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홋카이도 여행기 10 (오타루-서울, 8/10~11)

산무수리 2017. 11. 22. 00:30
아침
-문태준(1970~)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새떼의 위력은 대단하다. 무덤덤한 나무상자를 양동이의 물로 바꾸고, 각이 진 채로 서 있던 나를 또한 한 양동이의 출렁이는 물로 바꾼다. 딱딱한 것을 부드러운 것으로 변환시키는 물의 역동적인 힘은 새떼의 이동에 의해 생겨났다. 한없이 작고 가벼운 것이 세상을 뒤흔드는 것이다. 세상은 폭력과 사기와 협잡으로 가득 차 있지만, 마지막 행에 와서 시인은 세상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음을 내비친다. ‘아직은’이라는 한 덩이의 말은 절망과 희망을 함께 품고 있어 유심히 읽어야 한다. 아직은 좋은 징조를 믿고 나아가야 한다. 아침이니까.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오늘은 오타루 가기로 한 날.

아침은 화식으로 먹었다. 빵보다는 밥이 양도 적당하고 속이 편하다.










기차 겨우 앉았고 삿포로에서 40분 정도 타고 오타루역 하나 전 미나미오타루에서 내려 오타루 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널널하게 길을 걷고 구경도 하며 오타루 역쪽으로 가는데 여긴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 오타루 오르골당









말로만 듣던 오르골당.

물건도 많고 사람은 더 많고 가격 만만치 않은데 많이들도 산다.

인형을 고르고 음악을 고르면 맞춰서 포장해 준다. 우리도 각자 한개씩 구입.
















-롯카테이 오타루 운하점










오타루는 일본의 상술의 한 정점인것 같다.

거리 자체는 사진 찍으면 어디나 그림이 되고 여기 저기 필요하지 않지만 보기엔 예쁜 물건들이 그득하다.

일본 특유의 달달한 간식도 많다.

알면서도 여기서 또 한보따리 선물을 샀다. 그나마 면세가 되니 다행인가?




징기스칸 요리가 유명하다는데 일단 배도 안 고프다.

그냥 사진만 찍고 패스.


-오타루 운하








사진에서는 정말이지 그윽하게 보였던 오타루 운하는 생각보다 짧았고 이 짧은 곳에서 배를 타는게 더 웃긴다.

우리 청계천보다는 조금 넓어 배를 띄울 수 있는게 차이라면 차이.

운하에 잡상인들도 많은게 우리와 다른점.

야경이 백미라는데 저녁까지 이 동네에서 할게 없을것 같다. 야경은 포기.




이 선로는 뭔지 모르지만 현지인들이 사진을 찍어 우리도 덩달아 찍었다.

지금은 다니지 않는 폐 철도인가, 아니면 드라마라도 나온건가?









모처럼 제대로 된 일식집을 찾아갔다.

이름도 모르겠고 기모노 입은 종업원이 안내를 해 준다. 나름 맛집인것 같다.

기다렸다 일본에서 모처럼 소바를 먹었다.

내부는 깔끔하고 좋았는데 맛은 우리가 기대한 맛에는 2% 부족한 느낌?



오타루역에 오니 기차 출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우리 패스로 추가요금 없이 지정석도 끊을 수 있는데 시간이 없어 자유석으로 구입하니 사람이 많아 겨우 앉아서 갔다.

-다시 삿포로 역으로





오늘이 일본 마지막 날이다.

이제는 쇼핑을 해야 한다고...

역 바로 옆 상가가 쇼핑센터였다. 맨날 지나 다니면서도 몰랐는데....

여기가 공항 면세점보다 싸다.

비싸지 않은 물건의 특징은 무겁다는것. 알면서도 다들 이것 저것 샀다. 웬지 사야 할것 같아서?


-삿포로 시계탑


숙소로 가면서 지나만 갔다.


-삿포로 텔레비젼탑




아침 저녁으로 지나가며 보던 곳.

이곳도 역시나 주마간산으로 보기만 하고 패스.


-오도리공원







오도리 공원에 앉아 돈 정산하기.

하루 2끼만 먹어 생각보다 경비가 많이 남을것 같다고...

기모노 입은 사람도 지나가고 맥주 패스티벌은 여름내 있는지 오늘도 문전성시.

우리도 잠시 사진 찍고 숙소로.......


-마지막 밤 남은 음식 먹기?



호텔로 돌아와 씻고 만나기로 했는데 차영샘 속쓰리다고 난리다.

가지고 와 안 먹은 김, 누룽지 등으로 속 달래기.

오늘 저녁도 맥주 한캔으로 충분하다. 정말이지 저렴하다 웃었다.

내일 전철을 타고 가면 시간은 절약되는데 캐리어 끌고 다니기 힘들어 호텔 근처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삿포로로 떠나는 날









공항 버스를 타니 여기 저기 들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일본의 거리를 볼 수 있어 이것도 나쁘지는 않다.

다시 공항.

공항내 쇼핑센터를 둘러보니 어제 쇼핑센터가 싸다고 좋단다. ㅎㅎㅎ

짐 부치고 공항 내 면세점을 둘러봤는데 면세점은 우리나라가 최고다.

먹을것 몇개 사고 비행기 타고 집으로~


짧지 않은 날들이었다.

서로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었겠지만 교양과 미모로 무사히 잘 마쳤다.

거기다 돈도 많이 남았다.

이덕 저덕에 행복한 여행이었다.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