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경춘선 타보기 (1/20)

산무수리 2012. 1. 27. 13:19

세신목욕탕 - 박미산(1954 ∼ )

허리 굽은 그녀가

탕 안으로 들어온다

자글자글 물주름이 인다

목만 내밀고 있던 여자가 묻는다

몇 살이슈?

여든일곱이유

난 아흔둘이여

잘 익은 살갗을 열어젖히며 목청을 뽑는다

얼굴이 뽀얀 아주머니가 조그맣게 말한다

난 일흔여덟이에요

요새 일흔이면 새각시여

벌거벗은 마음들이 넘치면서

물주름이 좍 펴진다


세신(洗身)목욕탕에 할머니들이 모여서 몸을 씻고 있다. 세상을 몸으로 부대끼며 늙어온 그들이기에 서로를 알아보는 수단도 오로지 몸이다. 그런데 백수(百壽)에 가까운 그 몸들이 생생하다 못해 싱싱하기까지 하니 늘어난 수명만큼 건강한 시간들은 이제 노쇠(老衰)를 잊게 만든 것일까. 그리하여 연륜이 삶의 위계를 지시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세월의 안쪽을 애써 드러내지 않아도 벌거벗은 몸들이 그걸 말해준다. 지극히 단순한 몸의 어법으로! <김명인·시인>

 

 -김유정 문학관

 

 

 

 

 

 

 

-실레 이야기길 걷기

 

 

 

 

 

 

 

 

 

 

 

 

 

 

 

 

 

 

12월 송년모임에서 1월엔 가까운 곳이라도 가기로 했다.

오진관광이 김유정문학관 근처가 궁금했다고 해 이곳을 가기로 했는데 청불회 모임에서도 날 잡기가 힘들다고 이날 함께 조인하면 어떠냐고 대장님 연락.

대장님 회갑때 조인해 함께 인사는 튼지라 별 문제 없다.

넘버4는 지난주 해외 출장을 다녀와 일이 너무 밀려 연가를 낼 수 없다고 하고 미모정상은 고향 내려가야 한다고 빠져 산계에서는 셋만 가게 되었다.

대장님과 이촌역에서 만나 중앙선 타고 상봉역에서 경춘선 처음 타보기.

평일 아침 출근시간 지나서인지 차가 텅텅 비어 있다.

김유정역은 급행은 서지 않는다는데 우리가 탄 기차가 다행이 급행이 아니다. 놀며놀며 1시간 남짓 걸려 김유정역 도착.

청불회 멤버인 엄샘도 같은 기차에서 내린다.

몇년 만에 만나는것 같다.

차로 온다는 오진관광 팀은 시간이 너무 남아 휴게소 들렸다 오느라 오히려 늦었다.

헌데 오늘 오후 청불회 관계자 지인네 전원주택 방문해 이른 저녁을 먹어야 한단다. 그래서 점심을 간단하고 먹고 시작하자고...

 

김유정 기념관에서 팜플렛만 받고 바로 옆 닭갈비집에서 4인분 시켜 6명이 나누어 먹고 금병산 자락인 실레 이야기길 걷기.

1시간 반 정도 걸린다는데 산 정상 가지 않고 조망 좋은 곳을 연결해 놓았는데 산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괜찮을것 같다.

꽃피는 봄이 되면 경치도 훨씬 멋있어 질것 같다.

여기 저기 김유정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학생들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을것 같다.

한바퀴 둘러보고 6명이 구겨서 한차에 타고 전원주택으로 고고씽~

 

-전원주택 방문

 

 

 

 

 

 

 

 

 

강촌과 춘천 사이의 전원주택은 집터도 넓고 바로 옆 밭도 아주 크다.

4년 전부터 준비해 명퇴하고 완전히 이사 온지는 1년 되었다고....

헌데 주인이 부지런하고 음식솜씨가 좋은가 보다. 냉장고가 7대에 개가 다섯 마리.

규모에 놀라고 정갈함에 놀라고 음식 솜씨에 반했다.

 

웬만한 한정식 빰치는 정갈한 음식을 이른 저녁인데도 한그릇을 다 먹었다.

개를 위해 현관문 구멍을 뚫어 놓아 겨울엔 개들이 현관에서 이불 깔고 생활한다고.

실내에서 키우기엔 개가 너무 크고 많긴 하다. 현관 유리문을 통해 서로 교감이 되는것 같다.

헌데도 여기와 살라면 아무도 못살겠다에 동의.

공기도 좋고 물도 좋고 주인장 얼굴색은 더 좋지만 끝도 없이 해야 하는 밭일도 자신 없고 이 큰집 건사 하는것도 아무나는 못할 일인것 같다.

김유정 문학관 관람보다는 전원주택 방문이 더 기억에 남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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