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2011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 1 (7/30~8/4)

산무수리 2011. 8. 18. 18:30

굴뚝의 성장담 - 이영주(1974~ )


당인리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교복을 벗고 매일 저녁

끝에서 끝으로 걷는다

등짝이 불타오르는 기분

언제나 붉은 얼굴로 걷는다

연기처럼 굴뚝에서 생성된다는 건…

키가 크고 난 이후

나는 다리가 자주 구겨진다

척추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등을 구부려

욕조 바깥으로 뻗어나간 발목을 쥐어본다

내 몸의 끝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당인리발전소의 크고 높은 둥그런 시멘트 굴뚝 군단과 끝없이 오르는 거무스름한 연기 군단은 서울의 특별한 서정만 같았다. 이 도시의 색다른 산업 서정에 시심이 자극받곤 했던 기억이 있다. 시인은 당인리발전소 근처를 매일 산책하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나 보다. 높은 굴뚝과 굴뚝보다 더 높이 피어오르는 연기를 등짝이 불타도록 우러르며 지내서인지 실제 키도 굴뚝만큼 커졌던 것 같다. 키가 다 크고 났는데도 다리가 자주 구겨진다고도 하고, 내 몸의 끝을 잘 몰라 욕조 바깥으로 뻗어나간 발목을 쥐어보기도 한다고 하니. 척추에서 아직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니 발전소 굴뚝과 함께 성장한 시인의 시의 숨은 화력 상상해 봐도 좋으리. <이진명·시인>

 

 

7/23 (토)-예비모임

 

 

 

 

 

 

7.23 (토) 오후 2시 예비모임이 있었다.

우린 10시에 만나 전략회의, 부상때문에 빠지게된 공백을 장이사님이 메꾸어 주시게되 천만 다행이다.

2시 예비모임을 해 보니 몇명이 불참했고 연락처가 잘못 되었다.

올해는 신청을 산악회의 산악연수원에서 2중으로 받는 바람에 39명까지 정원이 되 걱정 많이 했는데 최종적으로 35명이 가게되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올해는 홍이사가 차량을 갖고 지원을 하기로 했기에 가벼운 배낭을 매고 산행 할 수 있겠다.

장도 미리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해 모임 날짜도 하루 줄었다.

 

조별로 인원 배정 해 주고 조장 짜고 식단별 준비물, 개인별 준비물 안내해 주고 해산.

우리들은 남아서 대간에 쓸 텐트, 코펠, 버너 등을 정비.

 

 

7/30 (토)-산악회-부수베리

 

 

8:30 산악회에서 집합.

티셔츠,모자, 스카프는 오늘 나누어줌. 정원이 늘어나 매트레스를 포기하고 나니 짐이 많이 줄어 짐칸이 헐렁하다. 거기다 지원차량까지 가니 자리는 널널해 좋았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예비모임날 배낭을 나누어 주어서인지 출발시간이 많이 단축되 9;15 출발.

홍위원장, 장이사, 신샘이 지원차량에 타고 장이사님, 류샘, 나 셋은 버스에 승차.

 

 

 

 

 

휴가 피크철이라 차는 엄청 막혔다. 홍천 휴게소에서 점심 먹고 목적지 가까워가니 내리는 비.

안 그래도 수도권 비가 많이 내려 예정대로 진행되냐는 염려하는 전화도 몇통 받았었는데 첫날부터 비는 좀 그렇다.

4시 넘어 부소베리 입구 겨우 도착.

홍샘네 보급차는 우리와 다른 길로 가 조금 일찍 도착해 있다.

산림청에서 지원나원 차량과 홍샘차로 짐을 2번에 나누어 나르고 우리들은 걸어서 부수베리 도착.

이곳은 전화도 불통지역. 비는 조금 소강상태라 포장된 임도에 텐트를 치기로 하고 지도강사의 시범을 보여주고 조별 텐트치기.

 

좁은 장소에 겨우 텐트치고 저녁 해 먹기. 오늘 저녁 메뉴는 삼겹살.

우리들은 장샘표 한우. 오늘도 너무 많이 싸와 몇번은 더 먹어야 할것 같다.

이번 학생은 역대 최대, 강사는 역대 최소인원. (경제적인가?)

다행히 고등학생이 제법 많고 작년에 왔던 학생들도 여러명 와 조장을 맡고 있다.

헌데도 첫날이라 그런지 계곡에 밥 남은것 버린것이 있고 학생이 지나간 곳은 어김없이 쓰러기가 떨어져 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지라 텐트는 대부분 축축하고 매트레스 없는 학생들은 불편했을거다....

 

 

7/31 (일)-부수베리-원방재전 임도-백봉령-생계령

 

 

 

 

 

배가 내려 물이 들어올까 염려하면서 첫날이 자났다.

이번 야영지는 바로 옆 계곡을 끼고 있는 호강에 겨운 위치.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집에서처럼 씻고 닦고 바쁘다. 씻는건 허용하되 비누, 세제는 사용 못하게 했다.

원래 2일째 자기로 했던 백봉령은 야영하기 불편해 오늘 이곳에서 1박 더 하기로 했다. 그덕에 텐트 걷지 않아도 된다.

 

아침 일찍 산림청 관계자께서 옥수수를 한보따리 삶아 식지 않게 스티로폼 통에 담아가지고 오셨다.

오늘 저녁 차량협조, 그래도 내일 짐을 삽당령까지 가져다 주시기로 하고 퇴장.

안 그래도 강원도 옥수수 무쟈게 먹고 싶었는데....

