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1954 ∼ )
길을 잃는다.
조약돌처럼 만지작거리다 손때 묻은 말들
그대에게 선뜻 건네지 못하고
이 말인지
저 말일지
주저하는 내 마음
저주하고 싶은 밤
사전 속 암전된 말들처럼 내 말은 달려가지 못한다
나의 말이 아니므로
말의 숲에서 말을 잊고 귀가 나무처럼 자라서
한 해가 저문다. 말 많고, 탈 많은 격랑의 시간이 영원의 저편으로 밀려난다. 2016년의 말에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선정됐다는 기사를 얼핏 보았다. 현실이 참혹해서 본질이나 본령과 같은 말을 함부로 꺼내기 어렵게 한다. 시인은 “말의 숲에서/길을 잃는다”. 본래 말이 길(지혜)을 지시하거나 비춰주어야 함에도 너무 많거나 진부해진(“손때 묻은 말들”) 말은 오히려 허방을 가리킬 때가 많다. 그래서 시인은 오히려 ‘말의 숲’에서 자라는 ‘귀’를 생각한다. 오직 맑은 귀만이 진정한 말을 들을 수 있는 반전(反轉)이 형성된다. 이제 새해다. 뒤집혀 바로잡힌 세상에 본디 맑은 말이 흘러 넘치길 소망해 본다. <백인덕·시인>
산행일: 2017.1.1 (일)
코스개관: 영일로 금룡사-금주산-촛대봉-희망봉-곰넘이봉-관모봉-삼산마을길 (8:40~15:10)
날씨: 춥지 않았고 날은 흐렸음
멤버: 당나귀 11명
3월 낙동정맥 하기 전 동계 산행 후보지 몇 곳을 뽑아 신년산행으로 가볍게(?) 포천의 금주산을 간단다.
7시 만났는데 현법 결석, 오랫만에 이사장 오셨고 현숙씨도 오랫만에 참석 해 11명.
잘만하니 다 왔단다. 내리기 전 커피 한잔씩 타 마시고 출발.
총무님은 스패츠를 찬다. 올 겨울 처음이라 워밍업이란다. ㅎㅎㅎ
등산로 초입 금룡사는 무슨 중국 절처럼 급경사에 계단으로 길을 내 요사채가 있다. 그중 압권은 맨 꼭대기 미륵불 가기 전 벽에 구멍을 뚫어 부처님을 1000분 모신것.
약간 돈 냄새 나는 절이고 공사도 조잡하긴 한데 그래도 나름 특징이 있어 촌스러운대로 정겹다.
바로 바위가 나오고 줄도 매어있는데 눈이 덮여 있다. 총무님 아이젠 하자는데 밧줄도 있으니 일단은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우리 올라가는데 일출 보고 내려오는 부부를 만났는데 여자는 부츠에 아이젠도 없다. 기죽는다.
버스에서 내려 1시간 남짓 되 금주산 정상 도착.
날은 쾌청하지 않아 일출을 봤을까 싶다. 오늘 날이 푹해 아지랭이 핀다고 총무님 웃긴다.
정상 지나자마자 내리막 암릉이 나오는데 눈이 덮여 있다.
겁나서 대부분 아이젠을 했다.
헌데 날이 풀려서인지 아이젠에 자꾸 눈이 달라 붙는다. 키높이 신발 신은것 같다.
아무튼 흙길도 있고 눈길도 있고 내리막은 눈과 낙엽이 뒤섞여 시루떡 같다.
11시 남짓 촛대봉 지나고 희망봉이라는 넓은 공터가 나온다.
일출 행사때 피웠던 불인지 장작이 타다 만 게 있다. 불씨가 남아있어 총무님이 눈으로 껐다고.....
정임씨 지난번부터 아픈 발목이 오늘은 더 아픈지 아무래도 하산 해야겠단다.
그래서 다 같이 일찍 점심을 먹고 정임씨에 후미대장 신천씨, 오늘 끝까지 가신다던 강사장님까지 세명이 탈출,
다음 봉우리는 곰넘이봉이라는데 까마득하다.
내리막은 눈이 쌓여있고 급경사다. 잠시 빼 놓았던 아이젠 얼른 다시 꼈다.
이대장 아이젠 아끼려다 2번이나 넘어졌다.
폐광지대 갈림길 지나고 곰넘이봉은 오늘 산행에서 제일 높다는데 아무 표시판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
관모봉은 까마득하게 멀게 보이는데 봉우리 모습은 제법 멋지다.
몇번 살 떨리는 급경사 오르내리고 임도도 잠시 만나고 막판 급경사 치고 올라가니 관모봉.
군부대 시설로 보이는 구조물이 많이 있다.
이곳에서 차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하산.
강사장님은 기운이 남아 하산지점에서 관모봉을 향해 올라오고 계시다고.....
관모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등산로 같지 않다.
삐삐선이 깔려있고 참호인지 뭔지 쌓아놓은곳을 지나고 봉우리 하나 더 올라갔다 하산하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원래 내려오려던 능선을 놓친것 같다.
능선에서 왼쪽 사면을 타고 내려가는데 다행히 경사는 급하지 않은데 낙엽을 끌고 내려가며 눈이 녹아 여기서 신발이 다 젖어 버렸다.
오늘 산길이 등산로가 썩 훌륭하지 않고 희미하고 다소 거친데 다 내려오니 그네도 있고 돌탑도 있다.
그네까지 있어 회장님 타다 넘어지며 한바탕 웃고 하산하니 우리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저녁 먹기 너무 일러 안양으로 고고씽 달려 대흥식당으로....
오늘은 고기는 조금만 먹고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밥 먹기.
밥 다 먹었는데도 7시 채 안 된 시간.
지난 송년산행 당구대회 설욕적을 한단다. 총무님 그때 배고파 못쳤다고 밥도 한공기 야무지게 먹고 그동안 당구 카페에 가입해 나름 도상 훈련을 했다고.....
선수들은 당구장으로 나머지 백성들은 집으로~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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