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 김경주(1976∼ )
고향에 내려와
빨래를 널어보고서야 알았다
어머니가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는 사실을
눈 내리는 시장 리어카에서
어린 나를 옆에 세워두고
열심히 고르시던 가족의 팬티들,
펑퍼짐한 엉덩이처럼 풀린 하늘로
확성기 소리 짱짱하게 날아가던, 그 속에서
하늘하늘한 팬티 한 장 꺼내 들고 어머니
볼에 따뜻한 순면을 문지르고 있다
안감이 촉촉하게 붉어지도록
손끝으로 비벼보시던 꽃무늬가
어머니를 아직껏 여자로 살게 하는 한 무늬였음을
(중략)
쪼글쪼글한 꽃 속에서 맑은 꽃물이 뚝뚝 떨어진다
눈덩이만 한 나프탈렌과 함께
서랍 속에서 수줍어하곤 했을
어머니의 오래된 팬티 한 장
푸르스름한 살 냄새 속으로 햇볕이 포근히 엉겨 붙는다
어머니는 쪼글쪼글 시들어가고 있으나 어머니의 꽃은 아직 시들지 않았다. 낡은 팬티 속의 꽃, 수줍은 봄처녀의 하늘하늘한 맵시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꽃, 이 꽃물이 번져 눈을 뚫고 포근한 햇볕이 오는 것이리라. 시장 리어카 상품이 어머니로 하여 최고의 브랜드가 되었다. <손택수·시인>
7월 만난 산계 모임.
한번 만나면 헤어질 줄을 모르면서 좀 자주 만나지 그랬다는 대장님 말씀에 힘입어 백수 기간 날을 집으려니 여의치 않아 결국 개학 직후 잡은 날.
사당역 '오리와 참게' 에서 6시반 만났다.
다들 정시에 도착해 서로 놀랬다.
진흙구이 오리 1마리 시켜 일단 먹고 더 추가할까 했는데 후식으로 나온 국수, 소면을 먹고 나니 배는 어느정도 찼다.
나 이외에는 다 날씬해 진 모습들.
난 허리 실종 되었다고 놀린다. 그래서인지 얼굴 때깔은 좋아 보인다나?
흥, 나도 다음엔 허리 찾아가지고 올께... (말로만?)
옆 건물로 이동해 찻집에 둘러 앉았는데 여기도 곧 사람이 가득찼다. 손님 대부분이 여자인데 목소리 톤이 높아지면 다 같이 높아지고 낮아지면 다 같이 낮아지는 이상한 현상.
아직 시간은 남아 있지만 대장님 미리 버스데이도 약식으로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어찌해야 잘 사는건지도 이야기 했다.
우리의 희망사항은 대장님처럼 나이 먹는것.
요즘은 사진만 배우러 다니신다고 해 언제 전시회 하냐고 하니 9월 초에 하신다고...
매달 만나기로 했는데 9월 모임은 전시회 보고 밥 먹으면 되겠네...
'산 이외... > 2011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토 (9/3) (0) | 2011.09.05 |
---|---|
엄대장과 함께 하는 청소년 산악체험 학교 (8/27~28) (0) | 2011.09.05 |
출신성분 같은 친구 만나기 (8/9) (0) | 2011.08.15 |
둘레길가다 세검정으로 빠질뻔.. (7/2) (0) | 2011.07.05 |
철사모 (6/14) (0) | 2011.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