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그림 - 이수명(1965~ )
벌레 한 마리 뒤집혀져 있다.
바닥을 기던 여섯 개의 다리는
낯선 허공을 휘젓고 있다.
벌레는 누운 채 이제 닿지 않는
짚어지지도 않는 이 새로운 바닥과 놀고 있다.
다리들은 구부렸다 폈다 하며 제각기 다른 그림을 그린다.
그는 허공의 포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허공의 만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거기에 그림을 그린다.
<일차적으로는 기어가던 벌레가 뒤집어져 버둥거리는 모습. 벌레 다리 허공을 휘젓고 있으니 허공은 새로운 바닥. 다리 노는 곳에는 당연 바닥이라는 말이 불려 와야 하는 것. 그럼 벌레 그는 제 수개의 다리로 새로운 바닥 허공에다 다른 그림(시 또는 삶)을 그리게 되는 것. 창조작업에 대한 열망과 욕망이 벌레를 빌려 인식의 뒤집기를 했다. 기존 세상의 상투성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창조정신은 두려움이 없지만, 한편 두려운 것이기도 한지 허공의 포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허공의 만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거꾸로 고백하기도 한다. <이진명·시인>
산행일: 2011.11.27 (일)
코스개관: 금원산 휴양림-기백산-금원산-현성산-휴양림 (9;30~16:30)
기타: 안내산행
날씨: 날도 화창하고 기온도 올라가 겨울 등산복 입고 더워 죽을뻔.
금원-기백을 염두에 두고 거창을 갔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번번히 침만 삼켰다.
안내산헹에서 이 코스가 떠 내심 가고 싶었는데 성원이 안 되 못 갈 줄 알았는데 막판 성원이 됐다.
혼자 가기 부담스러운지라 나무천사랑 같이 가자하니 역시나 초행인것 같으니 따라 나섰다.
6;20 범계역에서 버스타고 수원 한바탕 돌고 9시경 천안휴게소에서 아침을 주어 김치국에 밥 먹고 10:30 휴양림 주차장 도착.
지도를 보니 4가지 코스가 있고 현성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며 금원산 정상에서 시간으로 끊는다고 한다.
난 사실 금원-기백만 해도 만족인데 나무천사는 현성산까지 가고 싶어한다.
휴양림에서 포장된 도로를 걷다 왼쪽 능선으로 붙는다. 경사는 제법 빡센 편이고 이렇게 시간으로 끊을땐 자연 오바페이스 하게 되 힘이 더 든다.
임도 한번 건너고 올라가는데 내린 눈이 남아 있다. 올 처음 눈을 밟아 보는것 같다.
헌데 날이 풀렸고 흐린다던 날씨도 화창해져 겨울 옷으로 입은 사람들 대부분이 힘겨운 산행을 하게 된다.
추위도 문제지만 옷이 두꺼워 땀나는 산행이 조금은 더 힘든것 같다.
내가 하도 헤매니 먹을것은 다 나무천사 배낭으로 옮겨갔다. 헌데도 오르막에서는 정말 힘들다.
정상주변 임도 한번 더 나오고 기백산 정상이 보인다.
산행 시작 후 거의 2시간 걸린것 같다.
사진 한장 찍고 빵과 과일로 허기를 달래고 금원산으로 출발하는데 능선미가 아주 멋지고 건너편에는 황석-거망산 능선이 보인다.
이 멋진 산을 비가 온다고 못 오게한 여산을 잠시 원망 했다.
책바위도 지나고 중간중간 암릉이 있긴 하지만 우회로가 있어 길 자체는 크게 험하지 않고 순한편.
부지런히 가니 정자기 보이고 정상이 두군데가 보인다.
우측은 유한청 폭포 갈림길이고 왼쪽 봉우리가 금원산 정상.
갈림길에 2시 이후 도착한 사람은 정상 찍고 폭포로 하산하라 적혀있다. 시계를 보니 1시40분.
금원산 정상에서 사진 한장 찍고 현성산 방향으로 하산길은 산죽이 빽빽한데 응달이라 눈이 남아있어 조심조심 진행.
점심 대신 송편과 사과를 먹고 다시 출발.
곧 지지미계곡 갈림길이 나오는데 평택에서 온 산악회는 이곳으로 하산한다고...
현성산 가는 길은 생각보다 아주 멀었고 길은 별 경치없이 재미 없었다.
수승대 갈림길 나오고도 아주 한참만에 현성산 암름이 보이기 시작.
정상은 아주 까마득하게 먼데 힘도 빠지고 목도 마르다.
험로는 거의 기다시피 기어 올라가고 내려가고 우회 가능한 길은 다 우회했다.
드디어 정상. 감개가 무량하다. 헌데 하산시간 까지 1시간 여 밖에 남지 않았다.
정상 사진 찍고 두유로 갈증 달래고 정상 뒷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험로가 있긴 하지만 다행히 군데군데 안전 시설이 되어 있다.
경치 감탄할 새도 없이 시간에 쫓겨 부지런히 내려오니 미폭이 나오고 매표소 밖.
5분 걸어 올라가니 주차장. 마감시간에 겨우 맞춰 도착.
세수하고 발 닦고 산악회에서 주는 동태찌개와 막걸리 한잔.
곧 후미까지 다 도착해 5;15 출발.
우려보다는 차는 크게 막히지 않아 집에 오니 10시가 좀 넘은 시간.
금원-기백에 현성산까지 초과달성. 그것도 회비 3만원에...
경제적 산행을 한것 같아 마음은 뿌듯한데 온몸이 쑤신다.....
-나무천사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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