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 김영환(1955~ )
묵은 녹을 털고
빛나는 청동 화살처럼
시리게 푸른
하늘을 가르며
순정한 점
하나로 찍힌
감, 그 푯대를 향해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
새해 아침의
까치 한 마리
높다란 가지 끝에서 찬바람 눈보라 맞아가며 더욱 붉게 익어가는 감. 꽁꽁 얼어붙어 하늘길마저 끊긴 한겨울 날짐승들 위해 남겨놓은 까치밥. 그것 하나 따먹으면 차디찬 단맛에 멍한 체증 확 풀릴 것도 같은데. 그런 높은 가지 위 까치밥을 시인은 순정한 이상의 상징인 붉은 점, 그런 단심(丹心)의 순정을 펄럭이는 푯대로 보고 있군요. 푸른 하늘을 가르는 꼿꼿한 이상의 화살로 보고 있군요. 이 입춘가절(立春佳節)에 묵은 녹은 다 털고 모두모두 새봄같이 깨끗하고 살맛 나는 세상 다 이루시길.<이경철·문학평론가>
7.27 (일) 구룡령-갈전곡봉-왕승골 (새벽에 비가 그침)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산행 준비를 했다. 밤새 비가 내리고 새벽까지 비가 내렸는데 거짓말처럼 아침이 되니 비가 그쳤다.
오늘 산행은 구룡령 출발해 왕승골로 하산하는데 왕승골에서 구룡령까지 거리가 있어 차로 학생들을 실어 날라야 한다. 그래서 오늘부터 산행에 합류하기로 한 류샘, 장동욱이사님, 응원차 내려오기로 하신 김태웅샘, 홍준섭샘에게 우리 산행 끝날 시간에 맞춰 와 달라고 요청.
아침 동재가 와서 왼쪽 귀밑이 아프다고 한다. 조금 부은 것 같다. 열도 좀 나고... 권투를 하는 학생으로 시합에서 맞긴 했는데 그것 때문인 것 같지 않다. 이하선염이 의심되는데 오늘이 일요일이다. 응급실 있는 병원으로 가기엔 너무 멀고 학생도 증세가 심하진 않은 것 같아 일단 오늘은 약 먹고 숙소에 남아 안정하기로 했다.
9시 출발. 길 건너 급경사 거지같은 계단을 올라가는데 길이 많이 질다. 헌데 학생들은 의외로 잘간다. 역대 최소인원인데 최연소자가 중3, 여학생 1명도 고2인데 대간 여학생 중 제일 씩씩한 것 같다. 고등학생도 대부분이 고2.
수도공고 학생이 8명, 선사고 3명, 금천고 2명, 중3인 한별이, 그리고 1학년 때 이 코스를 왔던 원호가 폭풍 성장을 해 처음엔 못 알아봤다.
학생들은 고학년이 대부분이고 말도 잘듣고 뚱뚱한 학생도 없어서인지 산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 우리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
구룡령 옛길 정상에서 처음 쉰다. 휴~ 한참 쉬고 류샘의 생태강의 잠깐 듣고 갈전곡봉을 향해 올라가자~
갈전곡봉까지 가는길 생각보다 아주 멀고 업다운이 심하다. 더구나 새벽까지 내린 비로 길은 완전 진창. 등산화가 아닌 1조 조장 현우와 얼떨결에 오게 된 한별이가 그중 제일 많이 넘어지는 것 같다. 특히 한별이는 8자 걸음을 걸어 산행에 불리하다.
한별이가 자꾸 처지고 그 뒤를 상현이와 승민이가 같이 가면서 한별이 넘어질 것 같으면 상현이가 얼른 잡아준다. 나름 후미에서 상부상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상현이는 벌에 쇄골 부위를 쏘였다고 호들갑인데 말 잘하는걸 보니 과민반응은 아닌 것 같아 안심이다.
갈전곡봉 정상에 섰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좀 이르지만 이곳에서 점심으로 라면 끓여 먹고 가기로 한다. 오늘 일요일이어서인지 버스 산악회 2팀이나 만났다. 한팀은 우리와 같은 왕승골로 하산한다고....
신샘이 이사 준비하느라 반찬을 못 싸와 부담스러웠나보다. 버스 산악회 관계자에게 집 나온지 오래(?) 되었다고 반찬 구걸을 해 한참 웃었다. 아무튼 몇가지 반찬을 챙겨주어 일단 받았다.
점심 먹고 다시 출발. 길은 계속 미끄럽고 나도 넘어질뻔 했고 한별이는 계속 미끄러지며 턴까지 한다고 운동신경이 발달됐다고 춤 가르쳐봐야겠다고 상현이 웃긴다.
무사히 왕승골 갈림길에 도착. 인증샷 하고 하산하는데 이 길 급경사로 사실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등산로가 하도 미끄러워서인지 이쪽 길은 그래도 말라있어 순한 편이다. 더구나 아래 아이스크림 사왔는데 늦으면 녹는다고 했더니 학생들이 질주 해 내려간다.
거의 다 내려온 것 같은데 장이사님과 류샘, 김태웅샘이 올라오신다. 우리보고 너무 빨리 내려왔다고 하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신발도 좀 씻고 우선 두 선생님이 차 2대로 학생들 먼저 구룡령으로 올려보내고 우리들도 한번 더 온 홍샘 차타고 구룡령으로....
구룡령에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자두와 천도복숭아를 사 가지고 오셔서 대화 나누고 다른 팀에 가봐야 한다고 출발.
씻고 저녁먹기. 우리들은 준섭샘이 사온 삼합으로 메뉴가 풍성하다. 5명에서 9명으로 멤버가 늘어나니 잔치집 같고 좋다.
해가 지고 어두워져 나방 때문이 문을 닫고 건물안에 들어와 있는데 상현이가 뛰쳐 들어왔다.
왜? 유성이 떨어진다고 오늘 산에 못가고 안정한 동재형도 봐야 한다고 뛰어 들어온거다. 반신반의 하면서 나가보니 날이 맑아 별이 아주 잘 보인다. 건물의 등을 다 끄니 북두칠성은 물론 견우과 직녀, 은하수까지 보이고 간간히 별똥별까지 떨어지는 장관을 연출. 불빛은 간간히 지나는 차 밖에 없어 별 보기엔 아주 좋은 곳.
김태웅 선생님은 전공자 답게 레이저 포인터까지 준비해 오셔서 별 보여주며 과학과 전설을 가미한 강의. 학생들은 매트레스 들고 나와 아예 누워서 침낭 쓰고 별보면서 유성이 떨어질 때 마다 소원 빈다고 난리다. ㅎㅎ
모두 별 때문에 행복해 하면서 잠자기. 어제에 비해 추위가 많이 가셔 잠자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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