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함민복(1962~ )
물 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피서객이 떠난 바닷가에서 건너다 보이는 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쓸쓸할까? 허전할까? 아니면, 갯바위 틈에 버리고 간 쓰레기 때문에 뼈가 결릴까? 여기 전해온 한 소식이 있다. 십수 년 전 마니산에 올랐다가 그 풍광에 반해 강화에 들어갔다더니, 섬을 바라보며 거닐다가 문득 섬이 되어 버렸나. 하이데거가 ‘존재’라고 써놓고는 그 말로는 존재 그 자체를 표시할 수가 없어서 그 글자 위에 ×를 치고, 그러나 또 그렇게 쓰지 않을 수도 없어서 할 수 없이 ‘ 존재 ’라고 썼다더니, 시인이 본 섬이 꼭 그랬나? 바다가 되어버린 섬, 그러나 또한 거기 그대로 섬이기도 해서 이렇게 썼나. 한순간, 사방팔방이 툭 트여서, 아예 길이랄 것을 따로 찾을 일이 없었나. 이 가는 여름에, 섬이 우리 뒤통수에 보내는 한 소식이다.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산행일: 2012. 8. 19 (일)
코스개관: 송치재-농암산(476.2m)- 장사굴재 - 죽정치 - 갈매봉(508.2m) - 마당재 - 636m봉(헬기장) - 전망바위 - 갓거리봉(687.6m) - 708m봉 - 쉰질마위 - 미사치 (10:40~18:40)
날씨: 오후 간간히 비, 더웠지만 시계 트이는 곳의 바람은 환상이었다.
멤버: 당나귀 회원 13명
오늘 버스를 타니 뒷자리에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헌데 가운데 까멜, 여울 콤비조가 안 보인다.
지난번 산행이 힘들어서는 아니고 휴가를 갔다고....
아무튼 뒷자리 멤버 덕에 지난번보다는 많은 13명.
총무님 쇼핑백 하나씩 나누어 준다.
손사장이 기사님 포함 딱 14개 들고 왔다고 아무래도 돗자리 깔아야 겠다고 한다.
쇼핑백 안에는 근육통약, 흉터방지 연고, 옷걸이 등이 들어있다.
곧이어 총무님 더덕슬러쉬 배부. 아침부서 선물 복이 터졌다.
오늘 아침은 안성휴게소에서 먹고 취침.
산행 기점인 송치재를 가려는데 옛길이 막혔다. 어렵게 차 돌려 마을 좁은 길을 겨우겨우 내려가 주민에게 물어보니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옛길은 사람이 아니라 염소가 차지하고 있었다.
겨우겨우 송치재 도착해 사진 찍고 출발.
임도 따라 가는 길에는 염소똥이 즐비하다.
제대로 된 등산로까지 염소에 의해 초토화 된 산과 똥냄새.
등산로 입구에서 다시 한번 인증샷 하고 출발.
병풍산 갈림길 지나고 어느새 농암산이다.
농암산 지나고 갈매봉까지 가기 전 당나귀 밥이라며 손사장이 당근 쥬스를 2통이나 들고 왔다.
배낭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덕분에 당나귀밥 보충하고 한참 더 갈줄 알았는데 얼마 안가 덥고 힘들다고 점심을 먹기로 하고 썩 좋지 않은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데 모기가 극성이다.
다들 식욕도 별루고 오늘은 메뉴도 다들 부실해 먹을것도 없다.
대충 물말아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릴것 같더니 정말 다 치우기도 전에 비가 내린다.
부랴부랴 짐 싸고 배낭 카바 씌우고 우비 입을 사람 입고 출발.
소나기 한번 쫙 내리더니 날은 좀 시원해 졌다.
날씨는 몇번 비가 내리다 해가 나다 반복을 하는데 너무 더워 비옷을 입을 수가 없다. 그래서 벗어 치웠다.
지난번 산행에는 까멜과 여울이 힘들어 하더니 오늘은 작가님이 컨디션이 별로이신것 같다. 이대장과 함께 후미를 지켜주신다.
그덕에 내가 후미를 겨우 면했다.
쉬고, 먹고, 또 쉬고 먹고...
지난번 물이 부족했기에 다들 지난번 보다 물을 많이 싸 가지고 왔다.
간간히 비 와 목은 덜 마르지만 힘이 드니 아무거나 주는대로 먹어 치운다.
손사장은 냉커피까지 한통 타 가지고와 나누어 준다. 천사로 등극을 하려나?
가다보니 시계가 트이는 곳이 나오는데 바람이 부는데 너무 시원하다.
그래, 이맛이야...
맘껏 바람 맞고 사진 찍고 노는데 앞에서 계속 소리를 지른다.
도대체 왜 그러는데?
가보니 우리가 쉰 헬기장은 아무것도 아니다. 암릉미에 조망도 탁 트이고 바람은 환상이다.
너무 시원하고 좋아 오늘 힘든일이 먼나라 일같다. 이 치매 수준의 기억력이라니..
헌데 정말 오늘 오르내림도 완만한 편이고 길도 오솔깉같이 전반적으로 예뻤다.
한참 쉬고 마지막 것거리봉이 나왔다. 이곳 테라스에서도 한참 놀았다.
하산 하기 전 또 하나의 전망대 지나고 하산길도 생각보다 짧았는데 길이 미끄럽다.
몇명이 넘어졌다. 내리막에 이리 식은땀 흘린적도 별로 없는것 같다.
하산해 보니 일찍 내려온 하니조가 씻기 좋은 계곡을 찾아내 옷입은 채 들어갔다 나왔다.
어느새 부지런한 동주씨가 갈아 입을 옷을 차에서 가져다 주었다.
그 덕에 정임씨와 둘이 씻고 옷까지 말끔하게 갈아입고 내려오니 아랫 동네도 남탕 영업이 끝나간다. ㅎㅎ
구례구역으로 차로 이동해 선미옥이라는 다슬기 전문점에서 저녁 먹기
신천씨가 쏜다고 미리 예약을 했다는데 다슬기탕과 수제비와 전, 무침.
폭탄 제조 자격증 있는 동안총무가 오늘은 또 3층으로 컵을 쌓아 놓고 폭탄 제조를 한다. ㅎㅎ
쌉쌀한 맛이 몸에 아주 좋을것 같아 국물까지 싹 마셔 버렸더니 배가 터져나갈것 같다.
점심은 고행 하는것 처럼 억지로 먹었는데 저녁은 행복해 하면서 먹었다.
출발해 자다 휴게소 한번 들리고 또 한번 자니 어느새 안양이라고 깨운다.
우리 버스에 날개가 달린것 같다. 그러니 이리 빨리 왔지.....
-이 작가남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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