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5산행

낙동정맥 2구간 (통리-백병산-석개재, 9/20)

산무수리 2015. 9. 21. 22:37

나룻배와 행인(行人) -한용운(1879~1944)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그래요. 아무것 바라지 않고 당신을 더 나은 세상으로 건네주는 이 나룻배 같은 좋은 마음. 부처님 마음만이 아니에요. 우리네 모두의 마음자리 본래입니다. 한번 다시 읊조려보세요. 이 세상살이에 손해인 줄 알면서도 이런 마음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조금도 억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용운은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며 시집『님의 침묵』을 지었습니다. 사랑할 임이 떠난 침묵의, 궁핍한 시대이지만 침묵하지 않고 시로서 사랑을 일깨우고 우리네 본래 마음자리를 잃게 하지 않은 사람. 독립투사로, 승려와 시인으로 일제하 우리 민족을 해방된 나라로 건네주고 깨끗이 산화(散華)한 그런 전인적인 임이 더욱 그리운 시절입니다. <이경철·문학평론가>

산행일: 2015.9.20 (일)

코스개관: 통리-백병산삼거리-백병산-삼거리-토산령-느진목-구랄산-면산-석개재 (8:40~17:30)

멤버: 당나귀 11명

날씨: 다소 덥게 느껴진 가을날

 

오늘부터 산행거리가 길어져 출발시간이 5시다.

아침은 김밥을 총무님이 사온다고 해 4시 밥만 해 놓고 나왔다.

의왕 팀과 관양동 팀은 신천씨가 일부러 의왕까지 와서 함께 타고 무단횡단으로 도착.

회장님은 일이 있어 못 오시는데도 11명.

차 타고 일단 잤고 김밥 먹고 8:40 통리 도착. 사진 찍는데 오늘 처음 온 새신자도 겁나는 디카를 꺼내 사진 찍기도 만망하여라....

 

 

 

 

 

 

 

 

 

 

 

 

 

 

 

 

 

임도 타고가다 태현사 절 뒤로 올라간다. 나무와 숲이 참 좋다.

선두 내 달려 보이지도 않는데 앞이 시끄럽다. 자연산 오미자가 보이더니 바로 우측에는 머루 덩굴에 머루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떼거지로 달려들어 잡아당겨 나무가 뚝 부러지며 몇명을 머리를 맞고 정사장은 고글까지 떨어졌지만 아무튼 오미자, 머루를 싫컷 먹었다.

오늘 물도 부족할까봐 겁이 났는데 머루와 오미자를 먹으니 훨씬 낫다.

 

 

 

 

 

 

 

 

 

 

 

백병산 삼거리에 배낭을 내려놓고 0.4K를 가는데 생각보다 먼다.

다행인 것은 거의 평지성 길이다.

정상도 역시나 조망은 없다. 인증샷 하고 삼거리로.

여기서 면산이 8K가 넘는다. 언제 가나.....

 

 

 

 

 

 

 

 

 

 

 

 

 

 

삼거리에서 오늘 중간지점이라는 토산령까지는 아직 멀었고 토산령 가는길 산죽이 아주 예쁘다.

키도 너무 크지 않고 보이는 경치가 환상이다.

오늘 구간이 2번째로 긴 구간이라고 한다. 업다운은 심하지만 그래도 길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

오늘도 더덕 슬러쉬 한병씩 받아 그나마 물 부족이 덜하다.

힘들어 사진도 거의 못 찍는데 작가님은 그 와중에 큰 노루궁뎅이 버섯을 따셨다고 보여주신다. 노루궁뎅이 전문이라 놀렸다.

휴양림 3거리 즈음 길거리에 두줄로 앉아 밥 먹기.

산행이 힘들어 대부분 밥맛이 없어 물에 말아먹는 사람, 남기는 사람.

오늘 맥주가 딱 한캔인데 조금 얻어먹었는데 꿀맛이다. ㅎㅎㅎ

 

 

 

 

면산은 아직 멀었는데 하염없이 내려가는 산길. 또 얼마나 올려치려나 겁이 난다.

