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100대 명산 화악산 가기 (1/15)

산무수리 2017. 1. 15. 22:37
치명적인
-박상률(1958~)


 
기사 이미지
상수리나무 휘감고 올라가는 칡넝쿨, 거침없다

휘감은 자리마다 나무의 살 깊게 패인다

나무의 굵은 허리 지나 가슴에 이르도록

세게 휘감은 사랑의 자국

상처 되어 깊이 박힌

치명적인 사랑에 붙들려

나무는 가만히 선 채

신음만 나직하다

(사랑하되 너무 깊이는 말고)

칡넝쿨은 그런 소리 아랑곳없이

바람에 속절없이 흔들거릴 때마다 휘감을 사랑 또 찾는다

깊이 붙들어 매지 않으면 아니 될 운명, 치명적인




욕망은 항상 무엇을 ‘향해’ 있고, 대상을 규정하고 전유(專有)한다. ‘나’의 욕망이 대상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자국”을 새긴다. 이것은 일종의 소유권 표시 행위이고, 철학자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면 ‘영토화(territorialization)’다. 반면에 사랑은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소유욕만 있는 곳에 사랑은 없다. 소유는 지배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산행일: 2017.1.15 (일)

코스개관: 화악터널-실운현-화악산-중봉-애기봉-애기고개-수덕산-가둘기 (9:00~17:00)

날씨: 올 겨울중 제일 추운 날이라는데 햇살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생각보다 춥지 않았음.

멤버: 당나귀 8명





이번 겨울중 제일 추운날 춥기로 유명한 가평 화악산을 간다고 한다.

내복 입고 모양말 신고 제일 두꺼운 티를 입었다.

춥다고 늦장 부리다 차가 먼저 도착.

오늘도 차 안은 텅텅 빈 상태.

일단 잤고 화악터널 앞에서 지난주 화악산 건너편 산에서 캤다는 더덕꿀차를 산행 전 마셨다.

이제 총무님도 무거운 배낭은 부담된다고......

꿀차로 몸 뎁히고 인증샷 하고 출발.



















앗, 무릎보호대를 차에 두고 내렸다.

제일 후미인 회장님께 부탁해 보호대 착용.

원래 실운현까지 임도를 길게 돌아야 하나본데 오늘은 터널 바로 옆을 치고 올라간다고....

겨우겨우 치고 올라가니 나오는 임도. 일단 이곳에서 아이젠을 뺐다.


여기서 암도끼고 사진에 많이 나오는 화악산 정상 군부대 시설물은 곧 나울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아주 멀었다.

그나마 왼쪽으로 멋진 산겹살이 눈을 즐겁게 한다.

닐도 염려보다는 춥지 않아 손도 시리지 않고 발도 괜찮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얼굴도 견딜만 하다.

군사도로 끝에서 화악산 정상은 멀리 사진 찍고 산겹살 배경으로 찍고 다시 아이젠 하고 이제 중봉을 향해서......















이곳에서 중봉은 700m라는데 밧줄구간 나오고 거의 직선으로 치고 올라가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코스다.

그래도 중봉에 올라서니 사방이 트여있어 정말 좋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샷 하러 온 2명이 올라와 있다.

경기도에서 제일 높은 화악산은 교통이 나빠 안내산행 아니면 오기 힘들다는 윤호씨.

예전 유원지에서 능선 치고 올라오는데 엄청 길고 힘들었다고......

아무튼 중봉에서 단체 사진 찍고 이젠 애기봉을 향해 출발.


























중봉 지나자마자 고사목도 보이고 경치가 멋지다. 눈도 아이젠 하기 좋을 만큼 와서 역시 화악산이다 라고 생각했다.

허나 곧 흙길 나오고 낙엽 쌓인 길이 나온다. 간간히 눈이 보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군데군데 밧줄 구간이 있는데 플라스틱으로 해 놓은 난간은 정말이지 조잡하고 금방 부러질것 같다.

그나마 햇살을 계속 받으면서 가 춥지 않은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것 같다.

11시경 밥 먹기 좋은 터가 나왔는데 너무 일러 패스.

12시경 애기봉 가기 전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다 같이 둘러앉아 먹기 불편해 각자 먹는걸로,......













밥 먹고 난간 설치된 살 떨리는 길 내려오는데 현숙씨 배낭에서 물이 줄줄 흐른다.

물통을 덜 잠가 물이 거의 다 쏟아져 배낭은 물론 잠바, 바지까지 젖었다.

체감온도는 그리 춥지 않은데 물이 얼어 엉덩이가 찢어지는것 같다는 현숙씨.

아무튼 애기봉까지는 정말이지 멀었고 몇번 오르내렸고 눈보다는 낙엽이 많아 미끄럽고 걷기 힘든 길이었다.

드디어 애기봉. 헌데도 1000이 넘는다. 화악산에 밀려 애기봉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이름을 얻은것 같다.















애기봉 지나고 수덕산까지는 더 멀다.

아직 반도 오지 않았다는데 낙심천만.

중간 눈이 거의 없을것 같다고 해 아이젠을 일단 뺐다.

내려가는 길은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미끄럽고 먼지나고 낙엽 속에 뭐가 있는지 알기 힘들다.

후미백성이 되어 헤매는 내 뒤를 현숙씨와 윤호씨가 내내 동행해 준다.

애기고개 도착. 이곳에서 강사장님 홀로 탈출하는데 따라가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다.

헌데 언제 또 이 길을 올까 싶어 수덕산을 향해 올라가자~














수덕산까지는 정말이지 멀었다.

겨울 산행인지 가을 산행인지 모를 정도로 눈 보다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어 내리막에서는 정말이지 엄청 버벅댔다.

길고 편안하 하면 암릉 나와 기어 올라가야 했고 순한가 하면 올려쳐야 하는 길을 수없어 오르내렸다.

윤호씨가 후미에 없었으면 이 길 맞나 불안해 하며 갈 뻔 했다.

중간 총무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내심 정상 얼마 안 남은줄 알앗는데 여기서도 봉우리 세개 정도 올라치니 나오는 수덕산.

도 닦아야 올 수 있는 산 같다. 이젠 진짜 하산인거지?















허리도 아프고 무릎이 얼얼하다.

버벅대며 겨우겨우 후미에서 내려왔다.

산행 4시 끝날 예정이라더니 5시 겨우 길을 만났다.

버스 만나서 타고 안양 대흥식당으로 오는데 2시간도 안 걸렸다.





오늘 밥값 내가 내려고 마음 먹었는데 현숙씨가 진작 낸다고 찜 해놨다고.....

허기진 배를 고기와 밥, 된장찌개로 배부르게 잘 먹었다.

총무님이 문전 택배까지 해 주셨다.

감기 때문인지 한바탕 오르막 오르고 나면 심장병 걸린것 처럼 숨차고 힘들었다.

다리도 아프고 환갑 가까워 그런건가?

굼벵이처럼 기어내려가는 내 뒤를 따라오느라 현숙씨, 윤호씨 많이 답답했을거다.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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