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 - 김기택(1957~ )
나뭇가지들이 갈라진다
몸통에서 올라오는 살을 찢으며 갈라진다
갈라진 자리에서 구불구불 기어 나오며 갈라진다
이글이글 불꽃 모양으로 휘어지며 갈라진다
나무 위에 자라는 또 다른 나무처럼 갈라진다
팔다리처럼 손가락 발가락처럼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갈라져 있었다는 듯 갈라진다
태곳적부터 갈라져 있는 길을
거역할 수 없도록 제 몸에 깊이 새겨져 있는 길을
헤아릴 수도 없이 가 보아서 눈 감고도 알 수 있는 길을
담담하게 걸어가듯이 갈라진다
제 몸통으로 빠져 나가는 수많은 구멍들이
다 제 길이라는 듯 갈라진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7/28 (월) 통마름-응복산-마늘봉-아미봉-약수산-구룡령
날씨: 은근히 덥던 날
오늘 아침에는 차 2대로 학생들을 통마름까지 태워 응복산을 가기로 했다. 2대에 다 탈 수 없어 나머지 멤버들을 홍샘이 한번 더 왕복해 태우고 가니 일찍 도착한 팀들이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오늘 동재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해 홍샘은 오늘도 산행을 못한다. 아무튼 우리들 내려주고 동재 태우고 출발하는데 한별이는 아파 산행 못하는 동재를 부러워 한다. 힘이 들긴 든가보다.
오늘 날씨가 덥고 끈끈하다. 어제 처진 한별이와 진주를 선두에 세우고 류샘이 앞에서 리드하는데 길은 숲이 우거지고 오르막만 있어 힘드는데 쉬지도 않는다. 급기야 정샘과 진주가 소화가 되지 않아 힘들어 한다. 약 주고 사혈 하고 나니 조금 나은 것 같다.
신배령 갈림길에서 인증샷 하고 응복산을 향해 가는데 진고개에서 온 개인 등산객들이 간간히 보인다. 학생들을 보더니 기특해 하신다.
응복산 곧 오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르막이 가파르다. 급기야 정샘이 지치는지 뒤로 처지는데 설상가상으로 등산화 창이 덜렁거린다. 장이사님이 의료용 고무줄을 가지고 계셔서 응급처치로 신발창을 고무줄로 묶었다. 무릎 아플때도 보호대 대용으로 쓰면 훌륭하다고....
무사히 응복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정상이 너무 협소해 점심을 먹을 수 없다. 조금 더 내려가서 먹기로 했다.
부부 한팀이 학생들 주라며 간식을 나누어 주시고 냉커피도 교사들 먹으라고 나누어 주신다. 자신들은 간식 충분하다면서....
우리들도 내려오며 점심 자리를 찾는데 먹을게 많은지 좋은 장소는 멧돼지가 다 밭을 갈아엎어 한참 내려와서 겨우 장소 잡고 라면 먹기.
정샘은 연이은 산행을 해보지 않았고 밖에 나오면 속이 예민해지는지 식사도 거의 못하고 힘들어 한다. 아무튼 한참 쉬고 앞으로 3번 정도 오르막을 가야 한다는데 날이 정말이지 덥다. 그나마 길이 많이 험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우진이가 나무에 얼굴을 긁혔 치료해 주었다. 우진이는 장비가 스틱까지 있다. 어머니가 등산 매니아라 거의 다 어머니 장비라고....
마늘봉 지났고 아미봉 지나 약수산인줄 알았는데 전망대다. 에이~
갑자기 앞에서 환호 소리가 난다. 정상인가?
홍샘이 수박을 사서 동재와 함께 약수산까지 지고 올라왔다. 동재는 다행히 이하선염은 아닌데 감기에 과로가 겹친 것 같다고 오늘까지는 쉬는게 좋다고 했다고....
산 정상에서 먹는 수박맛. 정말이지 먹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목이 많이 말랐던 한별이는 수박의 흰살이 나오도록 긁어 먹어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약수산 정상 찍고 구룡령으로 내려오는 길도 생각보다는 멀었다. 이정표 맞냐고 계속 한별이 투정이다.
무사히 하산해 시원한 음료수까지 한캔씩 준다. 정말 맛있다.
부지런한 2조는 늘 오자마자 설거지부터 해 놓고 그릇을 햇볕에 바짝 말린다.
이날 산악회 사무국에서 수박, 포도를 사들고 방문해 주셨다. 신샘 과일은 사지 않아도 되겠다고 좋아한다.
홍샘과 신샘 정샘은 부식도 사고 정샘 등산화 사러 양양으로 나가 남은 우리들은 남은 호박으로 호박전 붙이고 태웅샘이 협찬해 주셔서 송어회까지 사다 놓아 저녁이 푸짐하다.
등산화는 파는 곳이 없어 시장에서 싼 걸로 겨우 샀고 학생들 간식 준다고 치킨을 사와 나누어 주었다.
학생들은 저녁을 일찍 해 먹고 2조 텐트에서는 즉석 나이트 클럽을 만들어 사이키 조명에 음악 틀고 춤춘다고 좁은 텐트에서 난리다. 11시경 취침 시키고 내일은 구룡령 옛길을 가기로 했고 모레는 설악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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