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한산 송년모임 (11/16)

산무수리 2012. 11. 19. 01:00

생강나무 - 정우영(1960~ )


마흔여섯 해 걸어다닌 나보다

한곳에 서 있는 저 여린 생강나무가

훨씬 더 많은 지구의 기억을

시간의 그늘 곳곳에 켜켜이 새겨둔다.


홀연 어느날 내 길 끊기듯

땅 위를 걸어다니는 것들 모두 자취 사라져도

생강나무는 노란 털눈 뜨고

여전히 느린 시간 걷고 있을 것이다.


지구의 여행자는 내가 아니라,

생강나무임을 아프게 깨닫는 순간에

내 그림자도 키 늘여 슬그머니

생강나무의 시간 속으로 접어든다.


몸이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목숨 귀한 줄 안다는 말이 있다. 그가 아프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미 퇴원을 하고 출근을 하기 시작한 뒤의 일이다. 전에 읽은 시집에 짚이는 데가 있어 꺼내 봤더니, 그의 마음은 오래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생강나무’에 바치는 이만한 겸허가 이미 거기 있었다. 자기 몸이 아프듯 지구가 아픈 것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기서는 지구와 사람의 몸이 둘이 아니고, 몸이 마음과 둘이 아니다. 북극에 얼음도 눈도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고, 우리네 마음에서 늘 흰 눈을 얹고 있는 킬리만자로며 히말라야에 눈이 녹아내리고 있다는 소식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직 덜 아픈 탓인가. 이런저런 소식이 사위스러우면서도 도무지 늘 어쩌지 못하는 소시민이다. 어차피 나는 위대한 영혼은 아니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 구절을 마음에 담아본다. “병이 내게로 온 까닭은/ 이렇듯 내 마음자리에 맺히는 인연마다/ 연등 하나씩 골고루 걸어두라는 뜻인가.”(‘연등’)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한산 송년모임을 낸다고 원당에서 만나자는 장이사.

거리가 먼지라 금요일 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해 날을 잡는데 정말이지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말 나자마자 금요일로 날을 잡으니 조금은 황당하지만 아무튼 최소 원, 정예 멤버는 다 나오기로 했다.

6시 원당역에서 만나기로 해 놓고 내가 제일 늦었다.

약속장소인 한우고기 집에 가니 이미 한판 구어먹고 나와 해일씨를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며 케잌 좀 사다 달라 부탁해 놓았더니 황샘이 30분 걸어가 케잌을 사왔단다. 고맙고 미안하고....

 

고기 먹다 먹다 남겼다.

올해가 장동욱 이사님 회갑인지라 조촐하게 생일 노래도 불러 드렸다.

김진성씨가 늦게 참석해 분위기를 띄워준다.

2차는 조촐하게 하자 했는데 일산의 터널이라는 나이트클럽에 갔다.

엄청 큰데 초저녁이어선지 썰렁하다.

룸에 들어가 조금 놀다 이사님, 해일씨, 나는 먼저 나와 이사님이 동작역까지 태워다 주셔서 무사히 귀가.

 

2년 동안 무늬만 위원장이었는데 신샘이 차기 위원장을 맡아 주기로 해 마음이 가볍다.

홍샘이 뒤를 봐주어 무늬만 위원장 임기를 무사히 넘겼다.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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