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눈
-파울 첼란(1920~70)
이건 시간의 눈
일곱 빛일까 눈썹 아래서
곁눈질을 한다
그 눈꺼풀은 불로 씻기고
그 눈물은 김이다.
눈먼 별이 날아와 닿아
뜨거운 속눈썹에서 녹으니
세상이 따뜻해지리
죽은 이들이
봉오리 틔우고 꽃 피우리.
시간은 지속하는 것의 분할이다. 삶이 지속하는 ‘지금’을 무한으로 쪼갠다면, 해에서 달로, 달에서 주로, 주에서 날로, 날에서 시간으로, 시간에서 분으로, 분에서 초로, 초에서 밀리초로, 밀리초에서 나노초로, 나노초에서 펨토초로 미세한 분할이 가능하다. 인생 짧다고 한탄하지 마라! 펨토초의 차원에서 삶은 거의 무한이고 영겁이다. 어떤 사람에겐 그 무한과 영겁을 감당할 내구성이 부족하다. 파울 첼란은 가족을 나치의 가스 처형실에서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 죽은 이들이 봉우리 틔우고 꽃 피우기를 바랐다. 첼란은 이 불가능한 꿈을 안고 흐르는 삶을 견디지 못하고 나이 쉰에 세느강에 투신자살한다. <장석주·시인>
산행알: 2015.5.3 (일)
코스개관: 정령치-고리봉-세걸산-부운치-바래봉-덕두산-인월 (9:20~17:00)
날씨: 비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가 조금만 내림.
멤버: 당나귀와 그 관계자 16명
비 예보가 있다. 요즘 당나귀에 매번 빠지지 않는 비. 산신령 신통력이 영 시원찮네....
오늘 철쭉이 좋을것 같다고 잠시 도솔지맥을 쉬고 바래봉을 가기로 한 날. 거리가 거리인지라 1시간 일찍 출발.
총무님 차를 타니 까멜이 앉아 있다. 도대체 얼마 만인지.....
요즘 낙동정맥을 열심히 하고 있고 말뼈로 만든 건강식품 먹은 후 무릎이 안 아프다고...
말뼈를 나도 먹어봐?
오늘 16명이라 큰 버스를 빌릴 수 없었단다. 작은 버스에 꽉 차 가야한다. 오랫만에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시끄럽지만 아무튼 자고 정안에서 쉬고 구비구비 돌아돌아 정령치 도착.
차 안에서 회비를 못 걷어 내려서 걷는데 그 모습이 무슨 밀수꾼 같다 웃었다.
소강상태였던 비가 정령치에서 내리기 시작. 에이 김새네....
일단 인증샷 하고 비옷 입고 출발.
고리봉은 많이 올라가지 않아 나왔는데 비는 많이 내리지 않는데 더워서 비옷을 입을 수가 없다. 그래서 벗어 치웠다.
가스가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잘하면 운해를 볼 수 있을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인데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럽고 진 곳이 많아 급경사 오르내릴 땐 조심스럽다.
우리팀은 선두 하니조와 후미 게스트조 거리가 자꾸 벌어지는것 같다. 날씨가 나쁜 탓인지 그나마 길이 밀리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이사람 저사람에기 짐을 받은 신천씨가 짐이 많이 무거운가 보다. 먹는게 도와주는 거인지라 짐도 덜겸 쉬면서 오이 먹기.
선두 이대장과 작가님은 진작에 앞서서 가 버리고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을 반대로 몇번 와 봤을때 힘들었기에 오늘은 반대로 치니 힘이 덜 들줄 알았는데 여전히 힘이 든다.
올라서니 시계도 트이고 경치도 좋다. 이런 시점에 작가님이 기다렸다 찍어 주셔야 하는데 안 보이네?
우릴 버린건가?
오늘 일찍 출발해 아침을 일찍 먹은지라 대부분 배가 고픈데 선두는 안 보인다. 총무님이 전화를 해 밥 터 잡아놓으라 연락을 한다.
세걸산이 멀리 보이는데 누군가 외쳐되는데 아마도 이대장 같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님이 힘겹게 올라가는 우리를 찍고 이대장은 공터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인증샷 하고 비교적 넓은 공터에 앉아 밥을 두팀으로 나누어 먹기.
