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다문 입 - 문동만(1969~ )
새꼬막 까먹다,
개 중에 입을 열지 않는 것들을 만나면
죽어서 앙다문 어떤 입들이 생각나서
모질게 열 수 없는 당신 말이 떠올라서
짭짜름한 해감내 흐르는 갯바닥 길이
발바닥이 우묵하니 걸리는 조개등짝도 생각나서
둘러앉아 동죽과 백합을 까먹고 간간한 국물에
떡수제비를 끓여먹던 그 저녁이
반딧불이 꽁무늬에 흐린 등을 달던 그 여름밤,
쑥불 연기 속으로 날아간 아무개댁 아무개엄니
아무개 아버지 객사한 아무개성 미쳐버린 아무개누이 등등
장삼이사 누추한 이름붙이들, 생각나서
그 닫힌 입을 열다 보면, 아 입이 없는 당신들
먹을거리를 노래한 시들이 재미있을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늘 먹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만큼 진정성이 묻어 나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여름 당신도 잡숴 보셨을 꼬막을 보면서 이런 죽음의 노래를 부르다니…. 아니 당신도 노래를 불렀다고요? 당신 특유의 노래를? 그렇다면 훌륭한 시가 되었겠지요. <강은교·시인>
산행일: 2011.8.21 (일)
코스개관: 팔봉중-백화산-붉은재-오석산-백화산-태을암-모래기재 (태화여고)-예비군교육장-차도고개-유고개-장재 (9:30~18:00)
멤버: 당나귀 11명.
날씨: 화창한 여름날. 바람은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타: 태안의 유명한 토담집에서 간장게장과 우럭젓국으로 포식. 새신자 까멜리아와 여울이 신고식 겸 쏘다~
이번 산행은 긴팔, 긴바지 입고 얼음물 충분히 준비하라는 총무님 문자.
산행 전 산행 코스 안내를 읽긴 하지만 막상 산행 할때는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다녀와 읽어보면 아하, 여기구나... 싶다.
산행기는 예습보다는 복습이 확실히 효과적.
버스를 탔다. 오늘도 역시나 헐렁하다.
오늘은 회장님도 해외에 나가셔 못 나오셨고 꼭 온다던 부회장님도 안 보인다.
미경씨 왈, 그래도 오늘은 11명이예요~ 웃고 말았다.
쳐 자고 휴게소 일어나 미경씨와 상금씨가 아침으로 가져온 샐러드, 선식을 얻어 먹었는데 맛이 좋다.
배가 안 고파 사양했는데 진작 먹을껄....
9;30 팔봉중 앞에서 출석부 찍고 운동장 지나 후문으로 나서서 마을길을 계속 걷기.
이 마을은 참 정갈하고 조용하다.
꽃도 피었고 조경용 나무도 많이 심겨져 있고 길도 지저분함이 전혀 없어 길을 걷는데도 즐겁다.
이장님이 훌륭하신가보다 하고 웃었다.
멀리 백화산 방향을 향해 간다.
가는 도중 '굴포운하지'라는 안내판.
이곳이 고려시대 운하였나 보다.
1시간 여 만에 등산로로 겨우 진입. 이제 1시간만 가면 된다는 이대장말에 다들 코웃음 친다.
이젠 아무도 안 속거든요?
역시나 이곳도 길이 어수선하다. 그래도 지난번 보다는 낫다 생각했는데 이곳은 완전히 장애물 넘기.
중간 중간 나무를 건너야 하는데 넘자니 높고 기자니 너무 낮고....
지난번 빠졌던 전사장은 길이 난감한가 보다. 그래도 오늘은 찌르는건 덜하다.
오늘 주로 길로만 걷는줄 알았는데 염려한것 보다는 낮지만 흙길을 많이 걷게 된다.
임도 한번 건너고 경사를 올려치고 나오는 산불감시초소와 오석산.
인증샷 찍고 계속 내리막 가기.
오석산에서 백화산 가는 길은 나타날듯 나타날듯 영 안 나타난다.
그래도 오늘 날씨는 아침에 서늘한것에 비해서는 덥지만 지난번 산행보다는 확실히 물이 덜 먹힌다.
백화산 가기 전 내리막에서 서서 쉬면서 거봉 먹고 내려섰고 다시 능선을 붙는데 백화산 이었으면 싶은 봉우리를 몇개 지났고 벌목지라는 곳을 지나서 좀 길게 쉬면서 오늘의 첫번째 슬러쉬 먹기.
이곳에서 다시 임도 건너니 오늘 처음 나타나는 백화산 정상 안내판.
거리로는 600m 인데 그동안의 길과는 다르게 바위가 많이 눈에 띈다.
시간도 지났고 덥기도 해 다들 지친 모습들.
정상엔 군부대가 위치해 있고 군부대 옆으로 지나 바람 잘 부는 곳에서 쉬면서 총무님표 초코파이 먹기.
이대장은 왜 안 올라오냐고 기다리다 못해 전화.
오늘 산행 중 그중 제대로 된 등산로를 조금 더 밟고 나타나는 백화산 정상은 군부대를 끼고 있는 정상 치고는 참으로 훌륭하다.
정상석도 2개나 있고 태안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멋진 조망.
사진 찍고 조금 내려가니 공식 식당인지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는데 맛있냐고 물어봐도 아는 체도 안 한다고 바닷가 동네라 인심이 사나운가 하면서 웃었다.
헬기장이라고 표기된 곳으로 내려서니 군부대 앞.
이곳에는 약수터가 있다. 여기서 포장 도로를 조금 걸어 내려오니 보이는 태을암. 이곳에 국보가 있다고 해 잠시 둘러 보았다.
