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 이시영(1949~ )
가난한 사람들이 머리에 가득 쌓인 눈발을 털며 오르는
지하철 2호선은 젖은 어깨들로 늘 붐비다
사당 낙성대 봉천 신림 신대방 대림 신도림 문래
다시 한 바퀴 내선순환을 돌아
사당 낙성대 봉천 신림
가난한 사람들이 식식거리며 콧김을 뿜으며 내리는
지하철 2호선은 더운 발자국들로 늘 붐비다
지난 사십 년 동안 무수히 지하철을 타고 다녔지만, 순환선 2호선을 타고 서울의 지상과 지하를 한 바퀴 돌아본 적은 없다. 그래도 2호선의 승객들이 강남과 강북, 동부와 서부 구간에 따라 특색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강남 구간에서는 교대역·삼성역에서 승하차 또는 환승이 특히 어렵고, 강서 구간에서는 신도림역이 그런 것 같다.
얼마 전 서초역에서 신촌 방향 2호선을 탔다. 몸을 가누기 힘들고 숨이 막힐 정도로 승객이 많았는데 화장기 없는 얼굴에 무거운 짐을 들고 앉아있던 중년의 아줌마가 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꼬박 열한 정거장을 서 있다가 문래역에서 내렸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의 뒷모습을 나는 거기서 보았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만나는곳: 2014.10.9 (목) 9;00 경복궁역 3번 출구
코스개관: 국민대-대성문-보국문-대동문-용암문-도선사
멤버: 영등회 6명+ 청풍
날씨: 가을이라 좋은 날
라샘이 8월 정년퇴임을 하셨는데 얼굴도 볼 겸 산에 가자 고천사 연락이 왔다.
다들 공사다망한 가운데 10월9일이 시간이 된다고 하는데 날 보고 코스를 짜란다.
김공주가 온다고 해 순한 코스로 잡았는데 못 온다고 한다. 꿩대신 청풍이 이젠 빨간날은 다 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럼 9일 북한산 가는데 올래? 무서운데 없지? 하면서 오기로 했다.
조금 일찍 만나니 버스도 산길도 붐비지 않아 좋다.
연중행사로 산에 온다고 아우성 치는 장공주도 초장에는 잘 쫓아와 쉬지도 못하고 부지런히 올라가기.
산에 오면 걔기던 청풍도 잔차 몇번 타더니 숨 차 하는 기색 없이 잘 쫓아온다. 운동이 이젠 몸에 익나보다.
박학다식한 라샘 덕분에 여러 종류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펼쳐놓고 국어 전공자 답게 가을꽃 하나를 봐도 시가 나오는 박샘.
염려보다는 산길도 붐비지 않았고 군데군데 단풍이 고왔고 간식 펼쳐놓고 막걸리 한잔 하는 맛도 좋았다.
원래 예정된 코스보다 조금 짧게 할까 했는데 산행이 늘어지지 않아 목표대로 용암문 찍고 하산.
오랫만에 키토산 오리집에 전화를 했는데 차가 안온다. 사장님이 깜빡 했다고 한다.
오리는 값은 조금 올랐지만 점심과 저녁 중간이라그런지 그나마 한갖지게 먹을 수 있었다.
오리도, 고구마도, 녹두죽 맛도 변하지 않아 좋다. 사장님 부부만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회비 걷은것도 남았고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 차 한잔 마시려고 찻집을 찾는데 결국 덕성여대 입구까지 걸어가 겨우 찾았다.
돈에 맞춰 차 마시고 올해가 가기 전 번개 또 한번 하자 했고 청풍은 시간 되면 언제든 오시라는 환영을 받았다.
자주 보던 가끔 보던 함께 근무하던 동업자는 마음 편해 좋다.
라샘, 자유인 된걸 축하드리고 다들 다음 볼때까지 잘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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