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과 3월/신복순
봄을 빨리 맞으라고
2월은
숫자 몃개를 쓸쩍 뺐다.
봄꽃이
더 많이 피라고
3월은
숫자를 꽉 채웠다.
산행일: 2017.3.5 (일)
코스개관: 상도일리-블래재-운주산-이리재-봉좌산전망대-임도-545봉-배티재-오룡고개 (10:20~17:50)
날씨: 봄기운이 물씬 나던 날
멤버: 당나귀 14명이나?
3월이다. 낙동정맥 빠진 구간 4구간을 해야 한다는 것.
그동안 다닌 산이 편한 산은 아니었지만 비교적 구간이 짧았는데 이젠 고행의 시작이라는 것.
그래도 지난 가을보다는 출발시간이 한시간 늦어 6시 출발.
오늘 14명이다. 많다. 다들 선납 했다고...... 정맥 끝나고 한번도 못 본 회원들이 보여 더 반갑다.
모처럼 꽉 찬 버스를 타고 가다 휴게소에서 아침 못 먹은 백성들 아침 먹고 난 반월당 고로케가 궁금해 사서 나누어 먹었다.
정임씨표 커피까지 마시고 한숨 더 자고 도착한 곳이 작년 6월 엄청 더웠던 날 산행 후 수박먹던 그곳이다.
오늘은 조금 더 차로 올라가 1키로 정도 벌었다.
정자에서 준비하고 출발.
조금 올라가니 나오는 블래재, 지난번 여기서 사진 찍던 기억이 불과 얼마 전 인것 같은 착각.
선택적 치매 맞다니까......
타이틀용 사진 찍고 출발.
지난번 탈출했던 경란씨는 오늘은 산행 내내 어찌나 바짝 쫓아 오는지 사진 찍을 새가 없다.
헉헉대고 올라가니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아주 잘생긴 소나무에서....
여기서 여학생 단체 사진 찍고 간식도 먹고 출발.
운주산 가는길 오르막을 계속 친다. 곳곳에 침엽수가 있어 길이 푹신하고 예쁘다.
그래도 지난번 산행에 비하면 등산로가 잘 나 있고 오르막이 있나 보면 다시 평지가 나오고 해서 힘이 덜 든다.
눈도 이젠 볼 수 없고 간간히 길이 질긴 하지만 슬러쉬나 물렁팥죽 같은 길은 거의 없다.
운주산은 정맥길에서 약간 비껴 있다는데 100대 산이고 조망이 좋다고,
운주산 가는길 시야가 트이고 강인지 저수지인지 멋진 경치가 보이는데 정상 가면 더 잘 보일줄 알았다.
정상적 바로 앞 헬기장이 있고 올려다보는 정상 모습이 아주 멋진데 막상 정상에서의 조망은 기대만 못하다.
아무튼 기쁜 마음으로 단체, 독사진 찍고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헌데 어느 장군 묘소가 운주산 정상 갈림길 지나자마자 있다는데 명당 터라나 뭐라나?
그곳에서 밥 먹자는데 막상 내려와 보니 평평한 곳이 없다.
무덤 근처에서 아쉬운 대로 펼쳐놓고 점심 먹는데 전혀 춥지 않다.
오늘 날씨 따뜻하다 못해 더울 지경.
밥 먹고 쉬지않고 거의 내리막만 이어지는 길.
드디어 이리재. 여긴 차가 접근 가능해 강사장님과 정임씨가 이곳에서 아웃.
차를 이렇게 만날 줄 알았으면 물을 좀 더 싸올걸 잠시 후회. 여기서 도시락 등을 차에 두고 간식 먹고 출발.
이대장 먼저 출발하고 내가 앞서서 올라가는데 그 뒤를 10명이 줄줄이 쫓아오는데 쉴 수도 없고 나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가는데 속도가 빠르지 않아 좋다나 뭐라나?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
이래저래 사진 찍을 틈이 없다.
안부에 올라와 겨우 숨 돌리기.
조금 올라가니 멀리 보이던 정자가 보이는데 봉좌산 전망대라고....
