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날씨를 빙자로 1일 1산으로 끝내다 (보령 만수산. 2/5)

산무수리 2017. 2. 5. 21:08
안개
- C 샌드버그(1878~1967)


 
기사 이미지

안개는 온다

작은 고양이의 발 위로.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항구와 도시를

굽어보다가

다시 자리를 옮긴다.




『시카고 시편들(Chicago Poems)』에서 대도시 시카고의 부두노동자·트럭운전사 등 하위 주체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샌드버그는 사후 존슨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의 정신을 대변하는 천재의 목소리를 넘어 미국 그 자체”라는 극찬을 들은 바 있다. 이 시를 쓸 무렵 샌드버그는 일본의 하이쿠(俳句) 양식에 깊이 빠져 있었으며, 이 시는 매우 짧은 분량에 대도시 시카고의 새벽 풍경을 아름답게 재현하고 있어서 “미국의 하이쿠”라 불리기도 한다. 1연의 ‘안개’는 2연에 와서 자연(능청)스럽게 ‘고양이’로 뒤바뀌고, 안개가 움직이는 모습은 고양이의 동작으로 대체된다. 조용하나 거대한 고양이처럼 안개가 걷혀 가는 시카고 항구와 도시를 그려보면 된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산행일: 2017.2.5 (일)

코스개관: 만수산 휴양림-비로봉 (소수 정예만 올라갔다 옴)-만수산-만수산 조루봉-만수산 장군봉-수리바위길-(차로 이동)-선암사 주차장 (9:20~13:30)

멤버: 당나귀 9명

날씨: 흐렸다 개었다 눈 내리다 진눈깨비가 평지에서는 비가 되던 날

기타: 이런 저런 핑계로 원래 가기로 했던 오후산행을 생략하다


비 소식이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비는 오지 않는것 같은데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길가의 눈이 많이 녹았고 날도 풀렸다.

오늘은 도시락 안 들고가도 되고 비무장 산행도 가능하다는데 변수는 비.

작은 배낭에 비옷, 고어잠바, 간식, 물 500cc, 구급약만 챙기고 나머지는 차안에 놓고 가기로.

모처럼 이사장님이 오셨고 지난번 빠진 신천씨가 와 9명. 여학생은 나 하나.


일단 잤고 보령 휴양림에 도착해 출발한 시간이 9:20.

휴양림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정상 최단거리로 갈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정상 등산로가 아닌 사방댐 끼고 올라가는 길로 총무님이 앞장선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데 길 정말 그지같았다. 30분 치고 올라가 겨우 임도를 만났다.

이곳에서 제대로 된 등산로로 올라가는데 길은 봄 산행처럼 눈도 있고 진곳도 있고 아무튼 복잡다단하다.

초장 더웠던 날씨가 주능선에 붙으니 바람이 차다.

헉헉대고 올라간 산은 비로봉이 아니었고 2번 더 올라가고 나니 비로봉 300m 라는데 작가님 대표로 다녀오시고 우리들은 간식먹기.

만수산 까진 꽤 멀다고.....

작가님 금방 오시고 출발하는데 이대장과 윤호씨도 비로봉 찍고 온다고 백하고 우리들은 만수산이 지도상 2개나 되는 곳을 가기.


한참만에 나온 전망대라는 정자에 도착하니 눈이 제대로 내리기 시작. 자연 시계도 나빠진다.

여기서 2차 간식먹고 얼른 잠바 바꿔입고 만수산 가니 조루봉이란다. 이름 참 거시기하다 웃었다.

여기서 단체 한팀이 우리가 온 방향이 아닌 곳에서 조우.

조루봉에서 장군봉은 거리상 멀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아주아주 멀었다.

하나 올라가면 또 있고 또하나 올라가면 또 있고 바위도 점점 많아지고 막판 계단을 올라가니 나오는 장군봉.

이곳에서 3차 간식 먹고 버스 있는 곳으로 하산하는 길도 아주아주 멀었고 돌고 넘고를 반복하니 드디어 버스가 보인다.

바로 길 건너 까마득한 산이 아미산이라는데 저길 어찌 올라가나 싶게 가파르다.

우린 그곳으로 안가고 선암사 절에서 짧게 올라간다는데 회장님이 자꾸 여기서 끊으면 어떠냐고 바람을 넣는다.


도시락도 먹지 말고 덕산 가 온천하고 오늘 총무님이 아들 임용고시 합격 턱 먹으러 가자 하신다.

일단은 선암사 주차장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늘 회장님 점심은 이대장이 싸 왔다고.......

점심 먹고 차 안에서 신발끈도 다시 고쳐매고 출발하려는데 분위기가 산행 그만 하자는쪽으로 기우는것 같다.

결과론이지만 오늘 작가님은 제사고 이대장도 발이 아파 약을 먹었다고....

그래 그만하는 용기도 때로는 필요하다 주장하며 덕산으로 가기로.....

우리의 결심을 도와주려는지 비가 많이 내린다. 이대장 산행 고집했다긴 맞아 죽을뻔 했다나 뭐라나?

회장님 신통력이 회복됐다 웃었다.

헌데 덕산에서 목욕탕이 안양으로 바뀌어 안양 유황탕으로 갔다.

목간 하자는 사람이 내는 거라며 회장님이 쐈다.




그리고 평촌 먹자골목에서 숯불 닭갈비를 먹고 있는데 정임씨 전화.

비오는데 산행 잘 끝냈냔다.

진작  끝냈고 안 그래도 정임씨 부르자 해 놓고 목욕 하는새 다들 까먹었다.

얼른 오라 연락하고 닭갈비. 막국수 시켜놓으니 정임씨 의리 있게 와 주었다.

밥 먹고 선수들은 2차 당구 대결 가고 난 집으로~

오늘 카메라가 속 썩이더니 닭갈비집에서 사진 달랑 두장 찍혔다. ㅠㅠ


-작가님과 윤호씨 사진이라도 있어 천만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