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감옥 - 이태순(1960~ )
골짜기 지나 그만, 계집애 붉게 홀려
길을 잃고 갇혔다
자지러지게 꽃잎 타는
뜨거워
아! 뜨거워라
분홍빛 환한 감옥
그 봄날 덴 자리 꽃이 진 지 이미 오래
눈 짓무른 늙은 계집
짐짓 길 잃은 척할 때
한 번 더
날 홀려다오
진달래 진달래야
경칩이 코앞이네요.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겠어요.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계집아이 같아서 3월에 피는 꽃들은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네요. 매화·산수유꽃·개나리·진달래…. 이 어리고 여린 3월의 꽃들을 두고요. 부끄러움을 모르다니요. 그리고 믿을 수가 없다니요. 프랑스에는 이런 야들야들하고 어랑어랑한 꽃들이 3월엔 안 피나 봐요. 연달래, 꽃달래, 얀달래, 수달래, 진달래라고 불리는 이 달래의 부끄러움은 얼마나 건강하고 정직한가요. 우리는 이 부끄러움에 홀리고 싶어서, 이 부끄러움에 갇히고 싶어서 이 계절을 또 얼마나 기다려 왔나요.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마침내 당도한 3월. 천주산에도, 약산에도, 영취산, 단석산, 원미산, 고려산에도 모두의 고향 뒷산 앞산, 옆산에도 분홍빛 환한 감옥이 이제 곧 지어지겠네요. <강현덕·시조시인>
7/29 (화)
구룡령-옛길 정상-명개리
날씨: 새벽까지 비가 내렸는데 아침이 되니 거짓말처럼 개다
새벽녘까지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비가 그쳤다.
아침 일찍 청소년 단체로 보이는 팀들이 탐방센터 주차장에 모여 체조를 한참 하더니 출발.
아침 식사 후 김태웅샘과 홍준섭샘은 서울로 떠나고 우리 아이들은 청소하기. 오늘 높은 분이 온다고 청소를 해 달라 했다고 한다.
출발하기 전 탐방지원센터 관리인 남상수씨 특강 1시간 듣고 구룡령 옛길에 대한 설명 듣고 다시 구룡령 옛길 정상을 올라가는데 아침에 출발한 팀을 만났다. 흥사단에서 구룡령~조침령 까지라는데 아이들이 많이 어리다. 초3부터 있다고 한다. 이 길을 둘째 날 간 우리 학생들 왈, ‘너네도 함 고생해 봐라’ 왜? 우리도 비내린 날 이 길을 넘어가느라 미끄러지고 고생했기에.....
헌데 어제 밤 처마 밑에 텐트치고 자고 출발한 부부 팀 새벽에 비가 내려니 출발하지 않고 택시 타고 간줄 알았는데 이 팀도 갈전곡봉을 향해 올라간다. 새벽에 싸우더니 화해 해 올라갔나보다 하고 웃었다.
오늘 시간이 널널해 한참 놀고 간식 먹고 아랫길로 내려간다. 작년엔 반대편에서 정상으로 올라왔는데 아래쪽이 계곡이 있어 훨씬 운치가 낫다.
점심을 먹을 장소를 마땅히 찾지 못하다 그중 나은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바위에 붉은 흔적이 있다. 뭐지? 영골 약수라는 탄산수로 탄산이 뽀글뽀글 올라오는데 맛이 오색약수보다 조금 순해 맛이 괜찮다. 소화 안되는 정샘 먹으라고 주고 우리도 많이 마시고 빈 통에 가득 떴다.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데 여교사들은 라면이 질려 빵과 과일을 먹었다.
조금 내려가니 하산지점. 이곳에서 숙소까지 걸어가기엔 너무 멀다. 아침 일찍 김태웅샘이 떠나면서 홍샘 차를 같이 내려다주고 가셨다.
그 덕에 차로 중학생, 여학생, 여교사 먼저 숙소에 내려주고 신샘이 나머지 학생 태우느라 2번 왕복하는 사이 산림청 홍천군 소장님의 방문.
헌데 피자8판, 치킨6마리에 얼음물까지 잔뜩 사들고 오셨다.
학생들 다 도착 후 훈화말씀 하시는데 9급에서 4급으로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시다. 안동이 고향인데 처음 대전에서 근무하며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많이 힘들었다고...
산불이 많게 적게 년간 300~400건 이상 난다는 말에는 깜짝 놀랐다. 아무튼 학생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양식을 듬뿍 나누어 주시고 가셨다.
오늘 햇살이 좋아 텐트 다 바짝 말려 정리해 넣고 오늘부터 학생들은 강당에서 잘 수 있다. 그래서 우리들도 실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내일은 설악산 산행이 있는 날이라 일찍 자고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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