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발달
- 문태준(1970~ )
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
감나무가 너무 웃자라
감나무 그늘이 지붕을 덮는다고
감나무를 베는 아버지여
그늘이 지붕이 되면 어떤가요
눈물을 감출 수는 없어요
우리 집 지붕에는 폐렴 같은 구름
우리 집 식탁에는 매끼 묵은 밥
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
한 몸의 그늘(…)
눈물은 웃음을 젖게 하고(…)
나는 엎드린 그늘이 되어(…)
나의 슬픈 시간을 기록해요(…)
신도시를 건설하고 자동차 전용도로나 보행자 전용 광장, 또는 골프장을 만드는 공사는 언제나 그곳에 있는 나무들을 없애는 벌목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수령이 쌓여 아름다운 위용을 자랑하는 거목들을 전기톱으로 순식간에 잘라버리는 처참한 광경을 보고 분노를 느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부장의 권력을 가진 아버지가 너무 크게 자란 감나무를 베어버리려고 한다. 그늘 때문에 지붕을 망친다는 물질적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은 나무 그늘이 가족을 그 아래서 쉬게 하고, 삶의 슬픔을 기록하는 내면적 여유를 준다고 반대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 몫의 그늘, 즉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그림자를 없애려면, 생명체 자체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10/2: 성삼재-노고단-반야봉-연하천-벽소령 (1박)
10/3: 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
날씨: 비교적 좋았고 단풍은 3년 중 제일 많이 들었다.
멤버: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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