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8산행

가을 지리 반주기 1 (9/30~10/1)

산무수리 2018. 10. 9. 20:28
벼랑의 나무


-안상학(1962~  )  
    


시아침 11/24


숱한 봄
꽃잎 떨궈
깊이도 쟀다
 
하 많은 가을
마른 잎 날려 
가는 곳도 알았다
 
머리도 풀어헤쳤고
그 어느 손도 다 뿌리쳤으니
사뿐 뛰어내리기만 하면 된다
 
이제 신발만 벗으면 홀가분할 것이다

 
 
깎아지른 벼랑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이 있다. 한 번도 상승해보지 않은 그의 삶은 늘 그대로다. 벼랑의 높이는 그에게 죽음의 깊이다. 모든 집착과 미련을 버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벼랑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을지 모른다. 신발만 벗는다면 그는 낙하하는 한 점 꽃잎이 될 것이었다. 그러나 신발이라는 마지막 끈은 그를 벼랑에 단단히 옭아 묶고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삶이란 죽음보다 질겨서.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성삼재-노고단 (아침)-반야 (점심)-연하천 (1박)-세석-한신계곡-백무동







9말10초 징검다리 휴일에 연가를 보태 2박3일 널널한 지리산 종주를 꿈꿨는데 9.29 이 차영샘네 제사가 있어 무박 싫어하는 차영샘이 무박을 단행.

모처럼 구례구에서 내렸다. 버스를 타도 되는데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 택시를 합승해 오니 시간이 더 널널하다.

비까지 살짝 내렸다는데 성삼재는 오리무중으로 뿌옇다. 오늘 선수들만 왔는지 대부분 휘리릭 올라가버렸다.

노고단에 와 일단 누룽지 끓어 아침을 먹었고 해가 좀 뜬 다음 올라가기로 해 천천히 준비하는데 무박팀들이 한떼거지 몰려왔다.

시간도 남고 노고단 개방도 한다고 해 노고단을 올라가긴 했는데 아무것도 안 보여 아쉽다.

랜턴 없어도 될 시간이 된지라 랜턴 집어놓고 산행 시작.


















내내 이런 날씨가 되는건 아닌가 염려 했는데 다행히 돼지평전에 오니 서서니 하늘을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시간에 따라 바람이 불며 환상적인 날씨를 보여준다.

헌데 바람이 차다. 잠바를 벗을 수 없는 날씨다. 하긴 밤에 출발하려는데 여름바지를 입으니 선뜻해 조금 두께감 있는 옷을 입고 왔는데 탁월한 선택인것 같다.

선수로 보이던 세 여인을 제끼고 임걸령에서 물 다시 뜨고 노루목에 도착. 날이 안 좋으면 반야를 포기하려고 했는데 날이 좋아지니 어쩔 수 없이 반야를 들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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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를 올라가는데 늘 멀다.

삼거리 갈림길에 오니 한떼의 사람이 보이고 오늘 100대 명산팀이 반야를 온것 같다. 계속 반야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그 어느때보다 많다.

군데군데 공사중이라 길도 조금은 어수선하긴 하지만 간간히 보여주는 단풍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날씨는 바람이 불면서 구름의 향연이 시시각각 변하는 멋진 경치.

정상에 가니 그 모습을 담으려는 작가들이 몇명 보인다. 인증샷 하고 사진 찍으려고 하면 가렸다 보였다 계속 구름의 향연이다.













반야 찍고 내려오다 삼거리 배낭 둔 곳에서 차영샘네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고 삼도봉에 오니 삼도봉에 아무도 없다. 우리가 전세낸것 같다.

사진 찍고 앉아서 쉬려니 몇몇 올라온다.
















삼도봉 지나고 화개재에서 조망터에서 앉아 쉬는데 차영샘이 영 안온다.

아무래도 지나친것 같다. 미친듯이 토끼봉에 올라갔는데도 안 보이네?

전화 통화가 되었는데 차영샘은 토끼봉이 어디냔다. 아무튼 차영샘이 뒤에 있는줄 알고 한참 기다렸는데도 안온다.

알고보니 나보다 앞서 간것. 

미친듯이 잡으러 가는데 그나마 내리막이라 다행이었다.

가까스로 만났고 기나긴 오르막을 몇번 넘고 드디어 연하천 도착. 헌데 시간이 너무 이르다. 2시도 채 안된 시간인데 바람이 불고 쌀쌀해 앉아 있기가 힘들다.





우모잠바 꺼내 입고 벤치에 업드려 잠깐 잠이 들었다. 

전에 안 보이던 탈의실이 보여 탈의실에 들어가 잠깐 눈 부쳤다.

좀 이르긴 하지만 4시경 이른 저녁을 해 먹기로 해 햇반 데우고 오뎅국 끓이고 먹는데 그제야 자리를 배정해 준다.

배정받고 짐 정리해 대피소 들어오니 언니들을 2층으로 배정해 준것 같다.

2층에 홀로 온 여인들 몇몇이 등산 구력 자랑이 한창이다.

최종 승자는 양산에서 홀로 온 산티아고 트레킹으로 마무리 했다는데 이 이야기 미처 못듣고 비몽사몽 초저녁부터 잤다.

내일 아침 일찍 해 먹고 출발하기로......