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3산행일기

연휴 끝도 산행으로 마무리? (백운-광교산, 9/22)

산무수리 2013. 9. 22. 23:14

그가 만든 책 - 송찬호(1959~ )


그 방안의 가구들은 덧없고 느린 삶을 살아간다

겸손은 가장 최근에 들여온 새 가구이다

그 방의 옷장은 골짜기에서 천천히 떠밀려온 눈사태처럼 오래되었다

지난 수십 년간 집주인은 방세를 올린 적이 없다

금빛 벌레의 오랜 잠은 한여름으로

운반된 얼음 덩어리처럼 꿈쩍하지 않았다

밖에서 보면 그 집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구름이 聖者의 입으로 흘러들어가듯

그 집이 신었던 그 많은 구두 켤레들!

그 집에는 한동안 악행이 머물렀었다

그것은 한때의 유행이긴 했지만

비둘기도 그 지붕을 신성한 법정으로 여기곤 하였다

그 방의 가구들은 한없이 느린 삶을 살아간다

겸손은 저마다 굳은 등짝을 갖고 있고

습관은 오래된 현관처럼 너덜거렸다

책이 네모나니 방과 닮았고, 방이 네모나니 집과 닮았다. 책으로 집을 짓는다면 우직한 형용사, 굼뜬 부사, 얼마 전 발견한 명사, 단단한 동사, 꿈쩍 하지 않는 전치사, 너덜너덜한 조사가 세간 살림이다.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한 글자 한 글자 삼투하는 저 집념으로부터 방이 하나 생겨나고, 한 문장 한 문장 담토하는 저 끈기와 인내심에서 책으로 지어 올린 집의 꼴이 갖추어진다. 세월의 결이 빼곡히 담긴 시라는 소우주 하나가 이렇게 탄생한다.<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만나는 곳; 2013.9.22 (일) 9:30 인덕원역 2번 출구

코스개관: 백운호수 물레방아 3거리-솔뫼가든입구-만천식당-고분재-백운산-광교산 시루봉-종루봉-형제봉-경기대 입구 (10:10~15:10)

날씨: 흐렸다 개었다 하는데 시계는 정말 좋았던 날. 바람도 죽여주던 날

 

 

 

 

 

 

 

 

 

 

 

 

 

 

 

 

 

 

 

 

 

 

 

 

 

 

 

 

 

 

 

 

 

 

 

 

 

 

 

오늘은 쫀누나랑 맞춰 놓은 날. 이감탄도 주말 시간 된다고 해 함께 하기로 했다.

여산은 화욜 산행 후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못 온다하고 남의 편도 오늘은 테니스장에 얼굴 내밀어야 한단다. 흥치피...

이감탄 운길-예봉 같이 했던 친구와 같이 온다고 했다.

인덕원역에서 먼저 온 이감탄 일행과 인사를 하며 친구 얼굴이 참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쫀누나 늦었다고 택시 타고 도착. 이감탄 친구라고 인사시키니 친구가 아니고 매형이라고....

어랏? 맞다 맞어. 이놈의 정신머리 하고는.

친구는 함께 오다 지방 동창네 상 당한 연락을 받아 오늘 못가면 시간이 안 나 되돌아 갔다고....

30분 정도 기다려 5-1 마을버스를 타는데 단체팀이 타서인지 작은 버스가 꽉찬다.

오랫만에 이 길로 백운산 올라가면서 버벅대며 겨우 길을 찾았다.

밤이 간간히 떨어져있다.

 

이쪽 길도 임도가 생기고 달라진 모습.

고분재에 올라서 능선길은 지난번 바라산과 연계산행 때보다 길이 좋아 보이는건 왜인지...

아무튼 고분재 올라서니 이때부터 산행 끝까지 거의 바람이 불어주어 산행에 바람까지 동행한 5명이 산행 하는 느낌.

백운산 정상 정자에 자리가 나 자리 잡고 김밥 등 푸짐한 간식으로 먹기.

이곳에서 광교산 내려서는 길도 어느새 데크가 깔려있고 여기도 둘레길이 조성되어 많이 깔끔해 졌다.

그리고 광교산이 이렇게 그늘이 많았던 산인게 싶다. 샛길로 못 다니게 철책을 군데군데 해 놓고 복원중이다.

 

시루봉에는 역시 사람이 많다. 인증샷 찍고 형제봉 향해 가는데 통행이 많아지는 곳은 나무 데크도 깔아 놓았고 두꺼운 마대를 깔아놓은 곳이 많아져 먼지 펄펄 나던 광교산이 아니다.

이 산 광교산 맞는겨? 광교산을 재발견 하는 즐거움. 거기에 해피 바이러스 쫀누나와 긍정 마인드인 매형의 추임새.

잠깐 쉬고 부지런히 걷다 보니 어느새 끝.

이감탄도 지방인 상가에 내려가야 하는지라 버스 타고 수원역으로...

쫀누나와 난 하천길 따라 꽃구경 하며 큰길 만나는 곳에서 안양 가는 버스 타고 집으로~

일찍 도착해 목욕탕까지 들렸다 집으로.....

일 때문이 아니라 산행 때문에 바쁜 연휴가 끝나 다행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