아무튼 밥 먹고도 아주 한참만에 나타는 토산령 이정표.

 

 

 

 

 

 

토산령에서 쉬지않고 몇번 올라와 나오는 구랄봉.

산삼이 많이 나고 동굴이 많아 원래 이름은 굴암봉인데 변했다나 뭐라나?

어제 면산까지는 2K 남짓 남아 얼마 안 걸릴줄 알았다.

간식도 주는대로 먹었고 새신자가 준 포도당소금 2알도 먹었다.

 

 

 

 

 

 

 

 

 

 

 

 

헌데 면산 진짜 멀었다. 오늘 내내 선두에 서던 이대장이 뒤에 쳐져 오고 후미대장 신천씨도 처진다.

한번 올려치고 두번 올려치고 한 서너번 쉬지도 않고 올려치고 기운 쭉 빠질 즈음.

또 이거 아니면 어쩌나 싶은 곳에 면산이 보인다.

힘이 다 소진 되 간식 있는대로 꺼내먹기. 그리고 이젠 하산길만 남았다는데 하산길로 거의 5K.

 

 

 

 

 

 

 

 

 

 

 

하산길에도 산죽이 어어쁘다. 지도상에는 암봉이 있다는데 다행히 우회하는것 같다. 뒤돌아보니 멋진 암봉이 보인다.

버벅거리는 새 선두는 휘리릭 다 가벼리고 신천씨와 정사장이 바로 뒤를 쫓아온다.

정맥 아니랄까봐 하나 넘으면 또 하나가 나오고 하나 넘으면 또 하나가 나온다.

여기 산죽은 키가 커 세차장 지난것 같다.

중간에 선두가 한번쯤 쉬어줄줄 알았는데 선두를 만나지 못하고 겨우 도착하니 무사히 산행을 마친 기쁨이 정말 컸다.

여자 대장 후보인 정임씨가 탈출한다는 엄살까지 했는데 면산에서 탈출했다고 놀렸다. ㅎㅎ

종점은 삼척과 봉화 도계.

 

하산하는데 한명이 빈몸으로 올라오는데 중간 토산령에서 쉬던 팀을 기다리다 못해 올라가는 거라고 한다.

이 팀은 일부는 산행을 하고 둘은 남아 차로 픽업하러 온거라고....

봉화에 가 저녁 먹고 중앙고속도로 탄다고 했는데 네비, t-mpap 다 태백으로 안내를 하나보다.

 

 

 

 

 

 

정사장이 와 봤다는 태백 시내 서울감자탕. 번지수에 숫자 하나를 잘못 봐 시내를 들어갔다 나오는 해프닝 끝에 찾아간 감자탕 집은 정말이지 맛이 좋았고 덤도 푸짐했고 인심도 좋았다.

사장님이 바쁘게 뛰어다니는데 오늘 알바가 결근했냐고 총무님이 물어보니 그렇단다.

하도 잘 뛰고 체격도 건장하셔서 운동 하신 분 맞냐 하니 맞단다.

두 테이블은 덤을 주는데 우리 테이블은 왜 덤 안주냐고 하니 두말 않하고 가져다 주신다.

태백에서 통하는 미모라고 총무님 웃긴다.

감자탕에 감자는 강원도 감자라서인지 정말이지 달고 맛있다.

리필 해 달라고 하니 두말 앉고 가져다 주셔서 배부르게 밥까지 볶아 아주 잘 먹었다.

포장전문 나한테 감자탕은 포장 안하냐고 놀린다. 혹시나 해 물어보니 포장 가능한데 오늘은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부른 배를 앉고 앞자리에 누워 잘 갔다.

유난히 길눈이 어두운 기사님 때문에 총무님은 길안내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잔다. 감기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다는데....

다행이 길은 크게 밀리지 않아 11시 전 무사히 평촌 입성. 총무님이 집 앞까지 택백 해 주셨다.

두루 감고사~

미리 추석, 메리 추석~

-사진 추가 (감사)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