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뫼 - 신경림(1936~ )
여든까지 살다가 죽은 팔자 험한 요령잡이가 묻혀 있다
북도가 고향인 어린 인민군 간호군관이 누워 있고
다리 하나를 잃은 소년병이 누워 있다
등 너머 장터에 물거리를 대던 나무꾼이 묻혀 있고 그의
말 더듬던 처를 꼬여 새벽차를 탄 등짐장수가 묻혀 있다
청년단장이 누워 있고 그 손에 죽은 말강구가 묻혀 있다
생전에는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이들도 있다
부드득 이를 갈던 철천지원수였던 이들도 있다
지금은 서로 하얀 이마를 맞댄 채 누워
묵뫼 위에 쑥부쟁이 비비추 수리취 말나리를 키우지만
철 따라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으면서
뜸부기 찌르레기 박새 후투새를 불러 모으고
함께 숲을 만들고 산을 만들고 (…)
묵뫼는 오랜 세월 돌보는 사람 없이 방치되어 봉분이 내려앉고 손실된 무덤들이 모여 있는 묘지다. 묘비도 없을 터이니 누가 묻혀 있는지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시인은 이곳에서 저마다 우리 민족의 고난을 온몸으로 겪으며 저승으로 간 시신들을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그들은 생전에 상하좌우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처절한 갈등을 겪었다. 이제는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 “함께 숲을 만들고 산을 만들고”, 마침내 모든 대립과 분열을 극복하고 유기적 공존의 세계를 이룩했다. 시인은 묵뫼의 과거를 복원하여 바람직한 미래를 예시하고 있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겨울, 봄에 갔고 여름은 예약을 했다 못갔고 가을 지리를 올 수 있어 좋았다.
날은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좋다.
셋이 이 길을 걸었다.
이 겨울 또 지리를 만나러 갈 수 있으면 하는 소망이 이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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