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1 일기

둘레길가다 세검정으로 빠질뻔.. (7/2)

산무수리 2011. 7. 5. 01:00

조금씩 이상한 일들 4 - 김경미(1959~)

사과에서 녹내나던 저녁, 한 사람의 숨이 멎었다

멎고 보니 사람은 흙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숱한 끈과 붕대와 마개로 돌아간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시신의 무엇이 두려워 저토록

묶고 감고 메우고 막는 것일까

마지막 두 발 하염없이 묶일 때

화장실에 달려가 가슴끈을 풀었다

창 너머 칸나꽃이 크고 붉은 동물 같았다


‘입관실에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시다. 우리에겐 가끔 전혀 낯설지 않은 지상의 일이 갑자기 낯설게 보일 때가 있다. 아마 죽음이 그런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위의 시는 우리가 늘 부닥치면서도 파악하지 못한 채 달아나기만 하는 죽음의 한 모습을 아주 냉정하게 포착한다. 죽음의 형식을 통해 죽음 속으로 들어가려 하는 시인의 객관화된 암시성, 가끔 그런 암시의 맛 때문에 무한 확장되는 시의 힘을 느끼진 않는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가장 오래된, 낯익은, 이해되는, 그러면서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죽음이라는 것. 아침부터 미안하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니.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역에 있는 기차가 아닌가. <강은교·시인>

 

 

 

 

 

 

 

미녀삼총사 경복궁역에서 비나 오나 눈이 오나 일단은 만나기로...

4 브라더스는 1박2일 낚시 여행을 다녀온 후.

경복궁역에서 만나 통인시장에 가 점심으로 '기름떡볶기'와 모듬전 먹기.

떡볶기는 하늘이 어려서부터 즐겨 먹던 곳이라는데 70대 60대 두 자매 젊은언니가 아주 얇은 떡을 기름에 볶아 주는데 매운맛, 순한맛 두가지다.

양은 떡만 있어서인지 좀 작은듯 하고 일인분 3000원이라 2인분 맛대로 시켰고 전 파는것 본 순한공주 먹고 싶다고 해 모듬전 하나 시키니 합이 마넌.

 

맛은 슴슴한듯 하면서도 끌리는 맛.

나름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나 말고도 사진 들이대 찍는 젊은 청춘들.

다 먹고 배낭을 드는데 가볍다.

어? 배가 부르면 배낭 무게도 가볍게 느껴지나?

알고 보니 젊은 청춘 배낭이었다.... ㅠㅠ

하늘이 다니던 유치원도 보고 화상치료로 유명하다는 강남의원도 보고 버스타고 상명대 입구로....

 

 

버스 타고 지난번 잘못해 내려온 상명대 입구에서 하차.

헌데 눈에 팍 들어오는 풍기 인견전문점.

요즘 인견 홀릭이라는 순한공주를 위해 들어선 곳은 우리 눈에는 내복처럼 보이는 옷들이 가득히 걸려있다.

첨엔 할머니 패션으로만 보이던 것들이 하나 하나 입어보니 나름 시원한 패션감을 보여준다.

요즘 옷 사본지가 얼마인지 모르겠다는 순한공주가 결국 제일 많이 질렀고 우덜도 겉옷, 속옷을 샀다.

똑같은 인견바지를 셋이 색깔별로 사서 돌려입자는 순한공주.

그럼 세벌의 효과가 있다나 뭐라나?

문제는 어디다 넣고 가냐구요...

결국 하늘이 빌려준 아이스박스를 내 배낭에서 꺼냈고 하늘 옷은 아이스박스에 넣고 야쿠르트 아줌마 모드로 다니게 되었는데 힘들때 팔도 기대고 나름 괜찮았다고... ㅎㅎ

 

 

 

 

 

 

 

아무튼 거의 2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나니 3시가 훌쩍 지난 시간.

지난번 내려온 길보다 좀 더 제대로 된 등산로를 가고 싶어 주황색 꼬리표 따라 길을 가 보니 보도교 바로 아래 나타나는 옥천사 백불.

인터넷에서 보고 궁금해 했었는데 여기 있었네....

꼬리표 달린 길은 생태환경 길이라서인지 계속 길로 걷는거라 결국 되돌아와 하이츠빌라를 끼고 올라가니 지난번 우리가 하산한 길과 만난다.

날은 무쟈게 더웠고 비가 곧 내릴듯하게 흐리긴 했는데 비는 내리지 않았다.

 

 

 

 

 

 

 

 

 

 

 

 

 

 

 

 

 

 

 

 

 

 

 

 

 

 

 

겨우겨우 독박골암문에 도착해보니 이곳에서 성벽을 버리고 가는 길이 둘레길.

평창 마을길이라는 이 길은 결국은 길로 길게 길게 내려서니 구기터널 입구애서 내려와 길을 건너 평창동 주택가를 헤매는 길.

그래서인지 길을 헤맬까봐 길에 줄을 그어놓아 찾기는 비교적 쉬운데 걷는 재미는 좀 없다.

간간히 둘레길 걷는 사람들을 만났고 평창동 주택가 정점에 가니 힘들다고 그만 가기로 해 계단을 직선으로 치고 내려오는 길을 하염없이 내려오기.

조망이 좋기는 한테 걸어 다니는건 쉽지는 않을듯.

 

속세(!)에 내려서니 보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촬영 트럭 한대.

열살만 젋었어도 어디서 찍나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고 내려와 힘든 몸을 시원한 냉면으로 식혀주기로 해 장군갈비에서 떡갈비냉면 패키지로 배 터지게 먹었다.

초저녁에 먹으니 살 덜 찔 거라 세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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