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암에 살며 2 - 이윤규 (1955 ~ )
깨어 있는 것은 아름다워라
종꽃 피는 날 아침은
종꽃 같은
이름이 되고 싶네
내 아침 산책길의 끝에는 무덤이 있지
개울가에 다녀온 마음은 개울물 같은
파란
빛.
오늘은 누구라도 만나고 싶네
종꽃 같은 이름, 종꽃 같은 이름, 무슨 이름이 종꽃 같은 이름인가 즐거운 의문 몇 날을 맴돈다. ‘종꽃 피는 날 아침은/종꽃 같은/이름이 되고 싶’다고 한 시인의 시를 수십 년 다시 볼 수 없다면, 그 시인 종꽃 같은 이름 되어 멀리 갔다고 여기면 되리. ‘아침 산책길 끝에서 무덤을 만나고, 개울가에 다녀와 개울물 같은 파란 빛 마음이 된, 그날은 누구라도 만나고 싶’다고 한 시인의 시를 수십 년 다시 볼 수 없다면, 그 시인 만나고 싶은 누군가를 만나 먼 길 간 것이라고 여기면 되리. 시 또는 시 같은 것 더 이상 끼적이지 않고 먼 다른 삶으로 넘어간 옛 시인들에게 영광 있으라. <이진명·시인>
산행일: 2011.6.11 (토)
코스개관: 평촌출발-화양계곡주차장-화양3교-안부-정상-마애불-학소대-주차장
날씨: 여름이니까...
멤버: 장수샘, 푸르름, 그리고 넷
장수샘이 12월 말 퇴직을 하시고 2월 오창으로 이사를 하셨다.
함께 이사하기로 하신 애섭샘은 성남에 오피스텔로 옮기셨다고 한다.
그럼 홀로 오창에?
마음은 곧 가 뵙고 싶었는데 주말만 바쁜지라 계절이 바뀌도록 가보지 못했었다.
6월 아주 모처럼 여산과 시간 맞춰 제주에 가고 싶었는데 올라오는 비행비편이 전혀 없어 포기하고 이참에 장수샘 뵈러 가는건 어떠냐고 하니 좋은 생각이라고 힘을 실어 준다. 남푠과 이감탄도 시간 된다고 해 넷이 가기로 했다.
푸르름은 사실 오늘은 청주에서 조용필 콘서트 보기로 했고 내일은 어머니 기사노릇 하는 날이라 시간이 안되는데도 콘서트를 포기하고 우리랑 놀아 준다고 왔다.
고맙고 미안하고.....
7시 우리집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밥 먹고 어쩌고 하니 거의 8시 다 되 겨우 출발.
점심을 싸야 하는데 반찬이 없어 고만하던 차 이감탄이 장조림, 김치를 가져왔다고 해 부랴부랴 밥만 쌌다.
빨라야 10시반쯤 될것 같다 연락하고 화양계곡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휴게소 한번 쉬고 가는데 10시 벌써 도착해 계곡에서 놀고 있다는 문자.
헌데 계곡이 지저분해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계시다. 작년 장수에서 뵙고 거의 6개월 만인것 같다. 만나 인사하고 출발.
화양계곡 아주 오래전 와 보긴 한것 같은데 땡볕과 물만 기억이 난다.
여산이 추천한 이 산은 등산로 입구까지는 완전히 유원지 분위기.
우암 송시열과 관련이 많은지 그분의 발자취가 곳곳에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 시작.
도명산 정상 가는 길은 비교적 순한편. 조망은 없지만 그늘이 미모를 지켜주고 있다.
오랫만에 함께 산행 하는 장수샘은 예전보다 체력이 떨어지신것 같다. 가끔씩 방문해 운동 시켜 드려야 겠다고 우리끼리 의견 교환.
오늘 내 디카 빼앗고 비무장 산행 하는 남푠이 장수샘 배낭을 대신 지고 가기.
