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샘 - 김성규(1977~ )
돼지의 멱을 따자 피가 쏟아진다
칼은 부드러운 살을 헤집고
더 큰 물길을 찾는다
붉은 물, 반짝이며 쏟아지는
붉은 물, 이빨 빠진 노인들이 웃는다
바들바들 떠는 돼지
혓바닥이 말려들어간다
온몸의 소리가 빠져나간다
주머니처럼 매달린 간을 삼키며
노인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초상집 뒤뜰
양동이에 가득 담긴 핏덩어리
더 이상 피를 뱉지 못하는
돼지의 살갗에 뜨거운 물이 부어진다
울음이 빠져나간 육신을 위하여
노인들은 한번씩 붉은 샘을 판다
초상집 뒤뜰에서 돼지가 잡힌다. 돼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죽어가고, 노인들은 신명을 다해 피와 간을 즐긴다. 선연한 영상과 도취의 분위기. 도륙과 비참의 검은 현실이 ‘노인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노인들은 한번씩 붉은 샘을 판다’라는 대단히 미적인 쾌락을 선사하는 구절들에 걸리며 기묘한 초현실의 맛을 자아낸다. 너무나도 사실적일 때 오히려 현실감이 물러나지 않던가. 붉은 물, 붉은 샘이라는 말의 색채감과 환상성이 내내 시를 이끌어와서일까. 죽음의 장소에서, 죽음을 앞둔 노인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며 돼지 간과 돼지 피를 삼키는 장면은 그로테스크하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아름답고 선한 무언극만 같다. <이진명·시인>
산행일: 2012.4.1 (일)
코스개관: 입석리-국수봉-노가리재-최고봉-새목이재-유둔봉-유둔재 (10:10~16:10)
멤버: 당나귀 14명
날씨: 아침 쌀쌀했던 날씨가 오후가 되니 팍 풀려 포근하던 봄날.
모처림 길게 쓴 산행기가 날아가 버렸다.ㅠㅠ
차 안에서 녹색당 3총사라고 웃기는 동안총무.
신철씨가 발토시를 15개나 사 가지고 와 하나씩 나누어 준다.
안 그래도 부러웠는데.... 감사합니다. 당창 착용했다.
직가님 디카가 고장이 나 공식 기록이 없는 날.
그래도 지난번 산행에는 작가님 사진만 있어 많이 허전했는데 오늘은 sbs에 종편까지 찍어 사람 사는 맛이 난다고....
산행 초입에 보이는 춘란이 예뻤고 국수봉을 못 찍은 알바 백성들이 기억나고 국수봉에서 먹던 딸기 맛이 좋았다.
코딱지 만한 활공장을 세곳 지났고 군데군데 보이는 산 능선과 마을들은 정겨워 보인다.
노가리재 지나 무등산이 보이는 곳에서의 점심은 조촐하면서도 풍성했다.
최고봉 지나고 까치봉도 지나 유둔봉 지나고 무등산 조망이 잘 되는 산불감시탑을 만나고도 20분 내려가니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유둔재.
시산제를 한다고 짧은 코스를 잡아 6시간 만의 산행이 끝났다.
선두 하니3총사는 진작 도착해 쑥 뜯고 있고 후미 굼뱅이는 헉헉대며 산행 하고...
헌데 갈수록 힘들다. 이러다 탈출조에 껴야 하는거 아닌가 불안감이 엄습한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2012 시산제를 거행했다.
편백나무 숲에서 하는 시산제는 경림씨가 준비한 나물, 김치가 환상이었고 신철씨가 해체한 돼지머리도 아주 맛났다.
막내 동주씨가 술잔 따르는 일을 맡으니 동안총무 차기 총무라며 아주 흐뭇해 한다. 보는 우리도 흐뭇하고 예쁜 광경이다.
회장님 관계자께서 고향 동네에 와 시산제 지낸다고 광주에서 일부러 와 주셨다. 광주산 동동주까지 들고....
화기애애하면서고 조촐한 시산제를 정성껏 지내고 떡과 고기, 술, 과일이 넉넉해 두루 나누었다.
봉투를 하도 많이 물어 하마트면 돼지 입 찢어질뻔 했다고.....
모처럼 산악회 주머니가 두둑해 당분간은 돈 걱정을 덜 수 있을것 같다고....
-차기 총무의 실시간 업데이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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