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5산행

봄비와 함께 한 도솔지맥 (광치령-양구터널, 4/5)

산무수리 2015. 4. 9. 00:03

성(聖) 쓰레기 - 윤효(1956~ )

자기를 버린 사람들에게

자기를 태워

온기로 되돌려 주고는

높다란 굴뚝을 유유히 빠져 나와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늘을 향해 뭉게뭉게 날아오르는

하얀 영혼을 본다.


어둠이 내리면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로 떠오르는

그 별들을 또한 보게 되리라.


한여름 바닷가로 몰려드는 피서객들을 보면, 새삼 인간이 물을 좋아하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끼를 낳아 기르기 위하여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 모여드는 철새 떼처럼, 칠팔월에 물가로 떼 지어 몰려드는 사람들은 광복절을 전후하여 일제히 도시로 돌아가면서, 아름다운 바닷가에 엄청난 쓰레기 더미를 남긴다. 인간은 쓰레기를 만드는 동물이라고 정의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불에 태워 버릴 수 있는 쓰레기라면, 성스럽게 사라질 수도 있다. 아무리 땅속 깊이 파묻어도 연기로 사라지지 않는 핵 쓰레기, 바닷속 깊이 가져다 버려도 심해어의 체내에 축적되어 되돌아오는 중금속 쓰레기가 문제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산행일: 2015.4.5 (일)

코스개관: 광치터널-902봉-810봉-915봉-두무동고개-양구터널 (9:30~15;45)

날씨: 거의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다

멤버: 7

 

 

 

 

 

 

 

 

 

 

 

 

 

 

 

 

 

 

 

 

 

 

 

 

 

 

 

 

 

 

 

 

 

 

 

 

 

 

 

 

 

 

오늘 산길은 터널에서 시작해 터널에서 끝나는 길.

900이 넘는데도 막상 산은 없고 봉만 있다고 거저 먹는다나 뭐라나?

아무튼 터널 위를 힘겹게 올라가니 임도가 계속 이어진다. 더러 올라가야 하는 봉우리도 있는것 같은데 어차피 다 만나니 그냥 임도로 고고씽~

멤버가 역대 최소인원이다. 어쩔 수 없이 내가 후미 백성이다.

부활절 때문인가 한식이라서인가?

아침 신천씨는 심한 감기로 비타500 두박스 차에 실어주고 갔다.

산길보다는 임도가 많이 덜 힘들것 같은데도 막상 임도도 오르막은 힘겹고 재미도 없다.

초장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고 날씨도 어제와는 달리 은근 쌀쌀해 비옷을 입는 시간이 벗는 시간보다 더 많았다.

 

임도를 벗어나 제대로 된 산길을 가니 산세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점심 먹을 시간 즈음해 비가 그쳐 밥을 바쁘게 먹고 일어나니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 예보가 없었는데 하나도 맞지 않는다. 그나마 난 비옷을 가져와 다행이다.

밥 먹고 군부대 옆을 우회하는 길이 오늘 길중 젤로 그지같다.

철조망과 군부대에서 버린 쓰레기들로 지저분한 산길을 피해 가다 현숙씨 바지 찢어먹고 나도 비옷 찢어지고 옷은 대부분 흙투성이다.

무사히 군부대 정문에서 포장도로를 내려가는데 완전 급경사이고 차도 양쪽은 토목공사인지 뭔지 무지 어수선하다.

찻길을 벗어나 봉우리 하나 지나고 나니 나오는 두무동 고개.

이곳에서 탈출 할 수 있다고 하는데 큰오빠가 끝까지 고를 외친다.

 

 

 

 

 

 

 

 

 

 

 

 

 

 

 

 

 

 

 

 

 

 

 

 

오전내내 비맞은 노오란 생강나무가 많더니 오후 산길에는 진달래가 많다.

아직 꽃망울 맺은게 대부분인데 제대로 피면 장관일것 같다. 마음의 눈으로 진달래를 보며 봉 몇개 찍고 하산하는 길에 오늘 처음으로 이정표를 봤다.

이정표 따라 내려오며 봉화산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은 다음에 우리가 갈 구간이라고...

큰오빠 몸에 신호가 오는지 조금 힘들어 한다.

 

이번 도솔지맥 이제 2구간째인데 이대장은 벌써 다음 산행계획 세우느라 바쁘다.

낙동정맥을 봄, 가을을 이용해 가자는데 거리도 먼지라 무박을 하던지 새벽 일찍 시작하던디 해야겠단다.

낙동정맥은 중간에 끊기가 쉽지 않아 긴 산행이 많을거라고 한다.

회비도 선납으로 받아 기본 회원을 확보해야 할것 같단다.

 

전 같으면 새로운 산길을 간다고 하면 설렜는데 이젠 겁부터 난다.

과연 내몸이 견뎌줄 수 있을까 염려도 되고 언제까지 산길을 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중간에 한번 당나귀 떠나려고 했던 작가님을 내가 잡았기에 작가님 산에 올 때까지는 난 무조건 와야 한다는 작가님.

헌데 작가님의 강철체력을 언제까지 따라 다닐 수 있으려는지 자신이 없다.

회장님도 밀포드 트레킹에 가셔서 그 어느때보다 조촐했던 산행을 무사히 끝내니 기뻤다.

마지막 사진 찍다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마침 작가님 동영상 촬영중이라 그대로 찍혔다. ㅎㅎ

 

 

 

 

 

사람 적게 왔을때 잘 먹어야 한다고 동안총무님이 소개하는 강산숯불갈비.

직접 재배한 채소로 초벌구이 해 가지고 나와 훨씬 먹기도 좋고 맛도 좋다고....

8명이 16인분을 먹었다. 동안총무님이 쐈다.

우중에도 동안총무님이 더덕을 몇뿌리 캐 더덕 생식에 더덕주까지 먹었다. 맛 좋았다.

부른 배를 끌어안고 누워 자는새 평촌 도착.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