푸르름도 얼마 전 통영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한동안 산행을 못했고 왼팔이 불편이 오른팔로만 작업을 했더니 오른팔은 엘보우까지 왔다고 한다.
푸르름은 체질은 건강체질인데 이런 저런 부상을 심심치 않게 입는다. 성격이 급한건가?
우리가 함께 간 산행 중 오늘이 그중 사람이 많아 보인다. 산이 크지 않아서 대중성이 높아 그런건가?
한팀이 내려오고 있어 어디로 올라오신거냐고 하니 이리저리 왔다 하신다.
여산 왈, 이젠 절로 가실거죠?
아니요? 암자로 갑니다~ ㅎㅎ
곧 나타난다던 마애불은 보일 생각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 있는겨?
마애불 찾으러 오다보니 어느새 정상. 어?
땡볕 정상에는 역시나 사람이 많다.
인증샷만 얼른 찍고 그늘에서 늦은 점심 먹기.
여산은 휴게소에서 소세지 하나 사 달라고 해서 먹더니 소화가 안된다고 점심을 거부한다.
장수샘표 유부초밥과 함께 점심을 부족할까봐 조금씩 양보하다보니 오히려 남았다. 여산이 먹었다면 딱 맞을뻔 했다.
여산은 사과로 점심을 대신하고 정상에서 한바탕 작품활동 하는새 굼벵이들은 먼저 출발.
올라가는 길에 있다던 마애불은 하산길에 나타났다.
생각보다 컸고 특이했고 샘물엔 올챙이가 수영하고 있어 먹기엔 그렇지만 엄청 시원하긴 했다.
예전 낙영사 터였다는 마애불 자리는 참 그윽하고 좋았다. 오늘 산행에서 마애불 뵌것만 해도 부족함이 없다는데 다들 공감하며 하산하는데 하산길은 찍을거 없다고 아예 찍지도 않는 두 찍사들.
하상길 학소대에서는 한팀들이 다이빙 하면서 놀기.
오디가 보여 한바탕 따 먹고 걸어 내려오는 계곡은 땡볕이라 좀 아쉽다.
거의 다 내려와 아이스크림 한개씩 사 먹고 그냥 내려가자니 아쉬운데 계곡 건너 그늘이 있고 여기도 사람들이 많이 놀고 있어 우리도 잠깐 앉아서 놀기.
아그들 몇은 누두 바캉스를 즐기고 있는데 산악회에서 따라온 아그들이 정상까지 유치원 가방 메고 오더니 여기서 놀고 있다.
우리는 남자들만 발 잠깐 잠그고 놀았다.
설악산 흔들바위를 외국인 여러명이 굴려 구속되었다는 소식. 검색해 보니 뻥이었다고... ㅎㅎ
이젠 집들이 가기.
화양계곡에서 1시간쯤 걸리는 오창.
세분이 살기 좋은 이 아파트는 확장형이라 무쟈게 넓었고 방 셋이 다 남향인 기숙사 분위기.
집들이 선물로 여산의 화과자, 이감탄의 시골국수, 우린 레자미표 양갱.
큰방 애섭샘 방에서 남자 셋이 자기로 했고 난 푸르름 방에서 함께 자기로...
씻고 쩍지게 차린 저녁상을 받는데 한정식 분위기.
과일도 예쁘게 싸우지 말고 먹으라고 나누어 주신다.
그리고 탁구 치러 가기로....
이파트 상가 지하에 있는 시설 좋은 탁구장.
대회 입상한 사람도 많다고...
푸르름은 예전 레슨만 한달 받으며 폼만 잡다 관뒀다는데 폼이 예사롭지 않다.
여산이 하는 설명을 바로바로 알아듣고 교정하는 모습이 놀랍다.
장수샘은 실전은 해 보셨는데 폼은 완죤히 개탁구.
헌데도 구석구석 볼이 꽃히는 모습은 거의 명인 수준이라 웃었다.
1시간 탁구치고 집으로....
연속극 보며 얼굴이 오이팩까지 하는 호강을 하며 꿈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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