아 주었다.
나는 이제
만신창이가 된 인간
그리하여 主는
나를 놓아 주신다.
많이도 좋아한 시. 못으로 긁힌 듯한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는 풍뎅이를 시 속의 내가 징그러워 놓아주었듯, 만신창이가 된 나를 주(主)는 놓아주신다. 징그러워서. 징그러워서. 삼라만상을 품는 인자한 주 하나님조차 손을 놓아버리는 버림받은 인간의 비통과 애통이 맵다. 이미 세상으로부터 벗겨졌는데 하늘의 주로부터도 벗겨지니 다른 의미로 대해방, 대자유다. 비로소 만신창이 인간 스스로 주가 되어 하늘 땅 끊어진 길, 광인, 거지의 길 가야 한다. 자신이 만신창이가 된 징그러운 인간이라는 이 첨예한 인식은 존재 슬픔의 검은 바닥, 진정한 자아를 터치해 내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었을 전언이다. 표면의 조금은 위악적 포즈의 언술 아래로 낮아짐, 외로움이라는 순결한 영혼의 표지가 흐른다. <이진명·시인>
만나는곳: 2011.6.4 (토) 12:30 수유역 2번 출구
코스개관: 우이동-백운2매표소-하루재-백운산장-위문-백운봉-위문-용암문-대동문-보국문-대성문-평창동 (13:30~19:30)
멤버: 중학동창 넷
날씨: 화창하고 바람도 불어주어 산행 하긴 좋았음.
5월 산행 후 산에 또 가자고 해 6.6 산에 가기로 했었다.
헌데 구미의 미소가 일욜 관악산 6봉, 8봉 하러 올라온다고 해 일욜 산행은 함께 못해도 월욜 연휴니 하루 더 묵고 함께 산행 하자 잠정 약속. 헌데 가고 싶은 산이 양주의 불곡산이라고 한다.
친구들과 조인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 친구들은 바위 많은 산이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너무 먼것 같아 토욜 오합지졸 산행이 취소된지라 날짜를 바꾸자 하니 흔쾌히 동의해 주는 고마운 친구들.
수유역에서 제비꽃 만나 기다리며 점심 대용으로 약식을 먹었다.
성숙이와 진순이는 서울역에서 전철을 잘못 타 좀 늦는다고 한다.
넷이 만나 버스타고 우이동 도착.
원래 영봉을 염두에 두었는데 이 친구들과 영봉에 간 기억이 난다. 그래서 오늘은 백운대 올라가기로 해 백운2 매표소에서 올라가니 한갖지고 길 너무 좋다고 하는 친구들.
어제 아들 면회 다녀와 제비꽃은 좀 피곤해 하긴 했지만 해도 길도 날도 좋고 바람도 불어주고 제비꽃 집인 부암동에 놀러간다고 해 평창동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다.
백운산장에서 쉬었다 백운대 올라가니 인수, 만경대 원효능선 등이 한눈에 들어오니 너무 멋지다.
사진 찍고 내려와 용암문 지나 대동문에 도착.
대성문까지는 좀 긴듯 해 이쪽으로 하산할까 하니 평창동으로 안 가봤다고 가고싶어 하는 진순이.
가급적 우회길로 대성문까지 가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대성문에서 평창동 하산길도 생각보다 먼데 후미에 처진 제비꽃이 영 진도가 안 나간다.
막판 다리에 쥐가 난다고 한다.
산행도 어언 6시간이 다 되가는데 아무튼 겨우겨우 하산은 했는데 내려와 주저앉는다.
어찌나 미안한지....
욕심으로 산행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잠시 내려놓았었는데 번쩍 정신이 든다.
나도 산악회 행사때문에 3주 만에 산행을 해서인지 다리가 뻐근하니 이 친구는 말해 무엇 하리....
격국 집들이고 뭐고 빨리 집에 보내는게 상책인것 같다.
거의 버스 타는곳 내려오니 택시를 만나 이 친구는 집으로 바로 가고 남은 셋이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월욜 불곡산에 흥미를 보이는 진순이.
미소는 사진 수업 보충때문에 월욜 산행 못 온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헌데 나도 일욜 당나귀 산행도 있는데 긴 산행은 부담되어 함께 산행은 포기.
무식한 대장으로 또 한명의 어린 양이 개고생을 했다.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탓이로 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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