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심판강습 보수교육 (9/1~2)

산무수리 2012. 9. 5. 00:00

난처한 늦둥이 - 김영무(1944~2001)


새벽 아득한 잠결에 누군가 얼굴을 더듬는다

아내의 손길이 턱수염을 만지작거리고

눈썹을 문질러보고 오른쪽 눈두덩 아래

 검버섯도 쓸어본다

나는 눈을 꼭 감고 숨을 죽인다

아내의 손길이 더듬는 것

스물다섯 해 우리들이 함께한

이 세상 소풍 이야기일까

검버섯 뒤에 피어나는

심연의 적막일까 (중략)

아내의 손길이 더듬어 달래고 있는 것

싸늘한 형광불빛 아래

내가 여덟 시간 동안

발가벗겨져 뉘어졌던 사건 이래

어이없게도 우리들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와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갓난 죽음, 아내는 이 늦둥이가

깨어나 칭얼댈까 겁이 나는 것일 게다  (하략)


나는 알 수 없다, 이 부부가 주고받은 교감의 깊이를. 다만 그네의 손길과 그 손길을 따라간 그의 마음결을 따라 받아 적어볼 뿐. 다정했던 사람 시인 김영무는 2001년,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져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시는 이렇다. “이 땅에 시인 하나/ 풀꽃으로 피어나/ 바람결에 놀다 갔다. (…) 찬 이슬 색동보석 맺히는/ 풀섶 세상/ ㅡ참 다정도 하다.”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2010 년 가입하게 된 서울시연맹 청소년위원회.

가입하던 해 3급 심판교육을 받았는데 올해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6월 대통령기 출전 시 급하게 독도법, 매듭법, 응급처치 등을 배우려니 참 그랬다.

이참에 차분하게 다시 배울 수있는 절호의 기회인것 같아 당나귀산행을 포기하고 참석 하기로 했다.

 

저녁 6시 도봉산장에 모이라고 해 입구에 도착하니 올릴 짐이 한 보따리다.

나도 짐 몇개 배낭에 넣고 올라가는데 도봉산장 가는 길을 2번이나 알바하고 겨우 올라가는 민망한 상황.

올라가보니 주최측 외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이라고....

 

아무튼 대부분 늦게 왔고 첫 강의는 박승기 강사님의 독도법.

2년 전 들은 명강의를 기대했는데 이날 강의는 보수교육 개념이어서인지 너무 간단하게 설명해 주셔서 나같은 지진아는 따라가기 버겁다.

그나마 옆자리 앉은 분이 준강사급 (군대 시절부터 독도에 관심이 많아 많이 배우고 강사 수순인것 같다) 이라 도움 받아 지도에 겨우 표시하고 흉내낼 수 있었다.

늦은 저녁 겸 친교의 밤을 지나고 보름달 바라보며 감탄하다 잠자기.

 

일욜 아침을 먹고 오전 강의 듣기.

응급처치와 암벽등반 심판 시 주의사항, 그리고 매듭법.

6월에는 대회때문에 머리에 들어오더니 오늘도 매듭은 역시나 지진아.

독도법은 2주 간격으로 복습을 해야 하고 매듭도 자주 하지 않으면 강사님도 까먹는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은 위안이 단다.

시험 보고 수료식 하고 점심 먹고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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