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2 산행일기

2012 청소년 백두대간 (7/28~8/2) 그 첫날

산무수리 2012. 9. 5. 23:12

감사합니다 하느님   -  베르나르 다디에(1916~ ), 이종욱 옮김


감사합니다 하느님, 나를 흑인으로 창조하신 것을,

나를 모든 슬픔의 합계로

만드신 것을,

세계를

내 머리 위에 올려놓으신 것을,

나는 겔토오르의 옷을 입고

첫날 아침부터 줄곧 세계를 나릅니다.

흰색은 한 번의 성대한 축제를 위한 것이지만

검은색은 모든 날을 위한 색

그리고 나는 첫날밤부터 줄곧 세계를 나릅니다.

(하략)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숨이 막혔다. 그리고 숙연해졌다. 이 한 편의 시가, 흑인, 아프리카…라는 말들이 불러일으키는 어설픈 선입견의 뿌리를 단번에 흔들었다. 사자의 포효에 떨듯이 이 당당함 앞에 마음이 떨었다. 그 뒤로 은구기와 시옹고를 알았고, 넬슨 만델라를 알았고, 왕가리 마타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다. 시 한 편의 힘이 참으로 세다. 이 시를 읽은 것이 1980년대였는데, 아직도 가슴을 친다. 살기 힘든 시절이고, 젊은이들에게는 더 힘든 시절이다. 젊은이들과 함께 이 시를 읽고 싶었다. 젊은이들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걷는 세상이 밝은 세상이고, 무서운 세상이다. 그렇지 않은 세상은 어둡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젊은 까닭에 밀고 가야 하는 것을. (장철문·시인, 순천대 교수)

7.21 예비모임

 

10시 지하 강당에서 예비모임을 갖기로 했다.

이번 대간 코스 진행을 할 류선생은 학교에서 간부수련회 때문에 참석을 못한다고 해 홍선생이 예비모임 진행을 하기로 했다.

명단에는 학생들의 학교 소속 등이 적혀있지 않아 당일 조를 짜느라 진행이 늦어졌다.

32명이던 모임이 예비모임이 불참한 형제가 최종적으로 빠지기로 해 30명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이번 학생들의 특징은 고등학생이 의외로 많았다. 그중에서도 여학생 2명은 5회째 참석을 한다고 했다.

기념품을 나누어 주는데 티셔츠는 흰색이라 산행 중 입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보이고 모자도 학생들에게 썩 잘 어울리는 모델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배낭은 너무 작아 이번 대간에 주 배낭으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다.

홍준섭 선생님이 작년 아들 백두대간 다녀온 인사를 못했다고 일부러 점심을 사러 나와 줘 점심을 얻어먹었다.

인천지부 2명을 우리와 함께 가라는 산악회의 권유(!)가 있어 함께 가기로 했는데 최종적으로 우리 위원회 박태성 선생님, 황병도 선생님은 건강상 문제로 작년 멤버인 6명만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작년처럼 보급조를 운행하기로 해 장은 간단하게 보기로 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물품은 보급조가 조달한다고 했다. 그리고 보통 산림청에 학생들 짐 등을 옮기는 협조를 받았는데 올해는 보급조가 그 일을 대신하기로 해 산림청 신세를지지 않기로 했다.

 


7.28 (토) 맑음. (산악회-단목령)

 

산악회에 8시 집합이다.

대부분 일찍 왔지만 몇 몇 학생은 조금 늦었고 무엇보다 짐을 제대로 싸지 않았다는 것. 전에 대간에 참석했던 학생들은 큰 배낭을 매고 왔지만 처음 참석한 학생들은 책가방 만한 배낭을 매고 왔다. 특히나 조장, 고등학생 들은 아무래도 짐을 많이 져야 하는데...

산악회에 있는 큰 배낭을 고등학생 중심으로 몇몇 빌려주었고 조금 큰 배낭은 아주 작은 배낭을 맨 학생들에게 빌려주기로 해 겨우겨우 짐을 챙겼다.

짐은 구룡령에 보낼 짐과 둘째 날 저녁부터 필요한 조침령에서 받아도 되는 짐, 그리고 단목령에 들고 갈 짐 이렇게 셋으로 나누어 싸려니 시간이 걸리고 함께 온 학부모들도 번거롭다고 불평을 하신다. 헌데 이렇게 짐을 나누는 목적은 학생들 짐을 조금이라도 덜 지게 하기 위해서인데...

출발 준비 하고 회장님 격려사 듣고 10:00 출발.

 







홍석원 선생님은 구룡령 가져다 놓은 짐을 미리 싣고 장경순 이사님과 신승희 선생님 셋이 한발 앞서 출발.

휴가철인데다 토요일인지라 차가 밀릴 걸 각오한 것 치고는 크게 밀리지는 않았다. 점심은 덜 복잡한 휴게소에서 먹고 단목령에 3시경 도착.

구룡령 들렸다 온 홍선생 차도 바로 뒤에 도착.

짐 내리고 단목령 찾아가는 길, 정말 오랜만이다. 20 여분 만에 단목령 도착.

조별로 텐트 칠 자리 잡아주고 물 뜨고 이른 저녁 해 먹기.

 

4조는 한명이 어제 갑자기 못 온다고 연락이 와 4명으로 조촐하다. 조장 진환이는 작년 대간에서 저질 체력으로 마지막 날 산행 포기 한 아쉬움으로 이번 산행에 참석해 조장까지 맡은 팀이 하필 4조. 중 2 여학생 연우까지 이 조인데다 나머지 조원 2명도 중학생. 인원 구성이 가장 불리한 것 같다.

 

거의 10년 전 야영할 때 들렸던 현지인께서 오늘도 올라오셨다. 효소 2병을 선물로 들고...잠시 옛날 추억을 나누었는데 지금은 이분도 민박 하고 아젠 차를 타고 다녀 걷는 일이 적어졌단다. 헌데도 여기 올라오는데도 여전히 랜턴도 켜지 않고 오셨다.

손님은 내려가고 강사들은 플라이도 치지 않고 자는데 시원해 잠자기 아주 좋다.

한밤중 백두대간 꾼들이 한, 두 명씩 지나가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