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면 - 황인숙(1958~ )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
벌판을 뒤흔드는
저 바람 속에 뛰어들면
가슴 위까지 치솟아 오르네
스커트 자락의 상쾌
나는 황인숙 시인의 시를 읽을 때면 구름 속에 들어 있는 것 같다. 가볍게 둥둥 떠다니는 것 같고, 포근하고 때로는 뜬금없이 유쾌하다. 그런데 정작 딱 무어라 정의하기 어렵다. 알쏭달쏭한 세계를 통통 튀며 즐겁게 유영하는 느낌이랄까. 이 시도 그렇다. 봄 또는 가을 어디쯤이라고 하면 적당할 듯한 날, 풀과 나무를 뒤흔드는 바람 가득한 벌판의 중심에 서서 느끼는 수직으로 상승하는 쾌감. 스커트를 입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가슴 위까지 치솟아 오르는 상쾌함을 짐작은 하겠지만 어찌 가늠할 수 있겠는가. 이 시를 읽고 김사인 시인은 스커트를 입어보고 싶다고 했다는데. 아아, 여자들은 모르리. 저 바람 속에 뛰어들지 못하고 그저 스커트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여자의 심오한 세계를 죽을 때까지 읽지 못하는 남자의 마음을.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코스개관: 우이동-소귀천-북한산장위 능선-대동문-아카데미하우스-북한산 둘레길-빨래골
날씨: 산행 하기 좋은 날
아무 산에 가도 좋다는 두 언니. 그래도 아무 산에 갈 수는 없는데 맞춤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밤에 자다 깨다 하면서 코스를 고민하고 아침 일어났는데 아침 뭘 대접할거냐고 걱정하는 남의편. ㅎㅎ
콩나물밥에 게찌개 흉내를 낸 아침으로 무사히 넘겼다. ㅎㅎ
언니들 일찍 일어나 꽃단장까지 끝내놓고 내가 준비하는 새 설것이까지 깔끔하게 해 놓은 장수샘. 덕분에 싱크대가 반짝 거린다.
노느니 준비 되는 대로 일찍 나섰다.
이틀 연속 산행인지라 힘든 코스는 일단 제외했고 사람이 너무 많은 구간도 패스.
그러다보니 소귀천이 좋을것 같다.
우이동에서 기도원 지나 소귀천으로 올라가며 약수터에서 모닝 커피와 브레드.
그리고 대동문 가기 전 오솔길로 올라가는데 우리 외에도 두팀이나 가서 안심하고 따라갔다.
헌데 맨 상단부 약수터 위는 염려한 대로 금줄 구간.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기에 그냥 진행.
산성 주능선 거의 다 올라갔는데 한팀이 내려오며 이 길을 어찌 아냐고 한다.
길 잘못 들었다고 하니 여긴 아는 사람만 다니는 덴데 아닌것 같단다. 아님 말고....
무사히 산성을 넘어 대동문 가는 길. 사람이 많아지긴 했지만 밀려갈 정도는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다 동장대를 지나칠뻔 했다.
대동문까지 가기 전 허기져 동장대 양지바른 곳에서 떡, 매실차, 과일로 점심을 대신하기.
날씨도 풀린줄 알았는데 제법 쌀쌀하다.
북한산 등산 인구에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게 눈에 뛴다. 패션도 다들 한 패션 하는것 같다.
대동문에 오니 역시나 거의 장터 수준이다.
조금 더 진행해 칼바위로 갔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지만 장수샘이 힘에 부치시나 보다.
대동문 찍고 하산하는데 조망터에서 한팀이 직진하길래 길인줄 알고 내려서다보니 2반 코스다.
여기서도 되돌아오기 그래 벌벌 기며 내려오니 잠이 싹 달아났다는 장수샘. ㅎㅎ
아카데미 하우스 내려오는 길이 짧은것 같았는데 기억보다는 길고 험했다.
무사히 내려오니 2시. 저녁을 먹기엔 좀 이른것 같다 생각하던 차 눈에 보이는 둘레길 안내표.
한구간 뛰어봐? 또 콜 하는 언니들. 졌다.
통일연수원 담장 끼고 가는 흰구름구간은 뒷동산 산책로 같다. 연수원 지붕 사이로 보이는 인수, 만경대가 그림같다.
사람이 오고 가고 하지만 줄서서 갈 정도는 아니라 다닐만 하다.
화계사까지 와서 조금만 더 가보기로 했는데 아주 잘 한것 같다.
중간 조망터에서 쉬며 차를 마시는데 위에 팔각정은 더 좋다는 사람들.
과연 올라가보니 둘레길을 조성하며 새로 생긴 3층의 팔각정은 사방이 팍 트여 북한, 도봉, 수락, 불암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행복해 하며 빨래골로 내려서 마을버스 타고 나오는데 버스 다니는 길이 어찌나 좁은지 내 눈에는 곡예 수준인것 같다.
수유역에서 밥 사야 한다고 산에서부터 돈 꺼내든 장샘 덕분에 월남쌈 세트 메뉴로 웰빙식으로 푸짐하게 잘 먹었다.
남부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려야 하는데 두분이 가신다고 전철 쭉 타고 집에 가라 신다.
한것도 없이 피곤해 못이기는 체 충무로에서 헤어져 전철에서 머리 쳐박고 잤다.
집에 도착해 연락해 보니 6:30 버스 끊어놓고 차 마시는 중이라고....
나도 이렇게 피곤한데 토욜 새벽부터 올라와 이틀 내내 끌려 다니시느라 힘드셨을텐데도 행복하다는 언니들.
사랑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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