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박물관 관람기 - 홍일표(1958~ )
꽝꽝 얼어붙은 계곡
이따금 꿈틀거리는 물의 등줄기가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니
물속에서 누가 둥그런 눈을 껌벅인다
가만히 안을 들여다보니
독거노인이 혼자 웅크리고 앉아
흐르는 물에 설거지를 하고 있다
달그락달그락 유리그릇 부딪는 소리
허리 굽은 노인의 등허리에
일찍 저무는 산그늘이 내려앉는다
돌아앉은 적막강산에 기대어
우두둑 노인이 허리를 펴고 일어선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바람이 겨드랑이를 부축하고
촐랑이는 물소리도 따라나선다
산 아래 움막이 있는 하류까지 아기작아기작
막둥이 같은 돌멩이의 언 손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흘러간다
천천히 쓸쓸해진다
꽝꽝 언 겨울 계곡 얼음박물관에는 아직 유물(遺物)은 아닌 오래된 사람, 생존하는 오래된 사람인 노인이 들어 있다. 언 물을 깨고 독거의 식기 몇 개 웅크려 설거지하고 있는 형상으로. 그 형상 물구덩이에 눈도 껌벅여 비춰주고, 달그락 유리 그릇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려준다. 이 오래된 사람, 얼음박물관에서의 설거지 몇 번이나 더 남아 있을까. 내리는 어스름에 우두둑 일어서 마지막 거처 산 아래 움막으로 아기작아기작 흘러가는 유물 대기자. 동절기 얼음자연박물관 관람 쓸쓸한가, 쓸쓸해지는가. <이진명·시인>
서울시연맹 청소년산악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등산교육에 참석하는 날.
친구 세일러마 딸 결혼식이라 염두에 둔지라 옷,신발을 싸가지고 출발. 먹여준다고 침낭만 들고오면 된다고 했다.
아침 도봉산 포돌이 광장 9시에 가니 기념품 나누느라 바쁜 모습들이다.
청소년 위원회 학교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나머지 개인 팀들은 산악회 이사인 위원장께서 각 자녀들 참석을 독려해 참석한 인원들.
기념품 나누어 주고 암벽장비도 개별 지급했는데도 남아있는 짐이 너무나 많았다.
자기 짐까지 놓고 간 학생들도 있어 결국 단체 짐은 지게에 싣고 올라갔다.
도봉산장은 서울시연맹 한국등산학교 교육작으로 사용되는 곳인데 1층은 개인이 매점으로 사용하고 있고 2,3층을 등산학교에서 이용하고 있었다.
입소식을 했고 점심식사 후 기초암벽교육 받기.
확보법, 하강법을 한번씩 실시하고 도봉산장으로 돌아와 저녁 취사하기.
점심만 해도 밥 하는게 어설펐는데 저녁이 되니 많이 나아진 모습들.
교사들은 조리사 자격증 있는 이샘이 세프 역확을 담당해 우리들은 까고 씻고 보조 노릇만 하면 되었다.
점심엔 마파두부, 저녁엔 부대찌개, 그리고 야참으로 수육까지.....
연맹은 한산과 달리 이사들이 다른 위원회 행사에 참석하고 격려해 주는 분위기.
격려 자체는 좋지만 가끔씩 참석하는 나같은 백성들은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고 식수가 늘어나니 밥 해 먹이는 사람도 쉽지는 않다.
오늘만 해도 16명 정도가 식사릏 한것 같다. 그중엔 자신의 자녀를 보내고 도우미 겸 참석한 분들도 계셨다.
원래는 3시경 내려와 결혼식 참석하고 도로 올라올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고 위원들보다 게스트가 더 많아 교육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는것.
능력 딸리지만 함께 교육에 참석하는게 도리인것 같았다. 내가 없다고 결혼식에 지장이 있는건 아니니까...
정샘은 저녁에만 참석한다고 오후 참석.
저녁 행사는 산악인 한왕용씨 강의와 신현대씨 산노래 배우기.
산지에서만 본 사람들을 직접 뵙게 된다니 설레었다.
저녁무렵 한왕용씨 도착. 먹고 남은 밥으로 저녁을 드시고 강의를 하시는데 보여주려는 자료가 cd로 되어잇는데 컴이 cd를 읽을 수 없다고....
막간을 이용해 우리들도 한왕용씨와 사진을 찍는 영광을..
강의 내용은 원정시 한걸음씩 나아간 사람이 정상에 올랐다는 이야기, 협찬 받지 않고 자기 힘으로 등짐 져 돈 모아 원정 다닌 이야기, 산에 다니다 보니 어느날 14좌를 다 하게되더라는 이야기, 우리나라 음식이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환경오염이 많다고 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참 내용이 소박하면서도 진심이 와 닿았다.
이어서 신현대씨의 산노래 배워보기도 참 좋은 경험이었다.
학생들은 사실 크게 와닿지 않았을텐데도 경청 자세가 나쁘진 않았다.
5.29 (일)
6시 경 기상해 아침 밥 해 먹고 치우고 암벽 실전에 도전하기.
마운틴 기자가 취재차 방문.
암벽교육은 2팀으로 나누어 진행.
오전이 다 지났고 산장으로 돌아와 총무님과 이샘이 등짐 져 사 가지고 온 김밥 먹기.
오후까지 교육을 진행하면 시간도 많이 늦어지고 정리할 시간도 없는지라 점심 먹고 자연보호 활동 하고 수료식 하고 하산하기.
포돌이광장에서 해산.
스탭진들 뒷풀이로 시원한 콩국수 먹기. 그리고 집으로...
집에 오니 화성 마라톤 본부에서 하프 여자 최고령 참가자라고 5만원 상당의 호두 세트 택배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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