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동구(禪隕寺 洞口) - 서정주 (1915~2000)
선운사(禪隕寺) 고랑으로
선운사(禪隕寺)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동백꽃을 보러 갔다가 제철이 아니어서 주모가 걸쳐주는 목 쉰 육자배기나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을 걸치고 돌아섰다는 이 범상한 행각은 ‘선운사’라는 세파를 떨친 절 이름의 초월성과 동백꽃의 아름다움, 그리고 막걸리 집 여자의 목 쉰 육자배기가락이 갖는 신산한 세속성과 범벅이 되어, 우리의 상상력을 견고한 시간의 벽과 마주 서게 한다. 그리하여 봄의 육화(肉化)는 때 일러 아직 피지 않은 동백꽃의 시간을 작년 봄이나 그 이전에 피었던 꽃들과 겹쳐놓는다. 동백꽃 주막은 ‘막걸릿집 여자’가 깔아놓는 소리의 징검다리 건너편에 있다. <김명인·시인>
산행일: 2011.6.12 (일)
코스개관: 청룡사-좌설사갈림길 우측길-운적암갈림길 우측-정상-헬기장-운적암-청룡사입구
날씨: 한여름이 부럽지 않은 날
아침 두 언니는 밥 하느라 바쁜 모습.
장수샘은 천안에 약속이 있다 하셨고 푸르름은 오마니 기사 노릇하러 고향가기.
우리 도시락 싸 준다고 밥을 한가득 하고 아침부터 궁중떡볶기에 고등어 김치찜까지 푸짐하다.
다들 한공기 가득 먹고 싸 주신 도시락까지 먹고 느지막히 출발.
귀가 하기 쉽게 안성 서운산 등산자료 가져온 여산.
헌데 이 산 아무래도 정맥 하면서 와 본것 같다.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하다. 겨우 차 세워놓고 청룔사부터 들렸다.
절이 크진 않았는데 법당 기둥이 심상치 않고 법당 앞 석탑도 예사롭지 않다.
입구에서는 해설사들이 아이들 데리고 설명이 한창이다.
대웅전과 동종이 보물이라는 이 절은 대웅전 기둥만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개심사 기둥은 아무것도 아니다.
감탄하고 한바퀴 돌아보며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기둥에 기대니 문화재에 기대지 말라는 남푠.
가둥 곳곳에 좀 먹은 구멍이 보이고 세면으로 때운곳이 보이고 시주자 명단은 오래되어 읽을 수가 없다.
절 입구의 사리탑을 본 여산 고려시대인것 같다더니 과연 고려 경종때 절이라고...
이곳이 바우덕이 사당패 본거지라고 한다.
동종은 법당 안에 있는 종인것 같다고 하니 예불 마치신 스님이 직접 들어가 보라 하신다.
삼배 하고 둘러보니 탱화도 아래쪽은 좀이 슬어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구경하고 나오는데도 해설사의 설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아마도 관광 온 사람들 일행인데 설명을 끝내주지 않아 가지도 못하고 잡혀있는듯 했다.
등산로 안쪽까지 차가 세워져 있어 길은 약간 어수선.
곧 좌심사 갈림길이 나오고 우린 우측으로 가는데 또 갈림길이 나와 물어보니 우측길이 좋을거라는 현지인.
갈림길에서 계속 우측길로 올라갔고 산딸기도 몇개 따먹었고 막판 경사진 곳을 올라가 능선에 겨우 붙었고 정상 가기 전 께끼도 하나씩 사 먹었고 정상에 올라가니 내가 온 금남정맥 길이 맞네.
정상 지나 막걸리 파는 곳 앞에 놓인 거울에서 오늘도 사진 몇장 찍고 헬기장에서 그나마 조망이 보였고 이쪽 능선의 정자에 올라가니 사람이 바글거려 내려와 중간 엉거주춤한곳에서 맥주 한모금씩 하고 나오는 갈림길.
좌심사, 운적암, 바로 청룡사 하산길에서 가위바위보르 정하는데 방청객까지 한명 끼어 가위바위보를 하니 청룡사가 윈.
좌심사길은 멀다고 절충안으로 운적암 길로 하산하기. 놀며놀며 가도 4시간이 채 안 걸린다.
주차장 근처 느티나무 할머니집에서 묵밥 먹기.
가격은 싸진 않았는데 (7000원) 묵은 제대로 된 맛이라 시원하게 먹고 배 부르다면서도 옛날 호떡 한개씩 사 먹고 뒷자리 취침모드, 앞자리 운전모드로 막히지 않고 4시 전 평촌 무사히 귀가.
차 막히기 전에 가라고 잡지 않고 여산 이감탄 출발.
난 청소하고 목간통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장수샘 집에 가 봐서 좋았고 바로 앞 탁구장이 있어서 그것도 맘에 들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선물까지 주는 언니들.
감,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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