밥 먹는 와중에도 도시락을 들고 사진 찍는 프로정신 투철한 작가님 덕분에 웃었다.
밥을 다 먹기도 전 비가 다시 내린다. 에이~ 바쁘게 커피 겨우 먹고 짐 챙겨 출발.
세걸산 지나고 나서도 급경사 내리막 진창이다.
선두는 가 버리고 후미는 안 보이고 홀로 길을 걷는데 중간 부운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 나오고 삼덕임도로 하산하는 길도 만난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길도 복잡해져 간다.
쉬지않고 쫓아가 겨우 선두를 만났다.
부운치 가까이 갈 수록 철쭉 군락지를 지나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꽃이 거의 피지 않아 아쉽다.
아쉬운대로 마음의 눈으로 보고 바래봉 가는 길 잘생긴 소나무 앞에서 선두가 사진 찍어 함께 찍고 후미를 기다리는데 올 생각을 하지 않아 작가님 홀로 두고 출발.
바래봉 가는 길은 길게 돌아서 올라가는데 날씨가 도로 뿌애져 아무것도 안 보인다.
정상에 가니 한갖지도 꽃도 안피고 정상석이 댕그마니 있고 진작에 홀로 올라온 이대장이 반긴다.
우리도 인증샷 하고 우리팀 기다니느라 의자 꺼내 앉아 있으려니 단체가 떼거지로 와 단체, 개인 사진 찍느라 한 20여분 소란을 떨고 나니 우리편이 온다.
게스트 2명을 인솔해 신천씨가 바래봉을 생락하고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중이라고....
바래봉에서 덕두산은 나도 초행길.
이쪽은 우리팀 말고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처음 보는 곳이라 기대가 컸는데 길은 호젖해 좋긴 한데 날이 도로 흐리며 보이는게 없어 아쉽다.
덕두산에서 작가님이 기다리고 계셔 사진 찍고 간식도 먹고나니 회장님과 까멜이 도착.
현숙씨와 한발 먼저 출발하니 급경사 계단길이 있고 선두는 진작 가벼렸지만 현숙씨와 둘이 일행이 되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내려가는 길이 나쁘지 않다.
선두가 오른쪽 길로 내려오라 아우성을 듣고 나서 이정표를 보니 인월까지 1시간으로 되어 있다.
간간히 보이는 멋진 나무들이 보이고 끝날듯 끝나지 않던 길이 작은 물길이 보여 신발과 스틱을 씻고 거기서도 10여분 내려오니 포장도로가 나온다.
포장도로 따라 내려오니 마을이 보이고 마을 끝 마을회관 앞에 우리 버스가 보인다.
앞서 내려온 이사장님이 운동기구에 앉아 운동하는 모습이 목가적으로 보여 웃었다.
바지 갈아입고 발도 씻고 조금 놀다보니 후미까지 도착.
용산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후미는 아직 도착을 못 했다고 해 차를 끌고 등산로 입구까지 가니 마침 도착.
일단 태우고 출발.
저녁을 어디서 먹나 설왕설래 하다 장수 19번 도로를 타고 가자는 회장님.
19번 도로 찾아가는 길이 외곽 길인지 완전히 시골길이 나온다. 겨우겨우 19번 도로 찾아가는 길 수분재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사이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가자 한다.
알고 보니 주인장이 같은 사람인데 어디가 맛있냐고 하니 자기네 식당을 추천한것.
산마 갈미탕과 청국장을 시켰는데 급하게 밥하는 소리가 들리고 갈비탕 마가 안 보인다고 아우성 치는 이대장.
청국장은 생각보다 양이 작고 건더기도 작아 뭔가 2% 부족한 저녁이어서인지 유난히 밥을 많이 먹어대는 당나귀.
결국 새로 한 밥까지 다 먹어 치워 더 이상 먹을게 없어 일어나 부른 배를 안고 출발.
9시 전 버스전용차선을 타고자 부지런히 와 9시 천안삼거리 휴게소에 잠깐 쉬고 다행히 오늘을 넘기지 않고 무사 안양 입성.
비도 간간히 내렸고 꽃도 거의 없었지만 지리산 자락을 밟을 수 있어 참 좋았던 하루였다.
-새신자 사진 추가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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