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6산행일기

미녀3총사 단풍에 물들다 (북한산 숨은벽, 10/22)

산무수리 2016. 10. 23. 00:05
모닥불
- 안영희(1943~)


 
기사 이미지
아무도

혼자서는 불탈 수 없네

기둥이었거나 서까래

지친 몸 받아 달래준 의자

비바람 속에 유기되고 발길에 채이다 온

못자국 투성이, 헌 몸일지라도

주검이 뚜껑 내리친 결빙의 등판에서도

불탈 수 있네

바닥을 다 바쳐 춤출 수 있네

목 아래 감금된 생애의 짐승 울음도

너울너울

서로 포개고 안으면




모든 존재는 ‘관계’적이다. 결핍이 관계를 만든다. 관계는 완성을 향한 (결핍자들의) 복잡한 회로(回路)다. 밥은 반찬을 끌어당기고 해바라기는 푸른 가을 하늘에 손을 흔든다. ‘나’와 포개진 ‘나’ 주위의 사물과 사람이 ‘나’를 구성한다. 이 놀라운 인접성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가 서로 안고 포개질 때, 사랑의 “모닥불”이 피어난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산행일: 2016.10.22 (토) 10:20~14:40

코스개관: 효자비-국사당-숨은벽-밤골

날씨: 10월의 어느 멋진날



























사실 숨은벽을 주말에 가는건 그것도 이 가을에 가는건 많이 망설여 진다.

왜? 등산화 있는 사람은 다 숨은벽으로 몰려오는듯 하기 때문에.

원래는 셤때 숨은벽을 오기로 했는데 필샘 저녁약속날과 겹쳐 또 하나의 숙원사업인 6봉을 했다.

오늘 미녀3총사 숨은벽을 위해 먼길 떠나기.

9시반 불광역에서 만나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는데 터미널이 없어졌다.

길건너 중앙차선에서 버스가 선다고. 작년엔 차를 이용해 숨은벽을 와 이 사실을 몰랐다.

운좋게 앉아서 편하게 효자비 하차.


역시나 국사당에서는 굿이 한창이고 사람도 바글거린다.

그래도 염려한것 보다는 많지는 않아 밀려 다닐 정도는 아닌데 계곡 지나고 능선에 붙으니 인파가 많아져 우리가 민폐 제공자가 되어 올라간다.

특히나 장공주는 팔힘이 없어 조금 힘들게 올려치려면 앓는 소리를 낸다.

경란씨는 스틱도 없이 잘도 올라온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테라스 도착.

역시나 단풍이 아름답다.

마침 좋은 자리까지 나 바위에 앉아 내밥과 경란씨 반찬으로 모처럼 산에 도시락 먹기.


숨은벽 언제 와도 좋지만 단풍 좋을 때 올 수 있는건 축복이다.

행복해 하는건 우리뿐이 아니라 다들 사진 찍느라 바쁜 모습들.

무사히 숨은벽 능선에 섰고 막판 넘어서는 곳에서 장공주는 우회하고 우리들은 넘어가고....

여기서 우회하는 장공주 기다리는데 넘어서는 줄이 길어져 장공주가 먼저 넘어갔다고.....


여기서 밤골 하산지점까지는 숨은벽 온 중 그중 단풍이 절정인것 같다.

마음도 얼굴도 환해지는 느낌이다.

가을이 너무좋아 가을이 싫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

행복해 하며 무사히 산행을 마치니 정말 기뻤다.

저녁 먹기엔 시간이 너무 일러 버스타고 구파발 한 정류장 전에 내려 찻집에서 차와 빵 먹기.

그리고 전철 타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