서산마애삼존불처럼 여기도 태안마애삼존불이라는데 국보다. 부처님 배치가 아주 독특해서인것 같다.
국보 있는 절 치고는 소박한 이곳.
조금 내려오니 우측에 큰 바위가 보이는데 이곳이 조망처.
이곳에서 내려서면 태안여고라는데 정맥길은 여기서 왼쪽 능선을 타고 가야 맞는데 작가님 포함 선두조들은 길따라 내라간다 가 버리고 후미백성인 우리들은 능선따라 걷기.
여기도 백화산인지라 제대로 된 등산로인데 관악산과 많이 닮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내려오니 태안여고가 빤히 보이는데도 중간 공사장이 있에 한참 돌아가 학교 앞에 오니 마애불까지 500m 라는 이정표.
당연히 길 걸어온 사람들이 도착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넘의 학교 교문 앞에 큰 단풍나무 한그루 그늘이 있어 돗자리 깔고 길게 점심 먹기.
지역 주민이 보면 참 웃긴다 했을 거다.
밥 잘 먹고 오후 구간도 길 걷는곳이 많다고 해 그런줄만 알았는데 학교를 돌다 바로 좌측으로 표지기가 되어 있다.
헌데 길이 거지같아 가고 싶지 않았는데 조금 올라가니 태안여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이곳은 학교에서 애용하는 길인지 표지판이 간간히 보인다.
걷기 좋은 길을 조금 걷고 나니 다시 나타나는 길.
이곳에서 마을길을 걸으니 보이는 예비군 교육장.
교육장을 끼고 임도를 걷는데 이곳에서 왼쪽 오르막 길을 하마트면 놓칠뻔.
예비군 교육장 철조망 안으로 난 길을 한참 올라가고 조금 헝클어진 길을 걷고 나오는 차도고개.
이곳에서 미경씨가 힘들다고 상금씨와 찻길로 걸어 등나무 슈퍼로 간다고 한다.
이 더운날 땡볕 걷지 말고 산길로 걷자고 끌고 산길로 들어섰다.
이곳은 산이 매우 시원했다.
산이 100m 도 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 산이 아니라 힐이라는 캬튜사 출신 작가님의 해석.
길은 많이 나쁘지 않았고 쉬면서 더덕 슬러쉬 한번 더 먹어주고 내리막에서 양갈래 길이 나와 우측으로 오다 다시 좌측으로 좀 편안한 길로 내려서는데 갑자기 미경씨가 뒹군다.
다리에 쥐가 나 쩔쩔 맨다. 안 그래도 조금 아까는 벌에 쏘였는데 괜히 끌고와 고생한다. 좀 미안타...
손을 눌러주어 쥐를 다스리고 다행히 길이 나왔다.
헌데 능선을 조금 비껴났다고 한다.
길 건너 등나무 슈퍼에는 정맥꾼들이 달아놓은 표지기가 주렴 같다.
우리도 아이스크림 먹고 인증샷 찍고 마지막 장재를 향해 가는데 미경씨, 상금씨는 찻길을 따라 걷기로 했고 우리들은 정맥 길을 따라 걷는데 이 길이 조금 더 돌아가는 길.
원래는 낮은 언덕을 걸어야 하는데 개발이 되는 바람에 임도성 길을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걸어야 했다. 다행히 그늘이 많이 지루함이 덜하다.
마지막 우렁각시 탑에서 사진 찍고 드디어 길로 나서니 장재.
차에 도착하니 선두가 미경씨, 상금씨보다 먼저 도착 했다고....
오늘 저녁을 태안의 유명한 식당에서 우럭젓국과 간장게장을 먹기로 했는데 오늘만 영업을 7시까지만 한다고 한다.
원래 계획은 목간 하고 가려고 했으니 어쩔 수 없이 먹는걸 제대로 잘 먹기로 해 식당으로 고고씽.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발 닦고 밥 먹기.
우럭젓국은 황태해장국같이 끓이는건데 간을 새우젓으로 한것.
우럭반, 게장반 해서 한상에 62000원. 헌데 반찬도 토속적이고 정갈하고 맛이 좋다.
우수한 새신자 여울, 카멜리아가 신고식으로 쐈다. 맛있게 아주 잘 먹었다.
7시10분 경 차 타고는 자느라 막혔는지도 잘 모르겠다. 평촌에 오니 2시간여 걸린것 같다.
혹서기 산행이 이렇게 무사히 지났다.
다음 구간이 제법 힘들다는데 많이 좀 시원해 지려나?
사족-우리 동안총무님 군대시절 별명은 '참기름'
왜? 사역에 빠지는등 뺀질거려서라고...
그 부대엔 들기름, 콩기름도 있어 일명 기름삼종 선물세트가 있었다고..
대신 사격은 1등이고 구보도 남 부럽지 않았다고...
헌데 잠이 많아 보초 서며 총 걸어놓고 자다 총 잊어버려 한달 내내 기합 받았고 모의 전투에서는 대대장을 사망 시켰다고...
지금의 총무님을 뵈면 도저히 상상히 안 가는 그시절.
남보다 물 2배 져, 더덕 캐다 슬러쉬 해 와, 탈출하는 사람 차 태워다 주기도 해, 의자도 2개씩 들고 다녀, 늘 그의 배낭엔 초코파이 1박스를 갖고 다녀, 구급약도 들어있어, 그의 과일은 늘 매일 마지막에 나와....
그때 진 빚으로 당나귀에서 이렇게 봉사 하시나 보다.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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