학생들도 나누어주고 우리들도 산에서 먹기 위해 싸 가지고 원방재를 향해서 출발

 

 

 

 

 

원래 계획은 원방재에서 상월산 찍고 백봉령까지 가기로 했는데 상월산 생략하고 백봉령에서 생계령까지 더 진행한다고 한다. 그럼 내일 일정이 조금 짧아 진다고....

원방재까지 가서 산에 붙어야 길이 쉬웠을텐데 원방재 전 야영장으로 해서 능선에 붙으려니 정규 등산로가 아니라 길이 좀 거칠었다.

산행 시작한지 2시간도 채 안됐는데 벌써부터 후미에 처지며 언제 끝나냐고 아우성치는 희지.

이제 시작인데? 밥 먹고 또 가야 하는데?

겨우겨우 표지기 달려있는 등산로에 붙었다. 이제야 좀 마음이 놓인다.

 

 

 

이번 산행에 여학생이 4명인데 3명이 중1이고 희지만 고등학생.

수지와 민서는 절친이고 솔과 희지는 사촌지간.

희지는 계속 힘들다고 아우성치는데 솔과 민서까지 발목을 삐었단다. 이제 첫날인데?

그나마 다행인건 심하게 삔건 아니라 산행은 가능하다고 해 응급처치 해 주고 스틱도 빌려주었다.

 

 

 

 

후미맥성 챙겨 겨우겨우 백봉령 도착.

답사때 못 본 루드베키아가 활짝 피어 훨씬 화사한 분위기.

이곳에서 오늘 점심으로 싸온 유부초밥 먹기. 한조는 미처 유부를 준비 못해 밥과 반찬을 싸 왔는데 이 조가 제일 맛있게 먹는것 같다.

때맞춰 수박을 사 들고 온 홍샘.

덕분에 밥 먹고 후식으로 수박 먹는 호강을 했다.

 

이곳에서 수료증에 넣을 조별 사진 찍고 걸음 느린 여학생들 데리고 신샘이 먼저 출발했는데 곧 희지가 되돌아온다.

오늘은 오전산행만 하기로해 홍샘이 데리고 갔다.

 

 

 

 

백봉령에서 생계령 가는 길은 공사 구간이라 자칫 길을 헤매기 쉬운 구간.

다행히 작년 이구간을 와 본 민영이가 샘도 알려주고 길도 알려줘 헤매지 않고 물도 충분히 받고 길찾기.

날은 뿌옇지만 비옷 입을 정도는 아닌 오늘의 날씨. 배낭이 가벼운데도 힘든건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여학생, 중1 남학생, 그리도 신발이 맞지 않아 발 아픈 백성, 초장에 빨리 가는 팀 따라갔다 헤매는 백성.

그다지 뚱뚱하지도 않는데 이유없이 못 걷는 의욕상실된 백성들 다 추수리고 후미백성들도 드디어 생계령 도착.

길 건너 내일 이을 길이 보인다.

이곳에서 임도따라 걸어내려 가는데 길이 뻘밭 수준. 비 오면 더 심하겠지?

 

 

 

임도 지나고 배추, 상추밭 한참 걸어내려오니 보이는 예전 백봉령휴게소 자리.

주유소도 폐업했고 노인병원도 문을 닫은것 같다.

홍샘에게 데리러 와 달라고 전화를 하는데 통화가 잘 안되나보다. 이곳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산행 끝난줄 어찌 알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버스정류장, 주유소 처마 밑에 삼삼오오 모여서 앉아 조는 사람, 먹는 사람, 떠드는 사람.....

한 학부형이 전화가 와 이렇게 비가 오는데 산에 가냐고 걱정을 많이 하신다. 당장 내려와 아들 데리고 가고 싶다고....

중학생도 잘 하는데 고등학생을 너무 염려하시는것 같다.

다행히 이곳은 산행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앗고 대간길은 능선길이라 계곡에 떠내려갈 염려도 없는데..

그리고 정말 비가 많이 내려 위험하다면 설마 애들을 무리하게 데리고 갈까?

이 학생은 이날은 고민 좀 하더니 하루 더 해 보고 생각해 본다더니 나중엔 집에 갔으면 후회 많이 했을 거라고 아주 만족하게 끝까지 잘 해냈다.

 

30여분 기다리니 홍샘과 산림청 직원이 태우러 오셨다.

조장과 밥 할 사람 먼저 보내고 2번에 나누어 이동 완료.

 

 

 

부수베리에 다시 와 보니 그새 홍샘은 비닐을 10M 사다 비닐하우스를 지어 놓았다.

플라이도 비에 젖으면 물이 스미는데 비닐은 완전방수에 하늘까지 보인다. 비소리가 좀 시끄러운게 흠이긴 하지만...

아무튼 거의 혼자 이렇게 큰 하우스를 짓느라 고생 무쟈게 많이 했을것 같다.

덕분에 우리들은 뽀송한 하우스 안에서 저녁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신샘과 우리도 게곡에서 대충 씻고 장샘이 사온 한우가 남은지라 저녁에도 또 고기를 먹었다.

학생들이 들고온 고기도 남아 처치곤란인것 같다.

이번엔 장샘이 등산용 압력솥까지 들고와 옆에 지키고 앉아 밥을 해 주는지라 밥맛이 특히나 좋았다.

학생들 텐트는 더러 바닥에 물이 고인것 같다. 홍샘이 추가로 사온 은박지 나누어주고 텐트에 6명 자는 조는 우리 하우스에 함께 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