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새재 자전거길로.... (충주-문경,4/21)

산무수리 2012. 4. 26. 00:00

등나무/강수니(1947~)


잘 정돈된 양로원 넓은 정원 한켠

백년도 족히 넘었다는

하늘 덮은 푸른 등나무

몸부림치며 엉켜서 하늘을 밀어 오르고 있다

땅 가까이 밑둥 속은 전부 삭아내려 끊어질 듯 아슬아슬한데

한 뼘 넓이 껍질로 푸른 집 한 채 지키고 있다

목숨이 끝날 때까진

삶의 의미라는 듯

저 나이에

(… …)

날마다 새순으로 허공에 뻗으며

오늘은 등꽃마저 내건다


등나무 새순이 허공 속으로 가늣한 손을 뻗었다. 한 뼘의 가는 줄기조차 곧게 서지 못하는 등나무 덩굴이 견고하게 가로막힌 허공으로 돌진한다. 허공을 맴도는 가느다란 덩굴 위에 숨죽이며 새싹이 돋아난다. 하늘거리는 생명의 몸짓으로 허공에 깃든 적막이 무너 앉는다. 바람이 키우고, 허공이 부양한 덩굴순으로 숲이 요동친다. 줄기는 삭아내릴 듯 가늘어도 덩굴은 하늘을 밀어 올리고 허공에 아름다운 집 한 채 지어낸다. 봄 오면 다시 푸른 잎으로 무성한 그늘 아래 보랏빛 꽃 늘어뜨릴 꿈도 피어 오른다. 덧없이 돌고 도는 한 오라기 삶이 가을 바람에 하늘거린다. <고규홍·나무 칼럼니스트>


 

 

 

 

 

새로운 근무지는 넘버1,2 를 포함해 월 1회 라이딩을 다닌다고 한다.

3월은 동마때문에 못 갔고 4월 참석하기 위해 2년 동안 처박아 놓은 잔차 꺼내 타보려니 처음엔 무서워 올라 타지도 못했다.

겨우겨우 타고 학의천에서 한강수계 까지 2번 다녀왔고 지난주에는 백운호수로 타러 가는데 언덕 근처만 와도 출발이 안되 올라가는 길은 거의 끌고 올라갔다.

이런 실력으로 어딜 따라가느냐 한탄인데 4월 라이딩에는 초보가 몇 간다고 트럭을 대절해 뒤를 따라 다닌다고 정 힘들면 타고 올라가면 된다고 했다.

 

금욜 출근길 넘의편이 잔차를 실어다 주었다.

잔차는 트럭으로 옳기고 사람은 고속버스타고 충주로 가는데 출발 하자마자 비가 내린다.

역 근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우비 입고 잔차 안장에 비닐 씌우고 헬멧에도 샤워용 캡을 주어 쓰고 비닐 발토시도 찼다.

허샘이 전날 잔차를 정비해다 주어 삐그덕대던 잔차는 매끄럽다.

우리 비닐로 차려입은것 본 식당의 조기축구회 회원 왈, 어머니 출상때 패션이랑 똑같다고 놀린다.

 

일단 출발했는데 이 길이 아니란다. 비 탓인지 길은 한가해 좋았다.

나보다 더 초보 둘은 초장 낮은 내리막에서 버벅댄다. 그래도 난 그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다 싶다.

총무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허샘 계속 통화중이다. 결국 트럭에 타고 합류해 만났다.

오늘 우리가 갈 길은 이화령을 넘는다고 한다.

 

잔차는 탄 구력 만큼 가는것 같다. 짧은 오르막은 그런대로 가겠는데 긴 오르막은 기어 변속도 서툴고 일단 서면 출발이 안된다.

중간 버스정류장에서 족발을 먹는데 완전 꿀맛이다. 근처 찜질방 매점에서 커피와 과자까지 사 먹었다.

길가에는 활짝핀 꽃들이 비때문에 떨어지는데 완전 환상이다.

소조룡 올라가다 결국 한 구석으로 넘어지며 출발이 안되 결국 트럭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

어느새 초보 둘은 트럭에 타고있다. ㅎㅎ

정상에서 내려 잔차 타고 내려오는데 정말이지 신난다.

 

식당을 찾는데 하는 곳이 별로 없다. 겨우 송어횟집 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비가 좀 줄어든듯한 느낌.

헌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오후 오르막은 이화령을 넘어야 한다는데 소조령보다 훨씬 길고 높다고....

그래도 이곳은 가는데 까지 가기로 하고 1단으로 놓고 올라가는데 트럭 안 타고 올라온다고 장하다 박수쳐준다.

그리고 출발 못하니 계속 올라가란다. ㅠㅠ

가다 결국 바람이 너무 불어 잔차가 돌아가며 넘어졌다. 여기서부터 이화령 정상 휴게소까지는 트럭을 탔다.

매점에서 따뜻한 차 마시고 내려가는 길인데 정상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 겨우 출발.

내려서는데도 정말이지 길었다. 이 길 올라가는것도 거의 죽음이었을것 같다.

군데군데 바람때문에 부러진 나무가지에 산에서 떨어진 돌들이 보이고....

무사히 땅으로 내려섰고 문경 시외버스 터미널로 찾아가다 선두를 놓쳐 트럭 따라 되돌아가는 해프닝을...

 

6:50 차를 끊고 젖은 옷을 대충 갈아입고 저녁도 굶고 버스를 타니 감개가 무량했다.

이 비에 잔차를 탄다는 것도 신기했고 (거의 미친 수준?) 긴 오르막을 일부라도 올라갈 수 있어 좋았고 내리막도 무사히 내려오게 되어 정말 좋았다.

2시간 만에 동서울 도착. 서울도 비바람 불고 난리가 아니었던것 같다.

오랫동안 손 놓았던 잔차를 탈 수 있게 되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