여기서 봉좌산이 보이는데 멀리서 봐도 조망이 심상치 않다. 헌데 갔다 오려니 지치고 시간도 지체될까봐 선수들만 가고 우리들은 출발.
내리막은 잔돌이 많고 경사가 급한 편이다.
조금 평평한 곳에 내려서니 여기서 현지인이 식사중이다. 낙동정맥 하냐고 하면서 막판 경사가 장난이 아니라고.
장난이던 아니던 정맥길이 나 있으니 갈 수 밖에.
업다운 몇번 하고 멀리 철탑이 세워져 있는 도덕산이 보인다.
우린 도덕산까지 안가고 중간 즈음에서 하산하는거라고 했고, 간식도 다 털어 먹는다고 해 정말이지 얼마 안 남은줄 알았다.
여기서 급경사 내리막을 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에서 왼쪽 길이 도덕산 가는 길.
도덕산 가는 길도 계속 오르막이 나온다.
여기서도 선두에 서서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가니 이정표가 보이고 의자가 보인다.
의자에서 쉬며 진짜 얼마 안 남은줄 알았다.
헌데 웬걸? 도덕산 갈림길이라는 배티재는 보일듯 보일듯 보이지 않고 점점 바위가 많아지는 길을 계속 올라간다.
무슨 재가 산 꼭대기에 있는건지.......
정말이지 지칠 즈음 도덕산 갈림길이 나왔다. 여기서 도덕산이 0.5K 라는 이정표.
갈림길 바로 위에는 아주 큰 암반이 있는데 자연쉼터란다. 회장님이 정상 안 갈 사람 올라와 쉬라는데 아무도 안 올라온다.
나랑 총무님만 올라가 잠시 쉬는데 몇몇은 정상으로 몇몇은 기다리지도 않고 의리없이 내려가 버렸다.
총무님 고민하다 도덕산으로 향하고 난 하산하기로......
총무님이 하산길 너덜이라고 조심하란다.
다행히 후미대장 신천씨가 안 내려가고 기다려 준다.
내리막은 급경사에 잔돌이 많아 잘못 밟으면 넘어질것 같다.
그야말로 기어기어 버벅버벅대며 내려가는데 다리도 다리지만 손이 더 저리고 발가락이 아프다.
도덕산 안 가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신천씨는 멀찌감치 떨어져 오니 느려도 부담이 적었다.
중간 너덜이 잠시 보이는데 등산로는 아니다.
내려오니 길이 조금 순해지고 끝이 보이는줄 알았는데 끝은 생각보다 아주 길어 진짜 끝 맞나 싶을 즈음에 드디어 길이 보이고 우리 차가 보인다. 정말이지 기뻤다.
정상파 중 윤호씨가 제일 빨리 내려왔다.
현법은 내려와 다리에 파스로 도배를 하고 있다. ㅎㅎㅎ
옷 갈아입고 조금 있으니 정상파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 6시경 후미까지 도착.
작가님은 내려가려고 하면 자꾸 나타나 늦어졌다고......
오늘 원래 계획은 영천시장에서 국밥 먹는다더니 회장님이 계속 한재 미나리를 부르짖는다.
이철 아니면 먹기 힘들다고 해 영천 시내 찾아 깜깜한 길을 헤매고 겨우 영업하는 8호집에 찾아 갔는데 사람도 많고 복잡하고 돼지기름이 번들댄다.
겨우 자리잡고 돼지고기에 한재 미나리를 싸서 먹고 구워먹고 정신없이 먹었다.
헌데 밥이 다 떨어졌단다. 허걱~ 대부분 고기와 미나리로 배를 채웠다.
잘 먹고 계산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출발이 늦어졌다. 조금 짜증났다.
차는 막히지 않고 휴게소 잠깐 쉬고 오늘 평촌 입성. 기나긴 하루였다.
무릎도 아프고 팔도 뻐근하고 아직도 발톱이 얼얼하지만 그래도 한구간 끝나 정말 좋았다.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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